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류시스템 단순실수 보호 '세부지침' 필요…입법조사처 정책제안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공급중단을 보고한 의약품 정보가 제대로 제공되지 않고 있고 공급 중단 의약품을 대체할 수 있는 의약품 정보 제공도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한 의무화된 마약류시스템이 병원·약국 등 요양기관의 단순실수를 보호하기 위한 세부지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함게 제기됐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018 국정감사 정책자료'를 통해 보건복지위원회 식품의약품안전처 소관 정책사항에 대해 이 같이 분석했다.

◆공급중단 의약품 관리체계개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발표한 2017년 기준 '생산·수입·공급중단 보고대상 의약품'은 1,819품목이다.

의약품 공급업자는 공고된 대상 의약품의 생산·수입·공급을 중단하려면 중단일의 60일 전까지 그 사유를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정해 고시하는 바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보고해야 한다.

입법조사처는 공급중단을 보고한 의약품 정보가 사전에 의료기관 및 환자 등에게 제공되지 않고 있으며, 공급 중단되는 의약품을 대체할 수 있는 의약품에 대한 정보 제공도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또 공급 중단되는 의약품의 대체약제 유무, 진료상 필수성 유무, 현재 유통현황 등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방안이 미흡하고, 공급이 필요한 의약품으로 판단될 시 해당 의약품의 이용가능성과 구매가능성을 어떤 방식으로 담보할 것인지에 대한 대처방안이 부재하다는 점도 함께 문제 제기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입법조사처는 "의약품 공급 중단 또는 부족을 사전에 파악하기 위해 '공급 중단 사전에 보고 의무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며 "공급 부족의 원인을 파악하고 적절한 조치가 취해질 수 있으려면 정부, 생산자·공급자, 의료기관 및 약국 사이에 원활한 정보 공유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마약류 취급 의무보고제도 시행점검: 입법조사처는 우선 마약류 취급 보고제도의 일환으로 시행되는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활용으로 마약과 향정신성의약품 급여 등 마약류의 사용 과정이 투명하게 관리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마약류시스템 상 입력하는 환자 개인의료정보(정신건강 등)가 유출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됐으며, 일선 병원·약국에 대한 전산시스템 활용이 원활하지 못한데 따른 행정오류 및 업무부담이 가중된다고 밝혔다.

특히 단순 실수에 대해 일정기간 행정처분을 유예하고 있으나, 최소 7일 이상의 업무정지가 이뤄지는 엄격한 처벌이 진료 위축을 초래하고 보충인력 충원에 따른 인건비 증가 등 경영상 어려움이 제기된다고 지적됐다.

입법조사처는 "제도의 정착을 위해 일반 국민과 의료종사자를 대상으로 제도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시스템 사용자의 의견을 수용해 용이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보완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의료기관과 약국에서 사용하고 있는 의약품적정사용(DUR)시스템과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과의 연동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한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 입력해야 하는 환자의 개인의료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를 줄이기 위해 의료기관에서 자체 관리하는 환자식별 번호로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국가필수의약품 지정 및 공급 문제: 정부는 지난 2016년 12월 '국가필수의약품 안정공급 종합대책'을 마련했으며, 올해 5월 '국가필수의약품 안정공급 협의회' 의결을 거쳐 항생제 26개, 항암제 14개 등 104개 의약품을 추가 지정했다.

문제는 이러한 논의에서 일부 필수 의약품을 포함하지 못한다는 점과 국가필수의약품 선정 기준·과정에서의 문제점 제기, 구체적 관리방안 미비 등이 지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입법조사처는 "국가필수의약품 지정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이 수렴돼야 하고, 특히 소비자인 환자의 의약품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정부와 제약회사, 유통업자, 환자 등이 긴밀하게 협조해 국가필수의약품 지정과 의약품의 원할한 공급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개발해 의약품 공급 부족 대처가 필요하다"며 "현재 민간 영역에서 다뤄지는 의약품 제조·수입을 민관협력으로 생산공급의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의약품 표시제도 문제점 검토: 정부는 2016년 개정된 약사법에 따라 품목허가증 및 품목신고증에 기재된 모든 성분의 명칭, 유효 성분의 분량 등을 의약품 용기 등에 기재하도록 했다.

그러나 의약품 전성분 표시는 관련 업계나 전문가가 아닌 소비자가 쉽게 인지할 수 없다는 점과, 성분의 종류와 함량 표기만 의무화되는데에 원료 출처를 구분할 수 없다는 점이 지적됐다.

제약사 입장에서는 의약품의 필요 성분임에도 소비자 측에서 위해성이 있는 의약품으로 판단해 해당 의약품에 대한 이미지나 소비에 지장을 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되는 상황이다.

입법조사처는 "소비자가 이해하기 쉬운 용어로 변경하고 표시의 가독성을 높여 정보 획득이 용이하도록 제도를 개선(글자크기 확대, 소비자교육 등)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