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당뇨병학회에서는 2015년도 당뇨병진료지침 제5판을 발간한 후 2년 만에 약제치료 지침부분만 개정한 ‘제2형 당뇨병 약제치료지침 2017’을 발표하였다. 본고에서는 우선 새로 개정된 약제치료지침 중에서 경구약제와 관련된 부분을 우선적으로 리뷰해보고자 한다.

당뇨학회, 혈당조절 목표는 당화혈색소 6.5% 미만
생활습관 개선 + 메트포민 단독요법으로 시작 권고
당화혈색소 7.5% 이상 땐 초기부터 2제 요법 고려

[의학신문·일간보사]

권혁상
여의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2형 당뇨환자 약제치료 원칙

제2형 당뇨병환자에서 진단과 동시에 식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메트포민’을 1차약제로 하는 경구약제를 시작하도록 하는 알고리즘은 2005년도 세계당뇨병연맹의 가이드라인을 시작으로 2006년 미국당뇨병학회 진료지침에서 처음으로 제안된 이후 대부분의 당뇨병 약제 가이드라인에서 채택된 내용이다.

즉, 이전까지는 3~6개월간 식생활습관으로 당뇨병을 극복해본 이후 당뇨병약제를 시작하도록 하였으나 실제 식생활습관 교정이라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진단 초기부터 식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약물치료를 시작하도록 한 것이다.

다만 처음 진단된 당뇨병환자라도 당화혈색소가 9% 이상의 중증 고혈당과 함께 대사이상을 동반하는 경우에는 초기치료로 인슐린을 투여하도록 하고 있다.

한편, 메트포민을 일반적으로 1차약제로 선택하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경구약제의 선택은 어디까지나 환자 개개인의 임상적 특징을 감안하여 각 약제의 효능, 부작용 그리고 비용 등을 고려하여 선택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실제로 일본당뇨병학회에서는 1차약제로 메트포민을 권고하지 않고, 개별화에 따라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대한당뇨병학회의 새로운 진료지침에서도 만약 메트포민의 사용이 금기인 환자이거나 소화기부작용 등 사용에 어려움을 경험하는 환자에서는 메트포민 대신 다른 경구약제를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그 어떤 경우라도 제2형 당뇨병환자의 혈당조절을 위해서는 식생활습관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되고 실천되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경구약제 단독요법

앞서 소개한 바와 같이 대부분의 진료지침에서와 마찬가지로 대한당뇨병학회에서도 메트포민을 경구약제 단독요법으로서 1차약제로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는 메트포민이 비용대비 우수한 혈당강하효과를 가지고 있으며, 장기간 확인된 안전성과 낮은 저혈당위험 그리고 체중증가가 적은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심혈관질환 예방효과에 대해서는 아직 확고한 결론에 이르지는 못하였지만 UKPDS 연구에서도 심혈관질환 발생위험도를 감소시켰고, 이후 발표된 여러 관찰연구 및 메타분석에서 설폰요소제나 TZD와 같은 다른 경구약제와 비교하여 혈당강하능 및 체중 증가, 저혈당과 같은 부작용 그리고 심혈관질환 발생 등에서 1차약제로서 우선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근거가 확인된 바 있다.

한편, 당뇨병약제의 치료병력이 없는 초기 제2형 당뇨병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국내 임상연구인 PEAM study에서 약 1년간의 메트포민 단독요법의 혈당강하능은 설폰요소제 및 TZD 단독요법의 효과와 유사하였다.

대개 메트포민은 용량대비 혈당강하능이 증가하지만 2.0g이 되면 혈당감소효과가 최대로 되어 그 이상으로 증량할 경우에는 오히려 부작용만 급격히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PEAM study에서는 연구기간 중 500mg/일의 용량으로 시작해서 최대 2.0g까지 증량하도록 하였으나 연구종료시점에서 평균 사용량은 1234mg로서 치료시작전보다 0.92%정도의 당화혈색소 강하능을 보여준 바 있어 국내 당뇨병환자에서의 메트포민 적정용량에 대한 일종의 가이드라인이 되었다.

잘 알려져 있듯 메트포민의 사용금기 사항은 중증간장애나 신장애(eGFR 기준 60mL/min/1.73㎡ 미만시 주의, 30mL/min/1.73㎡ 미만시 금기), 중증감염, 탈수, 심폐부전 등의 임상적 상황이며, 최근 메트포민 사용이 비타민 B12 결핍 및 빈혈과 관련되어 있다는 연구가 소개되어 장기간 메트포민을 사용한 환자에서 말초신경장애 또는 빈혈이 동반된 경우 비타민 B12을 측정할 것이 권고된다.

최근 대한당뇨병학회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분석하여 당뇨병환자에서 경구약제 사용태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메트포민을 1차약제로 선택하기 시작한 2006년도 이후부터 사용량이 증가하기 시작하였고, 드디어 2010년을 기점으로 이전에 가장 많이 사용되었던 설폰요소제를 제치고 가장 많이 처방되는 1위 약제가 되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DPP-4 억제제가 무서운 속도로 설폰요소제를 추적하고 있다는 점이다. DPP-4 억제제는 단독사용시 저혈당 발생이 드물고, 그 밖의 부작용 발생위험이 낮아 노인, 만성신질환자 등 메트포민 단독사용이 어려운 환자에서 대체제로 많이 처방되고 있다. 이밖에도 가장 최근에 출시된 SGLT-2 억제제는 물론 기존 설폰요소제, 메클리티나이드, TZD 및 알파글루코시다제 억제제 등 다양한 경구약제들이 첫 치료제로 메트포민의 사용이 어려운 경우 선택될 수 있겠다.

경구약제 병합요법

앞서 소개한 바와 같이 모든 당뇨병환자의 치료는 생활습관개선이 기본이 되어야 하며, 대한당뇨병학회에서 제시하고 있는 혈당조절목표는 당화혈색소 6.5% 미만이다. PEAM 연구에서 1차약제로 권고하고 있는 메트포민 및 설폰요소제, TZD의 1년간의 단독요법 투약 후 당화혈색소 강하가 1% 미만이었던 점을 감안하여 첫 진단시 당화혈색소가 7.5% 미만인 경우는 생활습관개선과 함께 메트포민 단독요법을 시작하지만 만약 7.5% 이상이라면 초기부터 2제 병합요법을 고려하도록 권고한다.

물론 처음에 단독요법으로 시작하였더라도 이후 3개월 후 당화혈색소가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였다면 역시 2제 병합요법을 고려해야 한다. 2제 병합요법으로도 3개월 이내에 혈당조절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경우에는 3제 병합요법을 고려해야 한다.

약제 병합시에는 혈당강하 효능, 저혈당 위험, 체중증가, 심혈관질환 위험을 우선 고려해야 하는데 서로 다른 약제의 작용기전, 상호작용, 비용, 순응도를 고려하여 선택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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