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출 대표
에버원솔루션 대표

글로벌헬스케어협회장

“만물은 유전한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의 말이다.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변화한다는 사실만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일 게다. 소위 청년실업 100만명 시대에 모두들 ‘신이 내린 직장’을 부러워들 한다. 대개 실직의 위험이 없는 고임금의 공기업이나 정부투자기관 등을 지칭하는 것 같다.

반대로 이들 직업군은 불과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그다지 선망의 대상은 아니었다. 반대로 과거보다 호감도가 떨어지는 직업군도 생겨났다. 의사라는 직업은 어떨까? 경쟁의 심화, 대형병원 쏠림 현상, 만성적 불황과 국내외 실물경제 상황에 따라 의사 파산, 병원 도산이 적잖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추세 때문에 전체 의사의 위상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의료는 지식집약적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미래 신성장동력이라고는 하나 개원의가 체감하는 현재의 위기 속에서 미래 신성장동력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야 할지는 막막하다. 그 원인을 필자는 패러다임 변화에서 찾고자 한다. 즉 시대는 변화하고 고객의 요구는 달라졌으나 과거의 의료 패러다임과 프레임에 구속되어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알아채지 못한 것은 아닌가라는 것이다. 이를테면, 건강보험수가로 의료 패러다임이 획일화되어 진료 서비스 하나에만 승부를 걸어온 것은 아닌지, 대형병원과 네트워크 병원의 쏠림 현상으로 자신의 경쟁력은 약화되었는데 본인은 아직도 ‘나홀로 진료실’ 책상만 지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문자답해볼 필요가 있다. 해법은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그리고 그것은 ‘융합’이라는 새로운 시대정신으로 풀어야 할 것이다.

융합은 크게 동종융합과 이종융합으로 분류될 수 있다. 동종융합은 의료 범주 내에서의 융합으로서 지금까지 진료 분야간 높은 벽이 있었던 것을 해체하고 진료 영역들을 새로운 통합적 패러다임 하에 다시 편제하는 것을 말한다. 가령 성형외과와 치과, 피부과를 묶어 뷰티 컨셉을 완성한다거나 내과와 재활의학, 정신과를 묶어 정신·육체·심리·감성·행동양식 등을 통합적으로 서비스하는 홀리스틱적 접근을 말 할 수 있다. 또 종합병원과 의원 간 제휴 채널을 확립하여 상호보완적 시스템을 엮어 갈 수 있다. 동종융합의 니즈는 환자 중심의 폭넓고도 통합적인 상담·진료·치료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것으로 정부정책 역시 진료과목 간의 담장을 허물어 협진 장려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은 패러다임 전환의 배경이라 할 수 있다.

이종융합은 의료와 의료 외적인 영역을 융합하는 것으로 의료 상품의 정의를 확대 또는 선진화하는 것을 말한다. 핵심은 의료 내지는 의사에 대한 전문성, 일반인의 신뢰를 활용하여 특정 상품, 서비스에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과자에 의사의 가운이 들어가고 닥터 브랜드를 붙임으로써 몸에 좋은 과자의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 치과의사들이 만든 고기능성 치약, 척추전문의가 디자인한 신개념 의자, 이비인후과 의사가 만든 보청기, 한의사가 만든 기능성 신발 등이 이미 선도적으로 시판되고 있다. 의사가 개발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R&D에 참여함으로써 차별화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한편, 동종융합과 이종융합이 공존하는 모델도 있다. 체계화된 경영지원이 제공되는 메디컬 몰의 융합 패러다임이 그것으로, 여러 진료 분야 간 동종융합, 의사와 MSO 조직과의 이종융합을 추구하는 신개념 융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잠재력 극대화의 결과는 무엇일까? 융합을 통하여 진료지식을 부가가치화할 때 기존에 진료로만 창출하는 수입에 추가적 수입이 창출되고 수배 이상의 성장이 가능할 것이다. 그 모든 시발점은 나를 가로 막고 있는 기존의 틀을 벗어나 새로운 시대적 패러다임에 최적화시키고자 하는 시도에서 비롯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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