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완주 회장
씨트리 대표이사
한국의 경제가 급속도로 개방화 되면서 세계화 되어 가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이제 거슬러 질수 없을 것 같다. 그러면 대표적인 내수 산업인 제약산업은 이러한 개방화 환경 속에서 어떻게 해야 국제 경쟁력을 확보 할 수 있을까?

선진화 방안이란 사실 어느 누구 한명이 간단한 처방으로 해결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질문에 대한 이론적 대답은 매우 명쾌하고 간단명료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선진화 방안은 선진국 기업같이 하면 되는 것 아닌가! 그러면 우리는 선진국 기업이 어떻게 하는지를 심도 있게 분석하고 거기에서 방안을 찾아야 할 것 같다.

우선 정책당국은 내수산업인 제약산업을 국제 경쟁력을 갖춘 신 성장산업으로 육성·발전시키기 위해 장기적이고 일관된 정책을 수립·집행해야 한다. 현실 해결을 위한 단기적인 처방은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힘들며 헝클어진 실타래를 더욱 헝클어지게 할 뿐이다. 정책의 일관성을 전제로 하면서 제약산업의 선진화 방안을 다음 세 가지 관점에서 접근해 보고자 한다.

첫째, 선진 제약기업은 왜 강할까? 연구개발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다국적 제약회사는 연구개발 비율이 매출액의 20%이상을 지출한다. 독자적인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총동원 하는 것. 우리 제약기업이 본받아야 할 첫 번째 목표다.

둘째, 유통구조의 단순화다. 사실 선진국의 제약기업은 연구개발, 생산 그리고 자신이 개발한 신약을 고객에게 알리기 위한 마케팅 등 세 가지 기능을 갖고 있다. 영업은 독자적으로 하지 않고 대형 도매상에게 대행을 시킨다. 이와 다르게 우리 제약기업은 모두가 독자적으로 영업조직을 갖고 있다. 이 영업조직이 특색이 없는 동일제품을 가지고 과당 경쟁을 하고 있으니 유통이 혼돈스럽고 리베이트 문제가 등장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에는 이미 쥴릭이라는 외국자본의 대형 도매상이 진출해서 다국적 기업의 영업을 대행하고 있다. 우리도 쥴릭에 맞설 수 있는 믿음직스런 대형 도매상을 육성해야 한다. 건전한 도매상이 영업을 대행하면 점차적으로 제약기업들이 저마다 갖고 있는 영업조직을 축소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러면 영업비용이 줄어들고 줄어든 영업비용을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에 투자를 하면 새로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 질 수 있을 것 같다.

셋째, 국제경쟁력 확보를 위해 국내 제약기업의 대형화가 필요하다. 매출액이 2조내지 3조원을 달성하는 국내 제약기업의 탄생은 과연 꿈일 뿐일까? 외국의 대형 제약회사들은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제약기업 끼리의 합병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GSK라는 이름에서 알다시피 Glaxo, Smith Kline, Beecham, Borros Wellcome이 합쳐서 탄생한 거대 기업이다. 독일의 그 유명한 제약회사 Hoechst는 이미 그 이름을 우리가 잊어버릴 정도로 없어져 버렸다. 그리고 Sanofi-Aventis라는 새로운 기업이 탄생했다. 이런 경쟁력 확보를 위한 시너지 있는 기업끼리의 합병은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전혀 일어나지 않는 일이다. 매출 3조원의 국내 제약기업이 탄생하려면 이런 선진기업의 합병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단견이지만 세 가지 측면에서 선진화 방안을 검토해 봤으나, 역시 현실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국제경쟁력을 갖춘 국내 제약기업의 탄생을 좀 더 시간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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