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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질병? 치료 효과와 중독 사이에서흥미와 경쟁 요소 활용하는 의료기기 분야 긍정적 사용 "핵심은 컨텐츠"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건전한 취미? 자기 학업과 일 그리고 가족, 사랑에 지장 받으면 중독이야”

한때 자기소개서의 단골 항목이었던 특기와 취미 란에 순수하게 ‘게임’을 썼던 기자에게 친구가 남겼던 핀잔 섞인 한마디다. 이 말이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 5월 세계보건기구(WHO)는 중독성 행위 장애(Disorders due to addictive behaviors) 항목에 ‘게임이용장애’를 정식 질병코드(6C51)로 추가 등록했다.

벌써부터 찬반이 극렬하게 갈리고 있다. 의료계는 다른 중독처럼 쾌락중추가 지나친 몰입(과몰입)으로 활성화되고 자제를 할 수 없게 되며 사람의 신체와 정신을 파괴 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게임계는 “게임은 문화다”라며 산업 자체 생존을 위협한다고 아우성이다. 일부 의료과의 경우 환자가 늘어나니 좋을 것이라는 비꼬는 목소리도 서슴없이 던진다.

하지만 기자가 바라보는 핵심은 게임이 아니라 컨텐츠가 문제는 아닐까? 라는 의견이다.

게임에 빠져들게 하는 긍정적인 몰입을 돕는 ‘흥미’라는 요소는 최근 지루함을 줄여 재활 의료기기 분야 등에서 다양하고 요긴하게 사용되고 있다. 집중력을 높여 건강을 되살리는 것이다. VR(가상현실)까지 더해지며 효과를 보태는데 심지어 치매도 늦출 수 있다는 제품도 있다. 앱과 블루투스 기능을 활용해 성취감을 부여하는 ‘경쟁’ 기능도 마찬가지다.

하나의 예를 더 들어보고 싶다. 최근 참석한 기자간담회에서 모 의료기기업체는 환자 치료를 위해 의료진 수술 숙련도를 높이는 로봇 시뮬레이터의 특장점을 소개하며, 한 전공의가 시스템 상 술기 활용에 있어 1위를 차지하기 위해 몇십 시간을 쉬지 않고 재미있게 활용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머리에 스치는 부분이 있었다. 이게 ‘과몰입’이 아니고 무엇인가?

공자가 남긴 한마디.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도 엉뚱하게 떠올랐다.

역으로 게임을 많이 진행해 소위 왕(최종보스)을 깨고, 엔딩을 보면 다시 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누구나 겪어봤을 부분이다. 일순간에 지겨워지면서 쳐다보지 않는다. 물론 업체는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제공해서 즐길거리를 주기도 하고, 바로 다른 게임을 찾는 경우도 많겠지만.

또 승부에서 이기기 위해 남들 보다 많이 집중해서 게임을 플레이해야 하고, 일로서 바라봐야하는 프로게이머들은 어떻게 분류해야 하는가? 복잡한 상황이다.

유명 게임해설가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도박을 재밌는 게임으로 만들면 중독성이 있을 것이다. 그럼 중독되는 게임이 된다. 국내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온라인게임 시스템은 도박이다. 그러나 마약과 같은 중독의 동일선상에 두는 워딩은 반대한다”

덧붙이고 싶다. 재활과 치료 기능을 정말 재미있는 게임으로 만들면 계속 하고 싶은 중독성이 생길 수 있다. 그럴 경우 제재하고 멈춰야 하는가? 이어가야 하는가? 적당한 사용은 어디까지인가?

전쟁 때 살인을 위해 널리 사용된 ‘칼’이 올바른 의사 손에 쥐어지면 환자를 살리는 ‘메스’가 된다. 판단은 결국 만드는 사람과 사용하는 사람의 몫이 아닐까.

끝으로 기자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는 지점은 게임은 무조건 잘못된 것이고 나쁘다는 시선이다.

중요한 것은 WHO 게임이용장애 질병 분류와 게임 규제는 전혀 다른 부분이라는 것. 게임은 질병이 아니다. 하나의 시선만으로 바라보며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반드시 멈춰야 한다.

오인규 기자  529@bo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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