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교수의 원 포인트 JCI - 25

병원 시설물 가운데 비상시 사용되는 것들은 시종일관 확인한다. 어느 장소를 가더라도 비상구는 유심히 살펴보고 또 안내 사인이나 문구는 제대로 표시되어 있는지도 본다. 소화전의 점검 상태 확인도 필수다. 당연히 소화전의 점검 일자는 병원에서 비치하고 있는 문서들과 정확히 일치해야 한다. 점검 상황이 정책에 나와 있어야 하고 실제 상황이 일치해야 하는 것도 물론이다.

비상구 주변으로 물건이 쌓여 있지는 않은지, 휠체어나 기타 시설물들이 일부를 가로 막고 있지는 않는지도 봐야한다. 종종 병원 경비 팀에서 친절하게도 비상구를 단단히 잠가 두는 경우도 있는데 아니 될 말이다. 그렇게 점검을 했는데도 수술실 안의 중앙공급실 안쪽 비상구 한쪽 문이 공급실에서 사용하는 물품들로 안 열리는 것이다. 비상시에 사람들이 출입하기에는 문제가 없을 정도로 한쪽 문이 충분히 열리지만 역시 지적을 당했다. 그렇게 돌아보았는데 참 희한하게도 왜 눈에 안 띄었는지 모르겠다.

해보면 알겠지만 분명히 확인을 했다고 하는데도 꼭 무언가가 걸린다. 미칠 일이다. 비상구 안내 표지등의 경우 철저하게 점검을 해서 자신 만만 했었는데 지적을 당했다. 비상구를 가리키는 지시등은 한쪽 방향에서만 완전하게 되어 있었지 양쪽 방향에서 동일한 수준으로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못 한 것이다. 무슨 말인고 하면 비상구를 중심으로 양쪽 방향이 있을 텐데 대개 우측에서 들어오는 쪽으로만 사인 등이 만들어져 있다는 것이다.

좌측으로부터 오는 사람들은 어쩌라는 것이냐는 것이다. 병원의 비상구 사인 등을 한번 점검해 보시라. 아마도 그렇게 되어 있을 것이다. 황당하기도 하고 고생한 것에 비해 억울하기도 해서 낙담하고 있었는데 우리 직원들은 그날 밤새 병원의 모든 비상구 사인 등을 전부 보완하는 정성을 보였다. 다음날 심사자들이 모두 놀라고 그 정성에 감복해서인지 감점 당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다니는 복도와 계단은 물건을 임시로 보관하는 장소로 사용하면 안 된다. 아마 병동 복도를 점검하다 보면 온갖 것들이 복도의 안쪽 라인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새삼 알게 될 것이다. 이송용 카트와 환자용 휠체어, 드레싱 카트, 환자용 폴대 들이 그런 것이다. 반드시 치워야 한다. 적당한 장소에 모두 몰아넣고 보관 해야지 절대로 복도에 나와 있는 일은 안 된다. 아무래도 우리나라 병원이라는 곳이 처음에는 널찍하다가도 시간이 갈수록 공간이 협소해서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오만가지 물품을 보관하기 십상이지 반드시 이 부분은 철저하게 확인해 봐야한다. 분명 수도 없이 눈에 띌 것이다.

< 고대안암병원 QI위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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