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은 공공재이며, 자본재의 두 가지 속성을 함께 가지고 있다. 신약 개발을 통해서 수명연장, 의료비 감소, 생산성 향상, 삶의 질 향상 등 사회적 비용 감소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의약품은 크게 신약과 제네릭으로 구분할 수 있다. 미국 FDA에서는 신약을 혁신신약(Innovative Medicine)과 개량신약(IMD;Incrementally Modified Drug)을 포함해서 분류하고 있다. 개량신약은 혁신신약과 유사한 구조를 가졌거나 작용을 지닌 약을, 제네릭은 신약의 특허기간이 종료된 후에 발매되는 동일한 구조의 약을 말한다.

혁신신약은 갑자기 생겨나는 것이 아니고, 점증적인 사소한 혁신을 통한 기술적인 진보에 의해서 창조되고 있다. 신약 개발이 거듭되면서 기존에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한 약은 시장에서 퇴출되고, 다시 새로운 약이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개발은 수많은 작은 혁신을 바탕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약은 인체에 있어서 이물질로 작용하기 때문에 가능한 소량투여가 바람직하며, 보다 흡수율이 높은 약, 병소 집중성이 높은 약, 약물스펙트럼이 보다 넓은 약, 더욱 전문화된 약이 필요하다.

개량신약의 개발은 약물요법의 점증적인 질적 개선을 추구해 가는 매우 귀중한 과정이다. 대표적인 제제 기술로는 방출 제어 및 지속화 기술, 약물흡수 촉진 기술, 약물특성 개선 기술, 생체이용률 조절 기술, 표적지향 화 기술, 유전자 전달체 기술, 의약용 신소재/첨가제 개발 기술 등이 있으며, 개량 목적에 맞게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효성·안전성·복용 편리성을 더욱 높이고 환자에 편익을 제공하는 쪽으로 개발되어야하며, 그 결과를 검토하고 나서야 승인이 된다.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특장점이 첨가되어야 하기 때문에 환자의 입장에서는 혁신신약에 대한 개량적인 연구가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함은 말할 나위도 없다.

미국에서는 치료적인 관점에서 효력·안전성·순응도면에서 기존의 약물보다 더 낫다든지 또는 새로운 대상의 환자 군이 있는 경우와 같이 임상적인 이점과 혁신성이 있는 경우에는 우선적 신속심사(Priority review)의 빠른 허가과정을 거치고 있다. 그렇지 않은 약물은 표준심사(standard review)를 받고 있다. 혁신적이고 국민에게 이익을 줄 수 경우에는 허가를 빠르게 내주는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

혁신개량신약 개발의 성공 요건은 기존 오리지널 약물 대비 차별화를 통해 효능 증대, 부작용 감소, 환자 편의성 증대 등 시장 친밀도가 높은 제품이어야 한다. 특허로 보호된 기술력을 이용하여 기술 장벽이 높은 제품을 개발해야 향후 지속적인 글로벌시장에서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혁신개량신약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역할분담에 의한 다학제적인 연구협력 시스템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단위과제 중심의 산·학·연 협동연구체계가 오히려 대학과 기업의 과제수주를 위한 상호 과당경쟁을 유발함으로써 공동연구 기반이 무너지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임계규모 이상의 추진체계 형성이 필요한 우리나라의 글로벌 혁신개량신약 개발은 단위과제별 산학의 역할모델 재정립이 공동연구 기반 구축을 위한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기존의 기능별 추진체계인 대학, 기업이 기초 성 연구부터 신약개발까지 기능별로 협조하여 공동으로 연구개발 하는 추진체계도 가능하지만 보다 효율적인 추진체계로서 연구단계별 역할분담 오픈이노베이션 시스템 구축을 제안한다.

<여재천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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