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핵심 이공계에 대한 이해 부족하다'…약사회 반대 성명 등

의협의 약대 통합 6년제 논의가 부적절하다는 입장에 대해 약계에서 강하게 반발했다.

지난 14일 대한의사협회(회장 추무진)은 보도자료를 통해 약학대학 통합 6년제 학제 개편 추진을 직역 이기주의의 극치라 평가하면서, 현행 2+4년제에서 통합 6년제로 개편할 경우 인접학문과 연계를 통한 약학의 발전을 도모할 수 없고 폭넓은 교양과 인격을 함양한 전문직업인을 양성할 수 없다며 오히려 약학교육의 부실화를 우려했다.

이에 대해 대한약사회(회장 조찬휘)는 16일 설명서를 통해 "우리나라 약학교육과 기초과학 분야 교육의 발전을 위한 약계·이공계 공동의 노력을 폄하하고 훼손하려는 의협의 작태에 실망과 분노를 금치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최근 논의된 학제개편 논의는 2+4학제로 인해 약학교육의 효율성 저하, 약학연구 인력 감소, 약대 입학을 위한 사교육비 부담 증가 등 여러 문제들이 야기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것이다.

특히 약사회는 "화학, 생물학, 생명공학, 물리학 등을 공부하는 인재들이 약대 입학을 위해 대거 이탈하는 현 상황이 자칫 기초과학 학문 분야의 붕괴를 초래할지 모른다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약대 학제개편이 오로지 약계만의 이익을 위한 직역이기주의라고 단정짓고, 학생이탈로 존폐기로에 선 이공계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것이야 말로 직역 이기주의의 극치"라고 지적했다.

대한약사회는 "의협이 부디 기초과학의 붕괴 방지와 고등교육 정상화를 위한 약계와 이공계 공동의 노력을 비난하는 것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자신들의 불법과 도덕불감증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반성하고 자정노력에 힘쓸 것을 충고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을 주관했던 약학교육협의회에서도 의협의 지적이 문제의 핵심을 빗겨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약교협 관계자는 "의협이 걱정하고 충고해주는 것은 고맙지만, 그 지적에서 약대 학제 개편 논의에서 가장 큰 포인트였던 '이공계 공동화(空洞化)' 문제가 빠져 있다"며 "학문의 동반성장이라는 측면을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교수인원 확충과 교육재정 준비 없이 이뤄진 학제 개편이 문제라고 지적한 점도 이미 6년제(2+4) 커리큘럼을 7년간 진행하고 법제화를 통해 교수 인원 확충을 개선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대승적 차원에서 약대의 이기주의가 아니라 이공계 문제 해결과 바이오·제약산업의 성장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바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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