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의협의 갈등은 표면적으로는 전임 회장과 대의원회와 의 갈등이지만,

내용적으로는 세대 갈등에 가까워 소통과 통합이 중요한 시기이다"

오는 6월 18일이면 새로운 의사협회장이 탄생한다. 임기가 1년이 채 안되지만 상황이 만만치 않다.

우선 의료계의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 전임 회장은 직선제로 치러진 선거에서 회원들의 앞도적인 지지로 선출됐다. 재임기간 중 일과 관계없이 단단한 지지층이 있다는 뜻이다. 이지지층들이 새로운 의협회장을 반대한다면 회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하기가 어렵다.

그건 지역과 직역을 대표하는 대의원회와도 마찬가지다. 시도의사회와 대의원회는 형식적으로나 실제적으로도 의협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이자 실행기구이다. 의협의 정관변경이나 회장 불신임과 같은 주요 사항은 대의원회에서 의결한다. 의협의 상임이사회에서 결정됐다 해도 시도의사회의 지지가 없으면 전국적인 사업의 시행이 어렵다. 그런데 현재 양자 간에 갈등이 있는 상태이다.

의·정 협상도 미룰 수 없는 사안이다. 어렵게 마련된 자리가 내부 갈등으로 진척이 없다면 회원을 위해서나 국민을 위해서도 바람직 한 일이 아니다. 현재 협상과 관련해서 대의원회 비대위와 의협 협상팀 간에 입장 차이가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현재 의협의 갈등은 표면적으로는 전임 회장과 대의원회와의 갈등이지만, 내용적으로는 세대 갈등에 가깝다. 30~40대 회원들의 지지로 당선된 전임회장과 50~60대가 주를 이루는 시도지부의사회, 대의원회와의 갈등이다. 의협회원은 30~40대가 가장 많아서 직선제로 치러지는 회장선거에서는 이들의 지지가 필수적이다.다수 회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회장과 지역과 직역을 대표한다는 자부심의 대의원들과의 충돌은 어찌 보면 구조적으로 예견된 일일 수 있다. 의협회장 선거제도와 대의원 선거제도의 수정이 동시에 필요한 이유이다.

짧은 임기 내 이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사심을 버리고 허심탄회하게 의논한다면 못할 것도 없다.‘ 소통과 통합’이 키워드인 세상이다. 언제까지 내부갈등으로 홍역을 앓을 수는 없다. 의료계를 위해서는 물론이고 의료정책을 세우는 정부나 국민의 건강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외부와의 소통 못지않게 내부의 소통과 통합이 중요한 시기이다.

의료계 환경뿐만이 아니라 세상이 바쁘게 변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의 의협이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이제, 의사협회도 세상을 향해 변할 때가 됐다.

<김형규 고대 안암병원 내과 교수/의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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