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자 '임금인상으로 경영악화 불 보듯, 수가인상 고려해야‘
보험자 ‘정확한 자료 산출 힘들어, 시간차 두고 반영할 것’

[의학신문·일간보사=이종태 기자]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수가반영을 두고 공급자단체와 건보공단이 이견을 보이고 있어 나흘 앞으로 다가온 최종협상에 진통이 예상된다.

지난 2일, 수가협상을 앞두고 관련 의약단체장들은 합리적인 협상을 약속했다.

지난 주 완료된 1차 협상에서 대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를 비롯한 각 단체들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경영악화에 대해 수가로 보전해줄 것을 한 목소리로 요구했다.

특히, 2차 협상까지 마친 대한의사협회의 경우 최저임금 인상분의 수가반영을 핵심 의제로 설정, 두 번의 협상기회에서 모두 강하게 요구했다.

이필수 수가협상단장은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영 악화를 보여주는 자료를 제시하는 등 어려움을 잘 설명했다”면서 “공급자들의 문제를 정부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수가반영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건강보험공단 재정운영위원회는 공급자단체의 요구대로 최저임금 인상분을 즉각적으로 반영해주기는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임금인상에 대해 정확하게 근거로 삼을 수 있는 자료를 준비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수가보상 이외에도 정부에서는 일자리지원금 등 다양한 방법으로 공급자들을 지원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재정소위 최병호 위원장은 “각 공급자 기관에서 최저임금 인상으로 올해 임금을 얼마나 올렸는지 알기는 쉽지않다"며 "위원회에서는 공식적인 자료를 이용해 수가를 결정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2018년 최저임금에 대한 자료를 토대로 결정하기 때문에 최저임금 자체가 아예 반영되지 않는 것도 아니다. 올해 인상분은 어차피 내년에 반영하니까 지나치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당부했다.

공단에서 주장하는 수가반영 입장은 다른 단체의 협상 후 브리핑에서도 언급됐다.

대한약사회 윤중식 이사는 1차 협상 이후 기자들에게 “약국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이해하는 분위기 였지만 최저임금과 관련해서는 정부에서 고용에 대한 보장을 해주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면서 “최저임금인상에 대한 수가반영은 쉽지 않다는 뉘앙스가 느껴졌다”고 증언했다.

또한, 지난 23일 있었던 재정소위에서 밴딩 폭이 넉넉하지 않아 공급자들이 불리해 질수 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향후 협상과정에서 ‘최저임금 상승에 대한 수가반영’에 대한 요구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각 단체들이 최종협상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표를 받아갈 경우, 내년에는 저수가와 최저임금 인상의 이중고를 겪어야 하기 때문.

한 공급자 단체의 협상 대표는 “작년 수가 인상률에 회원들이 다들 실망해 이번에는 기대가 크다”면서 “이번에도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회원들의 실망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이번 협상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31일로 예정된 최종 수가협상에서, 최저임금 인상분 반영이 주요이슈 중 하나로 부각되는 가운데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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