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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健康 돋보기 336]오바마 의료- 5

후보시절 의료개혁 아이디어


의료비 낭비-질병예방-국민건강증진 위해 사회기반 정비
의료정보기술 매년 100억 달러 투자…美 의료개혁 낙관(?)

▲ 김일훈
-在美 내과 전문의

-의사평론가

오바마는 대선 후보시절 그가 평소 구상해왔던 의료정책 아이디어를 의료지 NEJM(2008년 10월 9일)에 ‘모든 미국인에게 현대의학을(Modern Health Care for all Americans)’라는 제목으로 기고했다.
대통령 후보가 미국을 대표하는 의학지에 기고했다는 사실과 의료정책에 대해 의료인의 비판에 대응할 수 있는 소신을 피력했다는 자체가 놀라운 일이다. 그는 이 글에서 의료정보산업에 투자를 촉진하겠다는 의도를 누차 알리며, 의료낭비를 막음으로서 의료비 증가의 억제를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의료비 억제는 결코 의사들에 대한 진료보수 삭감이 아님을 강조하고서, 장시간 일에 열중하는 가장 우수한 미국직장인인 의료인은 마땅히 충분한 진료보수를 받아야 한다며 의료개혁 성취를 위해 의사들의 협조가 중요함을 시사했다.
사실이지 대다수 의사들이 민주당을 꺼리는 주된 이유는 그들의 의료비 억제정책이 자칫 의료인을 희생양으로 한 사회주의 경향으로 될 우려가 있기 때문인데, 오바마 글엔 의사들을 안심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자기 모친이 암으로 고생하면서 보험회사와 급부문제 때문에 말썽이 있던 경험도 적혀있다. 또한 임상의사가 당면하고 있는 여러 가지 냉혹한 상황, 특히 의료소송의 불안을 안고서 일해야 하는 의료현장의 문제점도 십분 이해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시장경제원리주의’가 빚어낸 유례없는 경제공황 상태에서 오바마의 의료정책의 성공여부가 주목되는 가운데, NEJM의 기고문을 통해서 평소 오바마 의료의 아이디어를 엿보기로 한다.

오바마 ‘NEJM’ 기고문 요약

NEJM 기고 글에서 오바마가 호소하는 의료개혁 공약은 다음 3가지로 요약된다.
▷제1공약: 모든 미국인은 현대의료의 혜택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제2공약: 현 의료체제에 만연하고 있는 의료비 낭비를 없앤다.
▷제3공약: 질병예방과 건강증진을 향한 사회기반을 정비한다.

▲제1공약인 ‘국민 개(皆)보험’의 실현을 위해서는 기존 민간의료보험의 보험요금을 내리고, 고용에 의한 민간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국민은 대기업의 민간보험과 동등한 보험에 가입하게 한다.
많은 미국인들처럼 오바마 모친이 암으로 사망하기 전에 겪었던 보험회사와의 분쟁에 대해 언급하며, 모든 민간의료 보험회사는 의학상의 어떠한 병력에 구애됨이 없이 보험가입을 허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빈곤층의 의료보험 Medicaid와 각 주의 아동건강보험제도 확장(참조: 오바마 의료- 1. SCHIP 확장)을 단행한다.

▲제2공약은 제1공약 실천에 소요되는 재원조달을 위해 의료비 낭비를 막는 일이며, 그 첫 단계가 부시대통령이 시행한 ‘부유층에 대한 감세’를 없애는 것이다.
임상의는 번잡한 수속절차에 쫓기며 ‘진료의 질’ 향상 없이 여러 의료기 검사에 의존하게 되어 결과적으로 진료비용만 증가하게 한다. 그 반면 의사들이 진료에 소비한 시간과 노력에 대한 보수는 그대로이며, 그래서 젊은 의사들은 ‘일차의’(Primary care Doctor)가 될 동기와 의욕을 상실하고 있다. 또한 의사들은 항상 의료소송을 염려하는 불안 속에 진료해야만 한다.

오바마는 이러한 진료의 흐름을 개혁하기 위해 의료정보기술에 대해 매년 100억 달러 씩 5년간 지출할 것을 약속했다. 이는 재정면의 지원일 뿐만 아니라, 환자의 정보경영에 있어 새로운 시스템을 확립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적 원조를 임상의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이러한 투자는 ‘의료과오’나 불필요한 검사치료의 중복을 줄임으로서, 장기적으로 의료시스템의 코스트억제를 가져다준다.
진료에 대한 지불방법 개혁의 필요성도 언급하여 최신진료에 합당한 충분한 지불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임상의에 대한 지불삭감을 반대하고, 의사에 대해 불이익을 주는 의료개혁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라고 단언했다.

세계 최고의 질을 과시하는 미국의 의사교육에서 의사들이 직업생활을 통해 최신 현대의학정보에 접하게 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한다. 그래서 약재와 의료기기와 치료법 등의 효과성을 공정하게 평가하고 동시에 그 정보를 발신하는, 독립된 ‘공적평가기관’을 설치하는 것도 그의 의료제도 아이디어이다.
의료과오방지에 중점을 두어 정보기술과 환자안전성에 관한 기술개발 등에 투자함으로서, 의료소송에 연계된 의료과오와 의료상의 결점을 보완할 것이라 했다. 이처럼 의료소송을 억제하고 의료배상보험금액의 대폭 감소를 위해서는 효과적인 어떠한 방책도 실행할 용의가 있음을 오바마는 천명했다.

▲제3공약 질병예방은 자기개혁안의 가장 중심적 사항이라고 오바마는 자부한다.
질병예방에 대해 의료종사자가 할 수 있는 범위는 제한되어 있으며, 환자와 고용주 그리고 지역사회 전체가 건강증진에 기여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환자는 금연과 운동, 건강식에 의한 적정 체중유지에 노력해야 하고, 고용주는 건강한 노동환경을 조성하고 고용자로 하여금 활동적이고 건강생활스타일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정부의 역할은 흡연과 비만 등 국민의 주요 건강문제에 대한 지역사회 시책에 대해 새로운 예산을 작성하여 지역밀착형 프로그램을 실현 하는데 있다.

이상과 같이 NEJM에 게재된 오바마의 글을 통해서, 그가 평소에 의료개혁에 대한 일가견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열린다”(where there is a will. there is a way)라는 속담처럼, 오바마는 현존한 의료문제의 심각성을 십분 이해하고, 그 자신이 최선의 해결법을 터득하고 있으니 장차 미국의 의료개혁이 낙관시 된다.
과거 한국에서 가끔 무식한 행정책임자가 있었음을 우리는 기억하며, 딱딱한 이 글을 맺으면서 농담 아닌 진담 이야기 하나를 적어본다.
해방 후 80세 대통령이 임명한 내무부 장관 P박사(독일서 공부한 불교학자)는 10년간 금강산 수도생활결과 도통(道通)한 나머지 독서할 필요가 없어, 10년간 책을 읽은 적이 없다는 자랑을 내세웠다. 독서와 담을 싼 무식한 그가 국회증언에서 ‘동문서답’했던 일화는 한국역사의 희극 한토막이다.
오바마야 말로, 21세기를 이끌 지식층 대통령이며, 그의 피부색깔에 구애됨이 없이 그를 압도적 다수로 선출한 미국 국민 또한 기특하다고 하겠다.

곽수연 기자  yeon8045@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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