의협, NECA 앞서 한방행위 검증 기준 제시 촉구…평가 참여 소위원회 해체돼야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한의학 기반 감정자유기법의 신의료기술 평가를 즉각 철회하라!”

대한의사협회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의쟁투)는 26일 오후 보건의료연구원(NECA) 앞에서 한의학 감정자유기법 신의료기술 평가 결과를 규탄했다.

효용성이 입증된 많은 첨단 의료기술의 신의료기술 인정은 미룬 상태에서, 검증없는 비필수의료인 ‘경혈 두드리기(감정자유기법)’에 대해 무리하게 신의료기술을 인정했다는 이유에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5일 NECA의 평가에 따라 ‘감정자유기법’, 소위 ‘경혈 두드리기’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에게 적용 가능한 신의료기술이라고 행정예고했다.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는 감정자유기법이 ‘손가락으로 경혈점을 두드리는 비침습적인 방법으로 환자에게 직접적인 위해를 가하지 않아 안전한 기술’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유효성에 대해서도 ‘고식적 치료 등과 비교 시 유의하게 증상 완화 효과를 보여 유효한 기술’이라고 결론을 내린 것.

하지만 의료계는 정부기관인 NECA가 신의료기술 인정에 필수적인 임상적 유효성에 대한 검증 없이 ‘경혈 두드리기’를 안전상의 문제가 없다는 이유로 신의료기술로 평가한 것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26일 오후 NECA에 항의차 방문한 의협 의쟁투 위원들은 “치료 및 증세완화에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PTSD의 치료에 제대로 된 과학적 검증 없이 단지 경혈을 두드리는 것만으로 효과가 있다는 감정자유기법을 사용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감정자유기법은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되나, 이 치료로 인해 많은 후유증을 남길 수 있는 PTSD의 적절한 치료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는 것이다.

이날 최대집 의협회장은 “의료행위에 대해선 엄격한 의과학적 기준을 적용하면서 유독 한의학에 대해서는 안정성과 유효성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있다”며 “이러한 터무니없는 기준을 적용하는 희대의 촌극이 벌이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최 회장은 신의료기술을 평가하는 소위원회에 문제점을 제기하고, 이들의 즉각적인 해체와 사퇴를 요구했다.

최 회장은 “이번 결정을 내린 소위원회는 모두 해체하고 과학적 근거를 제시할 수 있는 소위원회가 재구축돼야한다”라며 “소위 한방신의료기술을 폐기하고, 다시는 이런 몰상식한 행태를 반복해선 안 된다”라고 피력했다.

이어 그는 “또다시 이런 사태가 발생한다면 소위원회 해체뿐만 아니라 NECA의 존재 자체에 대해 의문을 표할 수밖에 없다”라며 “NECA는 이번 신의료기술 평가를 즉각 폐기, 사과해야한다. 또 이러한 비상식적인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한방행위 검증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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