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內 불법이민자수 1000만명 추산
정부, 메디케이드 예산 부족 전전긍긍
AMA, 의사윤리 들어 의료비 증액 촉구

▲ 김일훈 박사
- 在美 내과 전문의

- 의사평론가

■ AMA 불법이민 환자진료 장려

 이민의 나라 미국은 현재 약 1천만명이상으로 추산되는 불법이민자 처리 문제로 고민중이며, 이 문제에 관해선 의사와 병원도 마찬가지다.

 돈이 없거나 무보험자이거나 죄인이라는 이유로 응급환자를 방치하는 일은 불법이기 때문이다.

 신분을 숨기는 불법체류자가 급성질환을 앓게 되면 병원을 찾을 수밖에 없고, 또한 정부기관에서 구치하고 있는 불법체류자중 많은 환자를 정부에서 병원에 떠맡기게 된다.

 의사와 병원은 이들에 소요된 의료비 청구를 연방정부에 하게 되는데, 정부기관('메디캐어'와 '메디케이드'센터)에서 뒤늦게 지불하고 있지만, 여기에 할당된 예산은 연간 2억5천만 달러($250M)로 제한되어 있다.

 그러나 증가하기만 하는 불법이민자의 진료에 대한 정부지출액은 어림도 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그렇다고 해서 병원과 의사들이 병든 불쌍한 그들을 외면하는 것은 비인도적일 뿐 아니라, AMA의 윤리에도 어긋나는 일이다.

 AMA는 2006년 연례대의원회에서 불법체류자에 소요되는 의료비 증액을 촉구하는 대정부 결의문을 만장일치로 채택했으며, AMA윤리위원장은 "환자가 불법자라고 해서 기피한다면 이는 우리 의사윤리원칙을 거역하는 행위이다"고 발표했다.

■ 불법이민 대국 미국

 이민대국 미국은 불법체류자 1천만명이상을 먹여 살리는 이민대국이기도 하다.

 지난 2006년 5월 25일 상원을 통과한 '개정이민법'은 몇백만명의 불법체류자에게 선택적으로 영주권을 주는 한편, 멕시코인의 국경월경자를 막기 위해 국경경비를 강화한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여러 공화당의원이 가담해서 통과된 이민법은 공화당 보수세력이 지배하는 하원에서 연내통과가 무망하다는 소식이다.

 아시다 시피 불법이민자문제는 현재 모든 선진국의 두통거리며, 이민의 나라 미국도 예외가 아니다.

 A상원의원의 말을 빌리자면, 미국에서 궂은 3D 직업에 종사하고 있는 이들 불법체류자는 미국국익에 공헌하고 있다.

 농사, 정원일, 청소부, 쓰레기수거, 음식점 접대 등의 종사자 9할은 이들 멕시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모든 골프장과 동네 잔디는 항상 푸르고 거리는 깨끗하다. 필자는 골프 치면서 미국친구에게 "만일 저들 멕시칸이 없으면 우리들이 매년 1주일씩 국가에 강제 징용되어 쓰레기제거작업에 동원될 수밖에 없지"라고 농담반 진담반으로 말한다.

 미국친구들 역시 멕시칸에 대해 긍정적이다.

 한국정부는 고국 땅에 와있는 십만 명 정도의 우리핏줄 중국교포에게 이민을 허용치 않고 불법체류자로 푸대접한다니 어이없는 일이다(참조 : 본지 '수필'란의 2004년 3월 2일자 필자의 '월드컵의 노란셔츠응원단').

 더구나 국회의원이라는 자가 "탈북자는 한국국익에 위배 된다"는 말을 함부로 지껄인다는 믿기 힘든 뉴스도 있다.

◇ 미국가정에서 외국어 사용자와 영어가 서툰 인구 비교
 지난 4반세기동안 미국서 영어가 서툰 외국어사용자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표 참조), 미국이민자가 증가일로에 있음을 알린다.

 표에서 보듯 4세 이상 미국인구중 가정에서 외국어상용자는 1980년도의 11%였으나 2000년엔 17.9%가 되고, 영어가 서툰 인구는 4.8%에서 8.1%로 증가했다.

 참고로 우리 미국교포 1.5~2세대는 가정에서 영어가 상용어로 되어있다.

 그런데 중국교포(조선족)는 2~3세대가 되어도 집에서 유창한 한국말로 통화한다.

 소수민족에게 특혜를 베푸는 중국정부정책결과이다.

 여담이지만 실크로드를 여행해보면 중국서역의 소수민족인 '위글'족은 터키족 자손이라, 키가 크고 코가 높아 외모는 중국인보다 더 잘생겼다.

 그러나 교육정도가 낮고 빈곤함으로서 도둑질 등 범죄율이 높으며, 그들은 구속되어도 '소수족' 특혜를 받아 곧 석방된다고 들었다.

 그런 점에서 중국인은 미국인보다 더한 '대국인'이라 할 것이다.

■ 또 다른 아메리칸드림

 이민대국 미국뉴욕시 앞바다의 '자유의 여신 동상'엔 다음 글이 새겨져있다.

 < 피곤한 자와 가난한 자 그리고 자유를 동경하는 세계 모든 사람에게, 미국은 그들을 위한 영원한 등불이 될 것이다. >

 현재 미국정부와 의회는 몇 백만명의 불법체류자를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전되고 있으며, 여론조사결과 다수의 미국인은 이를 반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민의 나라 미국에서만 있을 수 있는 일일 것이다.

 미국이민법개정으로 대량의 한국이민이 피치를 올린 1970년대 초기부터 지금까지 30여년이 지난 이즈음, 우리 교포는 아메리칸드림을 성취하기에 이르렀다.

 여기에 멕시코불법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나, 또 다른 의미에서 아메리칸드림을 실현하고 있는 미국의사 닥터 미란다(Erick Miranda. 30세)를 소개한다.

 닥터 마린다가 태어날 무렵 그의 부모는 멕시코서 굶는 날이 잦았고 유아기의 그는 '영양실조'이었다.

 그의 부모는 굶주림에서 벗어나려 몰래 국경을 넘어 미국에 밀입국했고, 그가 4세 때 부모는 이혼했다.

 그를 키운 어머니는 25년간 줄곧 식당 여급생활을 해가면서 아들하나의 성공만 바라며 정성을 바쳤다고 한다.

 유치원생 때 영어를 전혀 못했던 그는 20세에 미국시민이 되고, 열심히 공부한 보람이 있어 하버드의과대학에 입학하게 되었다.

 의대생시절 그는 과외활동으로 보스턴지구의 흑인과 멕시칸 아동교육프로그램의 책임을 맡아, 소외지구 아동을 도우는 일에 헌신했다.

 의대졸업 후에 그는 좋은 자리를 마다하고 LA지구의 빈민과 멕시칸들이 모여드는 카운티병원 응급센터의 수련의로 자원하여, 그늘진 곳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영어할 줄 모르는 돈 없는 멕시칸환자들이 그와 모국어로 통화할 때 우울했던 환자얼굴이 갑자기 풀리는 표정을 보는 것이 그의 기쁨이며 보람이라고 한다.

 불법이민자들이 기회의 나라를 찾아 미국에 스며든다.

 후진국출신이건, 가난한 사람이건 간에 불쌍한 사람의 걸림돌을 하나씩 제거해 주는 길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축복받은 인생이라고 믿는 닥터 M에겐, 이 길을 실천하는 것이 바로 그의 아메리칸드림이라 하겠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