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V/AIDS 시리즈를 마치면서]

中, 뒤늦게 심각성 인식 국민계도 나서
인구집중 아시아지역 유행 대비 중요

▲ 김일훈 박사
- 在美 내과 전문의
- 의사평론가
■ 에이즈 '현대판 페스트'

 중세기(1348년) 중앙아시아에서 비롯한 페스트(흑사병)가 유럽에 번져, 몇 년후 2500만 명의 생명을 앗아갔다.

 지금까지 지구상의 에이즈는 20년간 유행 끝에 현재 감염자 수는 5천만 명으로 추정되고, 2천만 명이상의 사망자를 냈으며 멀지 않아 페스트사망자를 능가할 것이 예상된다.

 WHO통계에 의하면 에이즈에 의한 연간사망자 수는 다른 어떤 감염증보다 많아, 에이즈는 인류사상 최악의 유행병이 되고 있다.

 유럽 인구를 크게 감소시킨 급성질환 페스트유행은 처절했으나 비교적 단시일 내에 종말 지었고, 근래에도 지역에 따라 산발적으로 드물게 발생보고가 있으나, 다시금 페스트유행의 우려는 없으며 만일 유행한데도 옛날과 달라 항생제가 있어 쉽게 다스릴 수 있다.

 그러나 만성질환 에이즈는 문제가 다르다.

 서서히 몰래 인류에 침입해서 악착같이 달라붙어 한시도 손때지 않으며 수시로 본질과 모양을 바꿔가는, 그야말로 변화무쌍하고 신출귀몰하는 마법을 사용함으로서 현대과학의 힘(치료예방)을 교묘하게 피해가는 희대의 마술사요 살인자이다.

 그리하여 연명하는 약은 있으되, 예방과 완치를 위한 백신은 없는 실정이다.

 사하라이남 아프리카는 빈곤, 무지, 내분에 겹쳐 음란한 성풍속이 요인이 되어 지금 14세기중반의 유럽을 방불케 하는 죽음을 앞둔 위기에 놓여있다.

■ 한국이웃 노리는 에이즈

 그런데 현재 에이즈는 세계인구의 60%를 차지하는 아세아를 노리고 있다.

 인구 13억과 10억이라는 세계최다인구국가 중국과 인도를 좀먹고 있으니, 이웃나라 한국도 안심할 수 없게 되었다.

 중국에서 불법혈액매매와 인신매매로 에이즈가 확대일로에 있는데도, 정부에서 외국인의 정보접근을 방해하고 은폐공작에만 급급하고 있다는 뉴스를, 필자는 4년 전에 중국에 가서 선교를 하던 친구자녀의 보고를 접하고 반신반의 했었다.

 그 후에 믿을만한 외신보도(타이타닉위기. 본 시리즈 6번 참조)를 통해 사실인줄 알면서도, 특히 미국 NIC(National Intelligence Council)서 제시한 추정숫자는 과장인줄만 여기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 필자의 중국방문시(2005년 10월 22일) 때마침 중국관영통신신화사 보도에서 중국 13억 인구 중 적어도 1백만 명이상의 HIV-AIDS환자가 있음을 시인하고서, 중국보건부 에이즈위원회의 Dai국장의 말을 인용하며 "만일 여기대한 예방조치가 늦어진다면, 2010년도에 가서 HIV감염자는 1천만 명으로 증가할 것이다.

 그러나 충분한 자금조달과 함께 적극예방대책이 이루어진다면 150만 명 이하로 줄일 수 있다"고한 발표를 읽었다.

 이제 중국정부는 그들이 과거 허위보도라고해서 일축했던 미국정보기관(NIC)과 유엔기구(UNAIDS)의 경고를 공공연히 자인하며, 새로운 결의를 다짐하고 나선 것이다.

 그리하여 에이즈에 관한 민중계몽과 ART무료치료접근의 중요성을 알리는 캠페인에 수백만 달러를 지출하고 있다.

 국민의 에이즈에 대한 잘못인식과 기피성을 불식하기 위해 정부고관들이 직접 에이즈환자를 방문하고 악수하는 광경을 뉴스에 부각시키는 등 모든 수단을 동원시키고 있다는 소식이다.

 필자는 이번 중국 관광을 통해 해마다 달라지게 경재개방이 발전해가는 중국은 이제 관광왕국으로 도약하면서 자유분방하고 열성적인 그들을 접하고, 멀지 않아 선진국으로 도약할 그들의 모습이 눈앞에 보이는 듯 했다.

 오랜 위선과 폐쇄사회에서 벗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궁극적인 HIV/AIDS 예방치료는 선진국과 첨단과학자들이 해결해야 할 과제이나, 한국을 비롯한 아세아각국은 유행에 대비해서 현대의학위주로 한 예방교육과 인도적 치료대책을 갖추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러지 않고선 사스의 급변을 당한 과거의 중국처럼 국민이 무당이나 한의사를 찾아 면역성을 높인다는 약초를 사는 추태광태가, 전통의학을 육성한다는 나라에서 일어나기 십상일 것이라는 우려가 '기우'이기를 바라며, '지구상의 HIV-AIDS'시리즈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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