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의사 만족도 높고, 진료비는 전반적으로 감소 효과
서울대병원 시범사업 분석…정책평가 추가 연구는 필요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심층진료가 환자 중심적 측면과 진료 내용적 측면 모두에서 대부분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학교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 권용진 단장

심층진료군이 대조군에 비해 환자 만족도가 높고 총 진료비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

서울대학교병원은 지난해 9월부터 시행된 ‘상급종합병원 심층진찰료 시범사업’에 참여한 서울대병원 13명의 교수를 대상으로 사업효과를 평가한 연구결과를 30일 발표했다.

이번 평가는 내과계, 외과계, 소아과계로 나눠 대조군과 비교하는 방법으로 진행됐고 환자만족도 진료의 내용, 진료비, 회송률 등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연구 기간은 2017년 10월 1일부터 2017년 12월 31일까지 서울대병원의 심층진찰 시범사업으로 내원한 대상 환자 373명 중 응답자 274명과 성별과 나이를 매칭해 동일한 의사에게 진료를 받은 대조군 14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연구 결과, ‘환자중심성 측면(심사평가원의 환자중심성 평가 기준 적용)’에서 심층진료군은 대조군에 비해 진료의사, 진료시간충분도, 치료과정, 환자권리보장 등의 평가항목에서 점수가 대부분 높았다.

구체적으로 4점 척도를 기준으로 했을 때 진료의사 점수의 경우 심층군이 3.71점, 대조군이 3.28점을 기록했으며 진료시간충분도는 3.69점:2.84점(차이 0.85점), 치료과정은 3.55점:3.06점(차이 0.49점), 환자권리보장은 3.64점:3.13점(차이 0.51점)으로 확인됐다.

진료시간에 대한 만족도 측면에서 만족한다고 응답한 군의 경우에는 심층진료군 92%, 대조군 71%로 심층진료군이 21%p 높았으며 외래진료 자체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는 심층진료군이 10점 만점에 9.04점, 대조군이 7.65점으로 1.39점까지 차이가 났다.

서울대학교병원은 진료 내용 측면에서 검사량과 처방약제량 또한 조사했는데 진단검사량은 심층진료군이 대조군에 비해 전체적으로 낮았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중증질환자와 내과계에서 더 낮게 나타났고, 소아과계의 경우에는 높은 경향을 보였으며, 영상의학 검사량과 약제 처방량은 심층진료군이 약간 더 높았다.

권용진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장은 “진단검사량이 소아과에서 높은 경향을 보이고 영상의학검사와 처방약제량이 심층진료군에서 너 높은 이유는 초기면담이 충분히 이뤄짐으로 인해 재진 시 시행될 검사와 처방이 줄고 초진 시 충분한 검사와 투약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권용진 단장은 이 같은 가정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심층진료 참여자에 대한 추적관찰을 통해 생애 총 진료비 및 사회적 비용을 추적해 연구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진료비의 측면에서는 심층진료군이 대조군에 비해 전체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검사 및 투약량의 변화와 같이 내과계와 중증질환군에서 차이가 두드러졌다.

회송률의 경우, 심층진찰군과 대조군에서 각각 44.4%와 39.1%로 나타났고 진료회송서 및 소견서를 발급해 회송하는 ‘적극적 회송’은 각 19.5%(심층진찰군)와 4.2%(대조군)로 심층진찰군에서 유의하게 높았다.

10점 기준으로 측정된 참여의사의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에서는 환자와의 라포트(시술자에 대한 신뢰감·일체감 등을 의미) 9.18점, 직업전문성실현8.91점, 의료 질 8.82점, 환자의 질병이해도 8.82점, 의사결정과정의 공유 8.73점, 보상수준 4.45점으로 분석됐다.

서울대병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심층진료가 환자와 의사의 만족도를 제고하고 검사량과 진료비의 감소 및 증가 등의 변동이 있으나 의료의 질 측면에서 적정진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권용진 단장은 “연구대상이 서울대병원으로 제한된 점과 일부 진료과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는 한계가 있으므로 엄밀한 정책평가를 위해서는 추후 대상기관 및 진료과를 확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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