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호
대한검진의학회 학술이사

[의학신문·일간보사] 2018년 개정된 건강검진의 세부내용은 기존에 비해 복잡하여 검진의사와 수검자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고, 의료현장의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채 밀어붙이기 식으로 강행되고 있어 수검자뿐 아니라, 검진 시행 의사들조차도 불만이 이만저만 아니다.

의료계 내에서는 검진체계 변경 안에 대해 사전 논의 절차와 의료계의 의견 반영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고 성급히 진행된 점에 대한 성토가 이어지고 있고, 대한의사협회에서는 검진개선위원회를 통해 몇 달 시행하지도 않은 국가건강검진에 대해서 제도개선을 요청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에 개정된 건강검진(일반검진)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살펴보고자 한다. 여기에서는 변경된 국가건강검진 중 일반검진에 관한 내용만 다룰 예정이며, 국가 암검진과 영유아 검진은 포함하지 않았다.

먼저 변경된 내용을 살펴보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진행하고 있는 온라인 교육자료에 따르면 일반건강검진의 주요 변경사항은 다음과 같다.

일반검진과 생애전환기 건강진단을 통합하여 성·연령별 건강위험요인을 고려한 생애주기별 건강체계로 바뀌었다. 통합된 일반건강검진의 목표 질환은 공통질환과 성·연령별 진환으로 구분하였고, 이에 따라서 검진 주기를 조정하였다. 하지만 의료수급권자의 생애전환기 검진은 신설되어 66세 이상의 의료수급권자를 대상으로 노인관련질환을 위주로 실시하는 것으로 변경되었다.<표 참조>

다음으로 검진과 치료의 연계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변화이다. 고혈압, 당뇨병 질환 의심자가 신속히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기존 2차 검진을 없애고, 1차 검진 후 확진검사와 검진결과 상담을 자신이 선택한 의료기관에서 받을 수 있게 하였다. 또한, 우울증 및 인지기능장애 검사도구도 개선되었다고 한다.

문제점

▲생애전환기 검진이 일반검진과 통합되면서 생애 2차 검진시 진행되던 생활습관평가 및 처방을 검진 당일 동시에 시행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수검자가 작성해야 하는 문진표의 양이 증가하였고, 변화된 내용에 대해 일일이 설명하고 문진표를 이해하지 못하는 수검자들에 대한 응대를 위해 추가 인력을 투입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으며, 검진의도 수검자와의 상담시간이 기존에 비해 늘어나면서 검진 수검자와 진료를 받기 위해 해당 의료기관을 방문한 환자들의 대기시간이 길어져 고객 불만이 늘어나고 환자의 이탈까지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인력이 충분치 않은 의원급 의료기관에서의 혼란과 증가된 행정적 부담(증가된 서류의 관리 및 인력 추가 투입 등)은 국가검진을 지속해야 하는 지에 대한 심각한 고민을 하게 만들고 있다.

△개선방안: ①생활습관평가 및 처방은 검진 당일에 동시에 진행하지 않고 별도의 날에 따로 실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2차 검진을 부분 부활시키는 것이다. ②검진기관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공단에서 문진료를 수검자에게 사전 발송토록 하고, 스마트폰이나 온라인상으로 사전 작성할 수 있는 시스템의 도입이 필요하다.

또한 검진서류의 추가 보관과 결과 발송 등으로 인해 의료기관의 비용 부담이 증가하고 있으므로, 전자인증 방식으로 서류를 보관하고 검진결과는 국가검진 관리 주체인 공단에서 수검자에서 발송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확진 검사를 시행하는 당일에는 타 질환으로 진료해도 그에 따른 진찰료를 동시 청구할 수 없게 되었으며, 확정 검사를 위한 초(재)진 진찰료만 인정하고 있으므로 건강검진 체계 개편으로 오히려 수가가 인하되는 결과가 되었다.

△개선방안: ①확진 검사 당일 타질환 진료시에는 기존과 같이 재진 진찰료의 50%를 별도로 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이상지질혈증 검사가 성·연령별 질환 항목으로 구분되어 기존에 2년 1회(비사무직은 1년 1회) 시행하던 검진주기가 4년 주기로 변경되었다.

2014년 질병관리본부에서 주도한 ‘국가건강검진 항목 중 이상지질혈증 검진의 비용효과 분석 연구’ 결과에 따라 검사 주기가 조정되었다고 하는 데, 이는 우리나라와 외국의 의료수가나 의료제도 차이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내린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이상지질혈증은 국가 일반검진 항목 중 상대적으로 의학적 근거가 높고 이상 비율 진단도 2위인 항목이며, 만성질환자 증가로 심뇌혈관 예방이 중요한 고령사회로 진입하는 시대적 상황임을 고려해서도 적절치 않은 변화라고 본다. 더욱이 지난해(2017년)에는 개정된 상대가치점수에 근거하여 검체 검사 수가가 인하 되었는데 2014년 진행된 연구가 최근의 현실 수가를 반영하지 못한 결과임은 자명하다.

△개선방안: ①이상지질혈증 검사 주기를 기존 2년으로 재조정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그 외 건강검진의 질향상을 위한 각종 규제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료기관이 제대로 된 질관리를 할 수 있도록 검진수가를 건강보험 수준으로 현실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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