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형규 교수
- 고려의대 신장내과

- 의사평론가

 의사단체장 선거가 이제 시작되는 모양이다. 이번 선거는 각 시군구의 의사회장을 먼저 선출하고, 서울시나 경기도와 같은 광역단체의 의사회장을 뽑은 후 3월 중순에 의협회장을 뽑는 것으로 끝이 난다.

 그래도 선거 때가 되니 의료계의 여러 현안들이 떠오르고 현안에 대한 각 후보들의 해결방법도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어 역시 선거는 필요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이번 의사단체장 선거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의협회장 선거일 것이다. 역대 어느 때보다 의협회장 후보가 많이 출마하였고, 지방에서 오래 의사회 활동을 하신 분들도 출마하여 전국적인 선거의 양상을 띠게 되었다.

 최근 만나는 의료계 인사들 간에도 후보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와 함께 개인의 찬반의견을 제시하는 수가 있어 알게 모르게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최근 배달되는 의료계신문이나 인터넷을 보면 각계각층에서 의협회장에게 바라는 바람을 싣고 있다.

 그 각계각층에는 의사뿐만이 아니라 의료와 관련이 있는 정부단체 사람이나 제약업계, 간호, 치의학, 한의학계에 계신 분들의 의견과 소비자나 시민단체 등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의협회장에 대한 다양한 기대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게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또 해결해야 할 의협회장에 대해서는 많은 바람이 있는 것에 비해 회장을 뽑는 투표자에 대한 바람은 별로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는 것 같지 않은 느낌이다.

 지난달 의협회장 선거의 투표권 자격에 관한 의논을 위해 소집되었던 대의원총회는 성원미달로 유회가 된 바가 있다.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의협회장 선거는 직선제이다.

제34대 의사협회장 선거 투표용지우편이 28일 일제히 발송됐다.

 모든 의사가 평등하게 한 표의 권리를 갖고 있다는 말이다. 회비납부에 따른 자격제한이 일부 있기는 하나 근본취지는 '민초'라고 불리는 회원들의 목소리를 선거에 담겠다는 뜻이다.

 누가 민초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적어도 지역구의사회의 임원이나 의협의 대의원들은 민초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민초란 의사회 임원이 아닌 개원의, 학회 임원이 아닌 교수, 대부분의 봉직의 그리고 전공의나 군의관들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런데 이런 민초의사들의 선거에 대한 관심은 별로 없어 보인다. 이번 선거가 성공적이냐 아니냐는 의협회장으로 누가 뽑히느냐 못지않게 민초의사들이 얼마나 많이 투표에 참가하느냐로 평가되어야 하지 않을까.

 투표권이 있으면서도 투표를 하지 않는 민초의사들에게도 책임이 있지만 이들이 선거에 관심을 가지고 투표에 참여 하게끔 해야 할 의협이나 대의원회에도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의협회장 선거는 하기에 따라 의사들의 축제의 장이 될 수도 있고 평소 의협에 관심이 없던 의사들의 힘을 한곳으로 모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선거는 누가 투표하느냐에 따라 누가 뽑히느냐가 결정된다. 그것이 직선제의 참뜻이다. 앞으로 투표가 얼마 남지는 않았지만 의사단체는 이제부터라도 누가 뽑히느냐보다는 누가 투표하느냐에 관심을 갖고 노력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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