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남성 흡연율 세계 최고

美서 중상위계층, 빈민층보다 흡연율 30% 낮아
‘담배폐해 인식 확산’ 한국•일본에서도 금연 증가
식당 등 ‘금연’ 구역서 당당한 흡연•규제 아쉬워

▲ 김일훈 박사
在美 내과 전문의, 의사평론가

왜 미국흡연율이 낮은가
2005년도 미국남녀의 평균흡연율은 19.1%이며,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서부유럽 평균흡연율(25% 내외)은 미국보다 약 30% 더 높다[도표 1].
미국에서 흡연율을 저하시키는 요소는 다음 3가지(A. 높은 담뱃세와 엄격한 규제 B. 높은 수입계층 C. 담배폐해에 대한 철저한 인식)라고 본다.

그런데 이들 3가지 요소 가운데 A는 미국과 유럽의 흡연율차이 비교에 적용되지 않는다.
유럽 담배가격은 미국에 비해서 평균 37% 비싸며, 담배규제도 유럽에 더 많은데도(1.97대 1.0), 유럽의 흡연율이 높기 때문이다(위의 A요소).

미국흡연율은 높은 수입계층에서 더 낮으며, 상위20% 수입계층의 흡연율은 하위 20% 수입계층보다 30% 낮다는 통계다.

그러나 C요소는 가장 설득력이 있어 미국과 유럽에 통용되고 있다.

미국 저소득층에 높은 흡연율
특히 비만인구가 많은 미국에서 흡연이 비만과 더불어 건강을 해치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인식되어 있는 지식층과 중•상위 계층에서 흡연율이 낮은 이유이기도 하다.
1960년대의 미국흑인남자 흡연율은 60% 전후였고, 근래 한국남자 수준과 비슷하며, 백인남자흡연율도 50%전후였다[도표 2].


그러다가 1965년 미국보건원장의 ‘담배경고문’과 담배규제에 의한 통제 및 의학회의 금연홍보결과 [도표 2]에서 보듯 특히 남자(흑인과 백인)흡연율이 급격히 감소하여, 2001년도 미국흡연율은 22.8%(남자 25.2%, 여자 20.7%) 그리고 2005년엔 19.1%로 줄었다.
앞장 ‘미국의 흡연억제정책-3’의 [도표 2]에서 보듯이 빈민가족의 흡연율(18세 이상)이 중•상위 계층에 비해서 단연코 높다(33%대 21%).

대도시 내의 빈민가에 거주하는 흑인을 상대로 조사한 최근 통계에 의하면, 메릴랜드의 발티모아 시에서 대학생 아닌 흑인청소년(18~24세)의 흡연율은 62%라는 놀라운 숫자로 나타나, 미국의 금연정책에 도전하고 있다. 그들 중 70%는 고등학교 이하의 저학력자이고, 흡연시작은 평균 13.6세였다(American J. Public Health 2007. 8.). 건강인식 결여와 자포자기하는 생활습성이 주된 요인일 것이다.

일본의 흡연율

담배예찬론이 성행하던 1960년대 이전의 일본남성 흡연율은 80%를 초과했으나, 담배의 폐해가 강조된 70년대부터 계속 줄어들어 [도표 3]에서 보듯 2001년엔 남자 48.3%(여자 13.6%) 그리고 2005년엔 [도표 1] 남자 46.9%(여자 13.2%)이다.

한국남성 흡연율 세계 최고
2004년도 이전의 한국남성흡연율은 60%를 초과하여 OECD 국가 중에서 단연코 제일이며, 한국은 선진국 체면도 없이 아시아의 개발도상국인 중국•필리핀•인도네시아남자와 함께 세계최고남성흡연국가에 속한다. 그러나 한국여성흡연율은 극히 낮은(5% 미만)것이 특징이다.

그런데 한국남성 흡연율은 2004년도 이후부터 줄어들기 시작하여, 2005년도 말에는 52.3% 그리고 2006년 말엔 44.1%로 크게 줄었다고 전한다. 뒤늦은 감이 있으나, 담뱃값 인상효과와 더불어 금연홍보와 교육, 금연구역 확대, 금연클리닉 운영 등 정부(복지부)의 적극적 금연정책이 주효했다는 소식이니, 잠자던 흡연왕국 한국이 이제야 깨어나는 모습이다. 그리고 2010년도 성인남성흡연율 목표 30%를 책정하고 노력 중이라니 두고 볼 일이다.

미국과는 반대로 한국과 일본에선 중•상층 그리고 이외로 많은 지식층에 흡연자가 많다는 것이, 지난번 방문에서 보고 느낀 일이다. 담배폐해에 대한 인식이 그들에게 외면되고 있는 이유를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리고 한국식당에 ‘금연’표시가 엄연히 있는데도 불구하고 당당하게 담배를 피우는 광경도 다른 선진국과는 판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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