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천천히

성의 기능 중에서 빠르면 자존심을 구기는 것이 사정 시간이다. 사정은 성적인 흥분이 고조되면 반사에 의하여 정액이 힘차게 뿜어 나오는 현상이다. 사정을 빨리 해 버리면 이러한 현상이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행동적인 기억으로 자신에게 습득되어 버린다. 그러므로 자위 행위를 즐기려면 슬로우 문화에 젖어 천천히 즐기면서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죄의식을 느끼지 말아라. 자위 행위도 일종의 욕구를 해소하는 하나의 성행위라고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김영찬 박사
<경기도립의료원 의정부

병원 병원장>

· 연세의대 졸업(82)
· 비뇨기과 전문의(86)
· 의학박사(92)
· 연세의대 교수(89)
· 美 North Carolina대학 교수
· 경희의대 교수 겸 경희 분당
차병원 비뇨기과 과장(95)
· 연세의대 임상 부교수(현)
· 세계성기능장애학회 편집 및
홍보위원(현)
· 아시아 남성갱년기학회 상임
이사(현)

· 포르테 비뇨기과 원장
· [ 저서 ] '남성이 다시 선다'
外 다수

슬로우 문화는 대량생산과 산업화를 통한 질의 획일화와 세계적인 동질화를 벗어나, 각각의 개인별 특성에 맞는 다양한 특징을 살리기 위하여 새롭게 시작된 움직임이다. 더구나 “빨리 빨리 병” 에 젖어 있는 한국인에게서는 슬로우 문화를 한번쯤 생각해 볼 만 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시간에 쫓기지 않고, 그 만큼 여유를 통하여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성문화에서도 역시 슬로우 문화가 절대로 필요하다. 그러나 정작 빨리 빨리 병에 젖어 있어 부부 간의 불화, 나아가서는 가정의 평화가 깨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남녀 간의 성에 관한 한, 모든 면에서 슬로우 해야 한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부부가 사랑을 나눌 때는 서론을 길게 가져 전희를 충분히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 빨리 빨리 병에 의하여 상대를 생각해 주지 않고 파국으로 간 부부의 경우를 보기로 하자.

미국에서 돌아와서 여성 성기능 장애 클리닉을 처음으로 개설하였을 때의 일이다. 40대 중반의 뚱뚱한 여인이 친구와 함께 클리닉을 방문하여 하소연하였다.

“남편과의 잠자리가 지겨워지기 시작하고 남편이 점점 싫어집니다.”

원인인 즉, 부부 관계를 할 때, 남편은 서론도 없이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그러고는 혼자서 배설(?)을 하고는 슬그머니 자신의 배 위에서 내려오는 행태가 계속되는 것이었다. 본인은 성교 시 성의 즐거움은 찾아볼 수도 없었고 극감이나 성적 반응도 느낄 수 없이 아프기만 하였다. 그래도 부인은 혹시 남편이 바람을 피우지 않을까 하여 남편에게 응하여 주었지만, 본인은 여간 고역이 아니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부인은 성교통을 얻기 시작하였다. 이렇게 세월이 흐르던 중에 나이가 들면서 부인의 성교통은 더 심해지고, 부인은 남편의 행태에 지겨워지기 시작한 것이었다. 부인의 성교통을 알아보기 위하여 자세히 검사를 한 결과, 환자의 질에는 다른 이상은 없었고 원인은 일방적인 속전 속결 식의 성교 행위에 의하여 유발된 성교통이었다.

이처럼 부부 관계에서 바로 삽입을 하고 왕복 운동 그리고 배설하는 과정은 성교에서 지양되어야 한다.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서서히 여성이 흥분하며 남편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필요하다. 특히 여성들은 분위기에 의하여 흥분하며 전희로만으로도 극치감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성기능 중에서 빨리 빨리 문화로 가장 심각한 영향을 받는 것이 자위 행위이다. 심한 조루증으로 인하여 클리닉을 찾은 20대 후반의 M씨는 전형적인 빨리 빨리 문화의 피해자이다. M씨의 문제인 조루의 원인을 알아 보기 위하여 여러 가지 검사를 시행하였으나 별 다른 이상이 없어 심리적인 원인으로 추정되었다. 부인과의 사이에도 그럴만한 갈등이 없었다. 부부 관계의 회수를 묻다가 M씨는 부인과 떨어져 생활하는 주말 부부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M씨는 기껏해야 일주일에 한번 정도 주말마다 부인과 성교를 하는 성생활을 하였다. 예전부터 M씨는 조루의 기운을 약간 느꼈으나 그런대로 괜찮았다. 그러던 어느 날 지방 근무 일년 만에 심한 조루증이 생기게 되었던 것이었다. 부인과 떨어져 있는 덕분(?)에 M씨는 끓어 오르는 성욕을 주체하지 못하고 자위 행위를 즐기고 있었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되었다. M씨는 자위 행위를 할 때마다 배설을 위하여 속전 속결로 바로 음경을 발기시켜 자극하고 1 분 이내로 배설하고 자위 행위를 끝내 버리곤 하였다. 그리고는 곧 바쁜 생활로 돌아갔다. 이러한 생활을 계속하다가 실제 부인과 사랑을 나누려고 할 때, 사정을 참지 못하고 빨리 사정이 되어 버리는 것이었다. M씨는 일시적으로 그렇겠지 하고는 몇 번 더 부부 관계를 해보았으나 역시 야속하게도 사정은 급작스럽게 빨리 되는 것이었다. M씨의 문제는 바로 속전 속결로 즐기던 자위 행위로 인하여 조루증이 생겼던 것이다.

남성의 기능 중에서 빠르면 자존심을 구기는 것이 사정 시간이다. 사정은 성적인 흥분이 고조되면 반사에 의하여 정액이 힘차게 뿜어 나오는 현상이다. 사정은 성교의 극치감에 이어서 사정액을 체외로 힘차게 뿜어내는 현상으로 성교의 마지막 부분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사정을 빨리 해 버리면 이러한 현상이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행동적인 기억으로 자신에게 습득되어 버린다. 그리하여 늦게 사정하려고 하여도 잘 되지 않고 사정 시간이 빠른 조루증에 빠지게 된다. 그러므로 자위 행위를 즐기려면 슬로우 문화에 젖어 천천히 즐기면서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죄의식을 느끼지 말아라. 자위 행위도 일종의 욕구를 해소하는 하나의 성행위라고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남녀간의 사랑에 있어서 슬로우 문화는 절대로 필요하다. 슬로우 문화를 통하여 본인도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으며 또한 상대편을 배려하는 포용력이 있는 자세를 겸비할 수 있어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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