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병원을 만들자

친환경병원 원년 1년을 보내면서…

정부 주도로 시작한 친환경병원을 향한 발걸음이

진정한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병원들의 참여,

특히 병원장의 지속적 관심과 의지가 필수적이다.

▲ 임현정 환경산업기술원 환경경제실장

지난 7월 22일 환경부장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그리고 친환경병원 추진의지를 표명한 11개 병원의 병원장 등이 모여‘보건·의료분야 환경경영 확산 협약식’을 개최하였다.

이는 국가경제 및 국민생활, 그리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도 불구하고, 그간 환경문제에 있어서 제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외에 있었던 보건·의료분야의 환경경영 확산을 위해 민관이 함께 추진 의지를 다짐한 두 번째 행사였다.

병원도 환경적으로 치유 필요

다들 알고 있는 것처럼, 보건·의료분야는 우리에게 치유의 공간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최근의 에너지, 온실가스, 폐기물 등의 여러 통계를 살펴보면 병원이야 말로 환경적으로 치유가 필요한 대표적인 대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러한 문제인식 하에 환경부와 환경산업기술원은 2013년부터 보건·의료분야 환경경영 확산하고자 참여희망 병원을 선정하여 병원의 희망에 따라 환경경영 컨설팅 또는 환경캠페인을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하였다.

그리고 또한 위로부터의 관심 제고와 참여 의지 제고를 위해 정부와 함께 업무협약 체결을 추진하고, 이들 병원을 중심으로 환경경영 전략과 애로사항을 공유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환경경영협의체를 구성하고 분기별로 운영하고 있다.

환경경영, 병원경영에도 이득

이러한 일련의 활동이 어느덧 1년을 훌쩍 넘었다. 그간 1기 참여병원들은 친환경시설 교체, 신재생에너지 대체, 온실가스·에너지·폐기물 감축, 녹색구매 확대, 에코캠페인 실시 등을 통해 8.6억원의 경제적 성과를 창출하였다.

8.6억원이라는 금액 자체도 중요하지만, 보건·의료분야를 대상으로 환경경영 추진이 병원의 에너지, 용수 사용을 효율화하고 환경오염물질 처리비용을 절감함으로써 병원 경영에서도 이득이 된다는 것으로 대외적으로 입증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고 본다.

여기에는 보건·의료분야의 환경담당자들이 같이 고민하고 경험을 공유하는 창구인‘환경경영협의체’의 역할이 컸다.

어느 분야에서나 마찬가지겠지만, 보건·의료분야 역시 환경업무를 담당하시는 분들의 애로가 많다.

우선 환경분야에 대한 전문 지식이 부족하고, 초기 투자비용이 소요되는 특성상 목소리를 내는 것을 주위에서 달가와하지 않는다.

때문에 언제나 홀로 외로운 싸움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보건·의료분야의 환경담당자들이 환경경영협의체를 통해 같이 고민하고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한 것은 보건·의료분야의 환경경영 확산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근간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의료계 추진력 마련 절실

물론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아직은 일부 선도적인 병원에서만 환경경영에 갓 눈을 뜬 상황이다. 이들 일부 병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환경경영을 보건·의료분야 전체로 확산할 수 있는 체계 마련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참여병원을 중심으로 그들의 경험, 노하우를 구체화, 체계화하고 이를 병원협회 등 유관기관과 함께 다수의 병원으로 확산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병원장의 인식 및 관심 제고를 위한 주기적 간담회, 친환경병원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제공 등이 필요하다. 또한 무엇보다 친환경병원 활동을 열심히 한 병원에 대해서는 친환경병원이라는 것을 환자 및 지역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

친환경병원 활동 지속 필요

이제 친환경병원을 향한 작지만 의미있는 발걸음을 내딛었다. 비록 초기에는 정부 주도로 시작한 발걸음이지만, 이 발걸음이 진정한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병원들의 참여가 절실하다. 특히 병원장의 지속적인 관심과 의지가 필수적이다.

친환경병원을 향한 길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환경을 배려한 의료는 환자의 치료효과와 만족도를 높임과 동시에 각종 운영비용 절감을 통해 병원 경영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으며, 지역사회에 훌륭한 환경보건교육의 장이 될 수 있다는 자긍심을 가지고 임해주었으면 한다.

‘친환경병원 만들기’ 캠페인은 건강산업 글로벌 리더 녹십자와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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