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최: 일간보사 · 의학신문

■ 후원: 애보트

■ 참석자

▶피수영 교수(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좌장)

▶배종우 교수(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김기수 교수(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김병일 교수(서울의대 분당서울대병원)

▶장진근 과장(한일병원 소아과)

▶양준호 사무관(보건복지부)

▶유항묵 위원(건강보험심사평가원)

▶하상미 위원(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이 웅 사장(의학신문사)

일시 : 2007년 6월 29일 장소 : 그랜드 인터콘티넨탈호텔 포티시아룸

▲ RSV감염 예방대책 좌담회
최근 본사 주최로 열린 ‘미숙아로 태어난 영아에서 RSV 감염예방 대책’ 학술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은 RSV(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는 2세 이하의 95% 유아들이 최소 1회 이상 감염돼 RSV 급여기준에 미숙아를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RSV 감염 급여기준에 미숙아 포함돼야

선천성 심장병도 RS 바이러스 예방 중요

OECD국처럼 예방 차원서 보험적용 필요

팔리비주맵, 효과적 치료방법으로 제시

RSV(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는 2세 이하의 95% 유아들이 최소 1회 이상 감염되는 바이러스로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며 감염되면 폐렴이나 모세기관지염 등과 같은 하기도 감염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미숙아에서 많이 발생하며 예방요법으로는 단일항체 제제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팔리비주맵’(palivisumab/ 시나지스)이 있지만 급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의료인은 물론 환자에게도 큰 부담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본사 주최로 6월 29일 그랜드 인터콘티넨탈호텔 포티시아룸에서 열린 ‘미숙아로 태어난 영아에서 RSV 감염예방 대책’을 주제로 한 학술좌담회에서는 특히 RSV 급여기준에 미숙아를 포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울산의대 피수영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된 이날 학술좌담회에는 경희의대 배종우, 울산의대 김기수, 한일병원 장진근, 서울의대 김병일 교수와 복지부 양준호 사무관, 심평원 유항묵·하상미 위원이 참석해 심도 있는 토론을 벌였다. 이에 본지는 좌담회 발표 내용을 요약, 4회에 걸쳐 게재한다. <편집자 註>

◇피수영 교수(좌장): 안녕하십니까. 저는 이번 학술좌담회의 좌장을 맡게 된 서울아산병원 피수영입니다. 우선, 바쁘신 와중에도 이렇게 뜻 깊은 자리에 참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학술좌담회는 소아과 분야의 최고 권위의 선생님들과 미숙아 등 소아들의 의료정책을 담당하시는 전문가들이 ‘미숙아로 태어난 영아에서 RS바이러스 감염의 예방 대책’에 대한 고견을 나누는 귀중한 시간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오늘 이 자리에는 한자리에 모시기 힘든 분들만 모셨습니다.

우선, 요즘 우리나라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죠.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국내 출산율이 1.08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매년 출산율이 감소하고 저출산이 사회적인 이슈로 부각되면서 정부와 사회각계, 의료전문인 등이 나름대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는 있지만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실제로 현장에서 접하고 계신 교수님들은 이 현상을 어떻게 체감하고 계십니까?

◇배종우 교수: 여성의 사회진출이 점점 활발해 지면서 결혼연령이 늦어지다 보니 인공수정 등으로 인한 다태아, 저출생체중아 등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비단 출생률을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어렵게 태어난 미숙아들을 어떻게 건강하게 잘 키워내느냐 하는 것이 우리사회 미래를 위한 주요 관건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만큼, 오늘 이 자리에 함께 하신 정부와 학계의 전문가들이 어렵게 태어난 미숙아들을 건강히 키워내기 위한 일환으로 미숙아들에게 위험한 RSV 감염 예방과 지원에 대한 향후 방향과 방법을 함께 모색해 보는 소중한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피수영 교수(좌장): 그렇습니다, 최근에는 국내 의료기술이 세계적 수준으로 발전함에 따라, 저출생 체중아의 사망률도 매년 현저히 줄어들고 있으며 1000g이 채 넘지 않는 극소저체중 미숙아들도 건강하게 살려내고 있죠.

◇김병일 교수: 네, 말씀하신대로 최근 우리나라가 겪고 있는 고령사회 저출산 시대에 있어서 미숙아의 비율이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저희 신생아 집중치료를 담당하는 의사들의 노력 및 기술향상, 사회지원에 의해 이들의 생존율이 높아지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미숙아들은 선천성 심장질환이나 폐질환 등 질환들을 갖고 태어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고 바로 인큐베이터에서 산소호흡기에 의존해 첫 삶을 시작하거나 면역력이 약해서 각종 질병에 노출되기 쉽습니다. 특히, 오늘 이 자리에서 논의할 주제인 RSV 감염은 미숙아들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아울러, 미숙아뿐만 아니라 선천성 심장병을 갖고 태어난 아이들의 경우에도 영아기에 매우 위험한 합병증을 가질 수 있고 성장하면서 심부전, 성장장애 등 여러 문제로 인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불리한 조건을 가진 아이들입니다. 따라서 미숙아뿐만 아니라 선천성 심장병에 대해서도 RS 바이러스의 예방이 매우 중요한 상황입니다.

◇피수영 교수(좌장): 그렇다면 RS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법은 현재로써 어떤 것이 있습니까?

◇김기수 교수: 가습산소, 수액 공급 등 대증치료 외에는 특별한 치료법은 없는 상황입니다. 증상경감을 위해 스테로이드나 에피네프린을 써보기도 하지만 효과는 불분명하고, 2차 세균감염 시에는 항생제도 씁니다. 그 후 리바비린(rivabirin)이 개발돼 한때 사용된 적도 있지만 값도 비싸고 효과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고요. 또 IV면역글로불린도 나왔지만 너무 많은 용량을 오랫동안 주사받아야 한다는 불편함과 감염부작용의 위험으로 사용이 어렵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특별한 치료법이 보이지 않던 가운데 마침, 미숙아 RSV 감염에서 최근 단일항체 제제로 ‘팔리비주맵’(palivisumab/ 시나지스) 예방적 요법을 응급 희귀약품으로 사용할 수 있게 돼서, 저희로선 굉장히 반갑고 실제 임상에서 많이 사용해 생명이 위험한 아이들을 구하는 것이 저희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피수영 교수(좌장): 그렇다면 이 팔리비주맵이 실제 현장에서는 어떻게 많이 보급돼 있습니까?

◇장진근 과장: 우리나라의 허가사항은 초미숙아에게 실제 사용되기에 문제가 있는 기준이며 선천성 심장병 아기도 역시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숙아들이 충분한 치료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 보호자들의 경제적, 정신적 고통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저희의 안타까움은 실제 써야할 적응증이 되는 미숙아들을 현장에서 많이 만나게 되는데 이런 기준들 때문에 사용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또한 요즘은 인터넷 검색시대인 만큼 보호자들도 많은 정보를 갖고 저희에게 와서 현재 이러한 약제가 있는 지와, 그 적응증에 대해서도 잘 아시는 부모도 많습니다. 이렇게 보호자가 요구해도 보험으로는 전액 본인부담이니까 그런 면에서 설명해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현장에서 부닥치는 문제입니다. 그래서 RS 바이러스의 예방적인 면에서 지원이 좀더 확대된다면 실제 보호자나 저희 의사의 입장에서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겠죠.

◇유항묵 위원: 그러면 앞서 저출산 시대를 맞은 바 있는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는 예방적 차원에서도 보험적용이 되고 있습니까?

◇배종우 교수: 네, 그런 나라에서는 이미 미숙아들에 대한 RS 바이러스 감염예방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이웃의 일본만 하더라도 그러한 가이드라인 하에 팔리비주맵이 전액 면제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어떤 치명적인 상황을 미리 예방할 수 있는 대책이 국가적으로 지원된다면, 현재 정부의 저출산 대책의 하나로써 더욱 좋은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래서 차제에 저희 대한신생아학회 중심으로 미국, 일본, 유럽의 기준을 참고삼아, 환자편에 서서 환자를 더욱 잘 치료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심평원과 복지부에 급여기준 확대에 대한 의견을 기 제출·제시한 바 있습니다.

◇유항묵 위원: 아무래도 일단 우리나라에서 팔리비주맵을 필요로 하는 미숙아가 얼마나 되는지 우선 통계가 나와 봐야 알 것 같군요.

◇하상미 위원: 그렇지만 현재 보험급여에서는 예방개념은 거의 없고, 대부분이 치료제 개념으로만 인정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상대적인 위험을 고려하는 보험 마인드에서 생각했을 때는 전체적인 발생과 위험도를 고려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봅니다.

◇장진근 과장: 네, 팔리비주맵이 제한적이나마 보험급여 기준에 포함된 것만해도 저희는 감사한 일이고 심평원의 입장에선 전체비용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겠지만, 기존의 기준 자체로만 사용하면 32주 미만 미숙아들에게 RSV가 심각하게 다가오는 현장에 있는 저희로서는 이번 좌담회를 통해 선진국의 가이드라인을 참고해서 좀더 심도있게 분석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합니다. 저희도 처음부터 허가사항 전 범위에 대한 혜택을 요구할 수는 없을 것 같고요. 전체 비용적인 면에서 문제가 된다면 하나하나 단계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 것입니다.

◇피수영 교수(좌장): 대부분의 OECD 국가에선 보험급여가 대개 치료뿐만 아니라 예방에도 적용되고 있죠. 아무튼 선진국에서 그렇게 적극적으로 급여하고 있다니 팔리비주맵의 효과가 상당한가 봅니다.

◇배종우 교수: 네, 효과가 있습니다. 영국에서 미숙아 적인 선천성 심장병 영아를 대상으로 팔리비주맵의 효과를 분석한 결과, 비용효과 면에서 상당한 유익이 있었습니다. 물론, 이것은 입원비용 뿐만 아니라 그 아기가 건강하게 성장해 사회발전에 기여한 사회적 비용까지 추계해 포함된 것입니다. 따라서, 팔리비주맵이 RSV 감염에 치명적인 미숙아 및 선천성 심장병 환자에서 의학적 비용뿐만 아니라 사회적 비용까지 절약할 수 있는 비용 효과적인 치료방법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양준호 사무관: 이런 특수한 경우에는 제한된 재정으로 운용하는 보험적인 측면보다는, 보다 큰 틀에서 일본과 같이 정부의 중요 정책인 저출산 대책이라는 사회 전체적인 측면에서 지원을 고려하는 것도 좋은 접근법인 것 같습니다.

저출산 문제는 국가적인 차원의 문제로 보건복지부는 물론 범 정부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하고 있으며 이러한 관점에서 미숙아 급여문제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검토할 사안이라고 봅니다.

/정리= 정우용·김자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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