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교수의 원 포인트 JCI - 55

JCI인증을 위한 전제 조건의 1순위는 당연 스태프들의 협조다.

여러 번 말했듯이 스태프들이 어떤 분들이신가? 대부분 고집불통에 손 하나 까딱하기 귀찮아하는 만성 귀차니즘에 빠져 있는 분들 아닌가? 새로운 시스템에 대한 저항감은 또 얼마나 대단한지 모른다. 여태껏 할 필요가 없던 ‘staff progress note’라는 시스템에 대한 이 분들의 저항은 절대적이다.

심지어는 전공의에게 OCS 아이디와 비밀 번호를 가르쳐 주고 대신 쓰게 하면 어떻겠냐는 제안도 나온다. 곰곰이 생각한번 해 보자.

의료 사고 시 환자가 주장하는 불만의 일 순위는 담당 교수의 진료의 불성실함을 꼽는다.

회진을 제대로 돌지 않았다. 교수로부터 설명을 들은 바가 없다 등등이다. 이러한 불만은 어디에도 증거가 남아 있지 않기 때문에 그 때 마다 분통을 터뜨리곤 한다.

사실 환자의 입장에서는 매일 마다 대하는 교수들의 회진이 기억이 안나는가 보다.

이런 상황에서 만일 staff progress note만 제대로 있었다면 어떠했을까? 나는 JCI 이후 2~3일 간격으로 반드시 progress note를 쓴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전공의들처럼 아주 길게 쓸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스태프는 전공의에게 어떠한 내용을 지도했는가라는 내용과 환자의 치료 계획을 기술하면 되기 때문에 비교적 간단하다.

지금에서는 별로 불편함도 그리고 부담도 되지 않는 일이다. 물론 입원 환자 수가 30~40명 정도 되는 스태프이라면 다소 부담스럽겠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2~3일에 한 번 정도의 기록은 그렇게 부담스럽지는 않다.

전공의 입장에서도 스태프의 기록을 볼 수 있다는 것은 무척 유익한 일이라 할 수 있다.

A라는 환자의 문제가 무엇이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전공의에게 B과에 의뢰해서 consultation을 받으라고 회진 시 전공의에게 지시함이라고 staff progress note를 기록으로 남기면 3~4월의 어리버리한 초년 전공의도 절대 실수를 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

의료 사고 시에도 얼마나 당당할 수 있나 모른다.

따로 대책을 마련할 필요도 없다. 알고 보면 의무 기록은 환자에게만 유리한 것이 아니라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이로운 것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귀찮다고 안 해도 되는 시절이 아니다.

기록의 부재가 얼마나 억울하고 황당한 결과를 낳는지 매번 경험하면서도 못 고치는 것은 고쳐야 한다는 당위성을 모르기 때문이다.

< 고대안암병원 QI위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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