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허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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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이 우리의 내부로 걸어 들어와서
우리의 일부가 되는 것은
그 낯선 본질 때문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산다는 것은 낯선 것을 받아들여
낯설지 않는 친숙한 것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낯선 것을 만나기 위하여 우리는 길 위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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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하는 경북대 의대 및 대학원을 졸업했다. 1957년 문학예술에 등단했으며, 고신대 병리학과 교수를 지냈다.

나 자신 밖에 있는 모든 것이 풍경이다. 내 안의 것들도 풍경이 된다. 나도 모르는 두려움, 억누를 수 없는 욕망, 속으로 깊어지는 그리움…. 또한, 풍경의 자리에서 나를 바라보면 나는 풍경의 풍경이 된다.

익숙하지 않은 풍경은 본질적으로 낯설다. 나하고 다르기 때문이다. 만일 풍경이 나의 남다른 면면을 경쟁과 순위의 잣대로만 측량하여 거들떠 보지 않는다면 어떠할까? 건조하고 두렵기까지 할 것이다.

그렇다. 차이를 귀하게 여길 때 나와 풍경은 서로 오가며 통섭(通涉)하여 서로의 일부가 된다. 이게 알아가고 살아가는 것이다. 다시 풍경을 생각한다. 낯설기 때문에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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