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 내과전문의 일시적으로 2배 배출 '단초' 제공 기대
제한된 전임의 대신 새로운 취업행태로 유인효과 기대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내년 초 내과 전공의 3·4년차가 동시에 전문의 시험을 치르는 것을 두고 일각에서 ‘내과 전공의 공백 대란’이라고 표현할 만큼 우려감이 높지만, 되려 ‘입원전담전문의’의 중요성이 부각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공존하는 모양새다.

평소보다 2배 가까이 배출되는 내과 전문의들에게 새로운 취업 시장이 될 수도 있고, 입원전담전문의 제도의 빠른 본 사업 필요성이 강조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선 대한전공의협의회에 따르면 오는 2020년 내과 전문의 2배수 배출은 시험을 치르는 전공의들에게도 일정부분 부담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결국 내과 전공의들이 기존의 프레임대로 취업을 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하고, 각자의 미래에 대해서 예년보다 더 많은 고민을 해야만 하는 상황을 피할 수 없다는 것.

대전협 이승우 회장은 “2020년에 시험을 보는 내과 전공의 3년차와 4년차는 자칫 제도 탓만 하고 있을 수도 있는데 취업 방향에 대한 모색을 하는 것은 전공의들 각자의 몫이라고 생각한다”며 “입원전담전문의 등 다양한 선택 방향이 있다는 것을 대전협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홍보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대한내과학회 또한 전공의 취업 문제에 있어서 입원전담전문의 제도가 새로운 시장으로 활성화돼야 하는 영역 중 하나임에 동의했다.

대한내과학회 엄중식 수련이사(가천대 길병원) “우리나라의 진료 형태는 전문의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전문의들이 자신들의 실력을 직접 실현하고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하는데 입원전담전문의는 기존 패러다임을 벗어날 수 있는 영역”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서울아산병원 진료전담교수라는 직함 아래 입원전담전문의로 활동 중인 김준환 교수(입원의학연구회 홍보이사)는 내과 전문의 2배수 배출이 입원전담전문의 제도의 정착을 더 빨리 앞당길 수 있지 않을까하는 의료계의 기대감이 일부 있다는 사실에 공감했다.

단, 아직은 불확실한 미래 탓에 입원전담전문의에 대한 전공의들의 관심이 부족하고 정식사업으로 갈 것임이 확정되지 않아 막연한 바람 정도에 머물러 있는 것 또한 인정한 김준환 교수이다.

김준환 교수는 “2배수로 배출되는 내과 전문의들이 모두 전임의를 하거나 개원할 수 없다면 입원전담전문의 수요가 높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긴 하나 미지수”라며 “단지 이 기회를 잘 살린다면 입원전담전문의가 더 부각되는 계기는 확실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맞물려 입원전담전문의 제도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본 사업 추진 목표를 갖고 있는 기조에는 변함이 없는 보건복지부다.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 손호준 과장은 “입원전담전문의로 활동 중인 의사가 전국적으로 100명을 넘었다”며 “활성화가 될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 있고 현재 시범사업 평가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손 과장은 이어 “상반기내로 평가 결과가 나오면 이를 갖고 어떻게 활성화 할 것인지 건정심에 보고할 예정”이라며 “건정심 상황을 봐야하니 내년 초(1월~2월)에 본 사업이 추진될 것이라고 확정적으로 말 하긴 이르지만 확대 필요성이 큰 만큼 (본 사업이) 실시될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 수련 변화 따른 공백 메우기식 '입원전담전문의’ 접근하면 불행

반면, 입원전담전문의 제도가 마치 ‘전공의 수련 환경 변화에 따른 공백을 메우거나 대체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인식은 절대 올바른 방향이 아님을 강조한 전문가들이다.

자칫 타이틀만 ‘입원전담전문의’로 머물러 이도저도 아닌 위치에 머무르게 되는 현상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결국 이는 입원전담전문의의 업무 명확화, 직업적 안정성 등이 확보돼야 정상적으로 정착 될 수 있다는 주장으로 이어진다.

엄중식 이사는 “입원전담전문의의 목표이자 지향점은 결국 국민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수준 높은 입원 진료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입원진료의 상당부분을 전공의에게 맡기던 시절을 이제는 전문의로 끌어 올려 전체적인 진료 패러다임을 바꾸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엄 이사는 이어 “전공의 수련이 원활하게 진행 될 수 있는 부수적인 이점이 입원전담전문의 제도에 있는 것이지 전공의가 없어지니까 진료 공백을 메우기 위한 메인 방편으로 입원전담전문의를 염두에 두면 안된다”고 덧붙였다.

대한전공의협의회의 입장도 대한내과학회의 이 같은 주장과 대동소이했다.

이승우 회장은 “전공의들의 취업 문제와도 얽혀있기 때문에 입원전담전문의가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되는 구조가 된다한들 4년차 전공의의 또 다른 모습이 돼서는 안된다”며 “토탈케어로 더 많은 것을 추가로 배울 수 있는 개념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학회와 병원, 정부 등이 보건의료 인력 확충을 위한 제도 중 하나로 입원전담전문의를 정착시키려 한다는 의지가 반드시 있다는 신호를 지속적으로 보여야 입원전담전문의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라는게 김준환 교수의 조언이다.

김준환 교수는 “시범이라는 단어가 붙어 있다가 없어진 제도들이 많은데 입원전담전문의도 이 같은 부분이 밖에서 바라볼 때 불안할 것”이라며 “단순히 전공의의 일을 연장하는 것이라면 아무도 하지 않을 것이기에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김준환 교수는 오는 26일과 27일 양일간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되는 ‘대한내과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입원의학연구회’의 창립총회를 열고 입원전담전문의에 대한 학문적 근거를 구축할 계획임을 밝혔다.

김 교수는 “연봉이나 불확실성에 대한 논의와는 별도로 입원전담전문의가 실질적으로 병원과 환자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고 우리나라 보건의료 정책에 무슨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등에 대한 학문적 근거를 연구회를 통해 쌓으려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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