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 H.Pylori 의한 위암사망자 연 55만명 추정

항생제 치료해도 재감염…근본적 예방백신 개발 요구

日연구팀, ‘H.Pylori와 위암관계 입증’ 예방치료 기대

▲ 김일훈 박사
在美 내과 전문의, 의사평론가

2005년도 노벨의학상은 Helicobacter Pylori(H. Pylori)균의 발견자며, 위염과 소화성궤양에 대한 균의 역할을 처음으로 규명한 호주의 의학자 Barry Marshall과 Robin Warren 두 교수에게 수여되었다.

지금까지 H.Pylori의 유병률(Prevalence)과 균에 의한 위염과 소화성궤양 그리고 위암발생의 관련성에 대해서는 방대한 연구가 집적되어있고, 지속적 감염이 위암발생으로 유도하는 ‘위 점막’을 형성하는 사실도 밝혀졌다.

최근 Nature지(2007. 5. 17)는 일본 북해도대학의 Hatakeyama교수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 ‘Helicobacter pylori CagA targets PAR1/ MARK kinase to disrupt epithelial cell polarity’이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H.Py lori와 위암의 관계를 입증한 문헌으로, 장차 위암의 예방치료가 기대되는 연구업적이기 때문이다.

연구결과의 요점은 다음과 같다. H.Pylori 바이러스 내부에 ‘CagA’라 일컫는 단백질이 있어 이것이 위점막을 형성하는 상피세포에 부착하면, 주사바늘처럼 생긴 가시를 통해 CagA 를 상피세포내에 주입시킨다. 상피세포는 서로 결합해서 ‘위 점막’작용을 하는데, 세포 안에 침입한 CagA는 세포결합에 관여하는 단백질 PAR1에 부착해서 PAR1의 기능을 상실케 한다는 것을 그들 연구에서 확인했다. PAR1 기능상실결과 상피세포는 서로 박리되고 이 과정이 진행되면 위염과 위궤양을 일으키게 된다.

또한 CagA가 세포중식을 억제하는 단백질에 부착하면 이 단백질을 활성화시킴으로서 상피세포가 증식하는 이변이 생겨, 위암발생의 원인이 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상피세포구조를 파괴시켜 점막손상과 염증과 암을 유발하는 과정에서 H.Pylori-CagA가 겨냥하는 표적이 PAR1 이라는 것을 그들 연구는 입증한 것이다.

위암으로 진행하는 기전을 밝힌 일본연구가 장차 지구상의 H.Pylori 제거와 위암퇴치로 이어질 것이 기대된다.

현재 H.Pylori 제균으로 위궤양과 위암예방이 현실화되고, 임상에서는 항생제에 의한 H.Pylori 제균 치료가 정착되어 있다.

H.Pylori 감염진단이 확인되면 여기에대한 항생제치료를 받아야 하며, 현재 보편화된 치료는 1일당 Amoxicillin 1000mg-2회, Clarithromycin 500mg-2회, Lansoprazol 30mg-2회씩을 14일간 복용해야한다.

감염에 의한 면역형성이 되지 않기 때문에 치료받은 후에 재감염되는 일이 흔하고, 그럴 때면 번거롭고 불쾌한 치료를 되풀이 해야한다.

H.Pylori 감염이 사망률 높은 위암의 원인이 되고, 또한 급성위출혈의 20~30%는 아무런 증상 없이 장기간 지속되는 H.Pylori 감염에 기인한다.

이렇듯 중한 질병인데도 초기증상이 없고 보면, 위암검진 가이드라인이 없는 미국의 H.Pylori 감염환자들은 의사를 찾아 검진과 항생제치료 받을 찬스는 거의 없다.

항생제 치료해도 재감염 될 수 있으며, H.Pylori 감염으로 오는 위궤양 발생빈도가 아주 높고, 위암이 높은 사망률을 동반한다는 사실에 비추어 근본적 감염예방을 위해 H.Pylori 백신개발이 절실히 요구된다.

치료 또는 도움체로서 백신

사람에 대한 연구결과는 아직 없지만, 동물실험(쥐)에서는 감염시킨 H.Pylori에 대한 면역형성이 극히 적어 재감염을 방지할 정도는 아니다.

한국·일본과 개발도상국에서는 항생제치료 이후에도 H.Pylori 재감염이 아주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고, 재감염률이 극히 낮은 구미선진국에서도 아동에서는 상당히 높아 항생제치료 18개월 이내 재감염률은 18%나 된다는 통계다.

백신개발에 있어 위궤양치료를 위한 비용·효과가 크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으니, H.Pylori에 감염된 자 5명중 1명은 위궤양으로 진전한다는 것이다. 즉, H.Pylori 감염으로 위궤양이 될 비율은 1대 5이며, 이 비율은 B간염바이러스 감염으로 예후가 나쁜 만성간염이 되는 율(1대 25)과 결핵균감염으로 폐결핵이 되는 율(1대 10)에 비하면 아주 높은 편이다.

그런데 H.Pylori 감염이 위암으로 진전되는 찬스는 불과 1대 200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H.Pylori 감염률이 낮고 위암이 드문 구미사회에서는 백신개발의 시급성을 느끼지 않고 있다.

그러나 위암의 위험도가 높은 한국·일본에서 조속한 백신개발이 가장 절실하고, 백신접종은 감염이전의 유아기나 아동기간에 시행하는 것이 마땅하다.

사실인즉 H.Pylori 백신접종은 30대부터 60대에 발생하는 만성질환(위궤양과 위암)예방을 주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비용·효과(cost effectiveness)를 따져볼 때, ‘수십 년 이후 만성질환으로 진전된 제한된 일부인구(*주: 위궤양으로 진전할 율은 1대 5고, 위암은 1대 200임)가 받는 혜택을 위해 투자할 가치가 있느냐’는 문제도 제기된다.

그러나 몇 십 년 후에 닥쳐올 만성질환예방을 위해 어린 아동기에 백신접종 하는 선례가 엄연히 있다.

암 사망률에 있어 위암보다 훨씬 낮은 간암의 예방을 위해 미국은 모든 아동에게 B간염의 예방접종을 추천하고 실시중이다(참조: 의학신문 2007년 5월 28일자 필자 글 ‘미국의 간염퇴치성공’).

특히 한국·일본처럼 아직도 위암발생률이 가장 높은 지역에서는 H.Pylori 백신개발을 위해 사회적으로 전력 투자할 당연한 가치가 있으며, 일본학계에서 H.Pylori의 첨단연구가 진행되고 있음은 퍽 고무적이다.

WHO 발표에서 세계적으로 H.Pylori에 의한 위암사망자는 매년 55만 명이라 추정하고, 이들 사망자는 실질적으로 백신시행에 의해 구제 가능한 인구로 간주한다고 단언했다.

B형 간염 결과로 오는 연간 간암사망자 31만6천명과 비교해서 훨씬 많은 위암(55만)예방을 위해서 한국을 위시한 여러 나라는 마땅히 H.Pylori 백신개발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재력이 후진국 HIV퇴치에 크게 기여하고 있듯이, 불원간 지구상의 위암퇴치를 위해서도 미국학계의 백신개발 연구에 한번 기대해보는 바이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