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교수의 원 포인트 JCI - 84

미국 평가단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의무기록, 환자의 권리, 통증관리, 약물관리 이런 것들이다.

이 가운데 통증관리는 사실 환자 안전과는 크게 연관이 없어 보이는데 JCI 는 적극적인 환자의 권리 차원에서인지 통증 관리를 주문한다.

언젠가 통증과 관련된 모임에서 우리나라의 마약성 진통제 사용량이 선진국에 비해 현격히 낮은데 그 이유로 실제 마약이 아닌데 마약성이라는 표현으로 인한 거부감도 있고 의료진들이 환자의 통증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때문이라는 말을 들었다.

미국인들은 이 부분을 확실히 우리나라보다 강도 높은 기준으로 보는 것이 맞다. 기록 상(외래건 입원이건) 간호기록과 전공의 기록상의 통증 점수가 일치하는지 그리고 통증에 대해 적극적인 치료가 있었는지, 병원 규정에 정해진 대로 치료 후 재평가는 적절한 시간에 이루어 졌는지, 치료가 효과적이지 않으면 추가 치료가 이루어 졌는지를 본다.

얼마 전 병동을 지나다 처음 보는 간호사가 있기에 아마도 신규 간호사일 것이라 생각하고 통증 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질문을 했는데 통증 점수가 치료를 요하는 수준이면 주치의의 오더를 받아서 조치하고 한 시간 이내에 재평가를 한다고 대답했다.

JCI 규정에 한 시간 안에 재평가하라는 규정은 없지만 그 정도가 적절한 시간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통증 재평가의 규정을 JCI 규정 상 정확한 시간을 규정하지 않는다고 해서 병원 편의 상 두 시간 이내, 세 시간 이내에 한다고 정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이런 점이다.

또 하나 실수하기 쉬운 어느 과에서나 해당되는 공통된 항목이 바로 약어 문제이다. 진료에 간여하는 직원이면 누구나 병원이 금기하는 약어가 무엇인지를 반드시 알아야하고 병원에서 사용하는 약어는 모두 병원에서 인정하는 약어 목록에 반드시 있어야 한다.

당연히 잘 돼있을 줄 알았는데 본 평가 때 어느 병동에서인가 나도 모르는 희한한 약어를 전공의들이 사용하고 있는 것을 지적당했다.

나 참, 그렇게 확인했는데 그런데도 나온다. 이런 실수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각과별로 책임지고 사용하는 약어를 정리할 수밖에 없고 그래서 이 일은 어느 한 부서만의 노력으로 안 된다는 것이다.

< 고대안암병원 정형외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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