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연방의 에이즈]

러시아, 구소련 붕괴 후 HIV 감염자 급증
1백만명 이상 추정…80%가 30세 미만
국가재정 부족…ART 무료보급 한계

▲ 김일훈 박사
- 在美 내과 전문의
- 의사평론가
 HIV감염과 에이즈환자가 러시아에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유엔에 의하면 구소련 때 처음으로 HIV가 확인된 해는 1987년이다.

 그 후 16년이 지난 금년(2005년) 8월에 공식적으로 정부서 확인된 전체감염자는 24만8천 명으로 집계되고, 전문가추정은 1백만 명이상이다.

 세계은행에 의하면, 만일 정부차원의 예방치료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2020년도 러시아 HIV케이스는 적어도 536만 명 또는 크게 잡아 1,453만 명까지 되리라는 추정이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 러시아 HIV 유행의 특이한 점은 연령층의 차이이고, 미국과 유럽의 감염연령은 주로 30세 이상인데 비해 러시아는 80%이상이 30세 미만이다.

■ 감염경로

 소련시대 알려진 첫 감염기록은 남아프리카에서 감염된 소련 젊은 남자에 의해 러시아군대내의 호모와 IDU(정맥주사약사용자) 15명에게 전파된 것이 1987년 최초로 확인된 HIV감염보고다.

 호모가 불법화되고 성도착에 대한 화제가 금기되었던 소련사회에서 호모감염은 비밀에 부쳐지고, HIV환자를 캐어하려는 의료인이 없어 주로 방치되었다고 한다.

 또한 소련시대 IDU 청소년이 주사기 나눔으로서 그들 사이에 HIV/AIDS유행이 시작됐으나, 감염자들은 당국의 구속이 두려워 치료받기를 원치 않았다는 것이다.

 ▷IDU: 처음 감염을 유행시킨 IDU는 현재도 러시아감염의 근원을 이루고 있으며, 이와 더불어 매춘과 보호되지 않은(콘돔사용 않는) 남녀성교에 의해 일반사회에 퍼지고 있다.

 1991년의 소련붕괴가 HIV감염자급증의 계기가 되었음은 특기할 만하다.

 소련붕괴이후 사회혼란과 국경개방으로 불법마약유입과 거래가 성행하고, 절망과 무직과 빈곤으로부터 도피를 찾는 젊은이의 IDU가 급격증가해서 HIV오염된 주사바늘을 돌림으로서 1990년대 중반기의 폭발적인 감염확대로 이어져갔다.

 그리하여 러시아엔 전체인구의 1∼2%에 해당하는 150만내지 3백만 명의 IDU가 있고 그중 30∼40%는 불결한 주사기와 바늘을 사용한다는 조사결과며, IDU 많은 지역에 따라 HIV감염율도 높다.

 Irkutsk시의 경우 IDU의 90%는 10대 연령층이고 그들의 65%가 HIV 양성이며, Tver시 IDU의 양성율은 55%, E시는 34%, S시는 29% 등 지역차이가 있다.

 2003년도 HIV감염자의 80%이상이 IDU이고, 이들은 모두가 성적으로 왕성한 연령이고 보면, 보호되지 않은(콘돔사용 않는) 남녀간의 성교에 의해서 일반사회에 서서히 HIV만연이 되고 있다.

 그래서 근래 들어 성교로 전파된 HIV감염은 2001년에 5.3%, 2002년에 15%, 2003년에 20%로 증가하야 HIV유행에 새로운 양상을 띄우게 되었다.

 그 결과 여자감염이 2001년도 24%에서 2003년도엔 38%로 증가했다(러시아 에이즈센터 발표).

 ▷매춘: 구소련시대부터 공공연히 행해진 매춘행위가 또 하나의 에이즈 온상이 되어왔으며 소련붕괴 후엔 경제위기와 혼란을 틈타서 더욱 성행되어 근래 모스코바에선 매춘부는 2배로 늘어나고, 대도시에서는 IDU와 매춘이 겹쳐서 HIV 유행이 가속화되었다.

◇ 러시아 피터즈버그 매춘부의 연령별 HIV감염률(%)

HIV prevalence among female sex workers, by age-group, St. Petersburg, Russian Federation, 2003

- 출처: UNAIDS. -

 그러나 러시아는 낙후된 경제재건이 최우선 과제였음으로 정부의 에이즈대책은 없는거나 다름없었다.

 WHO에 의하면 모스코바매춘부의 HIV감염은 14%이다.

 그리고 믿을 수 있는 조사에 의하면 피터스버그 매춘부의 HIV양성은 48%이다.

 그들 매춘부의 81%는 IDU경험이 있고 65%는 불결한 주사기를 사용한 적이 있으며, 콘돔서용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전한다.

 매춘부의 연령별 감염률은 표와 같다.

 ▷형무소: 제정러시아와 소련시대부터 세계에서 가장 많은 형무소를 갖고 있는 나라가 러시아인데 그들 수감자중의 HIV 감염률은 2∼4%로 일반인보다 4배나 높고, 그 이유는 IDU가 많기 때문이라 알려져 있다.

 서방사회와 달리, 남자호모에 관한 정보는 거의 없다.

■ 예방과 치료

 소련시대 의료제도에서는 의료비전액이 무료였으나 러시아에서는 1993년에 강제(공공)보험과 임의(민간)보험으로 구성되는 의료보험제도를 도입했고, 도입초기엔 에이즈치료에 대해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았다.

 그리고 감염확대가 현저해진 1995년에야 러시아의 HIV-에이즈 법안이 성립되어, HIV감염을 '국민과 사회와 국가에 대한 위협'이라 해서 그 치료와 필요한 약품비용을 국가에서 커버하게 했다.

 그런데 실제는 연방정부예산부족으로 모스코바 등 대도시 이외의 지방에서는 혜택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법으로는 모든 국민이 무료로 ART(anti-retroviral treatment. HIV약물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되었어도, 국민개인연간소득이 불과 8,900달러의 러시아에서 연간 5천 달러 내지 1만2천 달러비용이 소요되는 ART약의 혜택 받기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더구나 많은 HIV환자는 사회에서 기피되고 있는 IDU이기 때문에 약물중독치료와 병행해야하는 2중 치료의 부담을 안고 있다.

 그리하여 현재(2005년) 실제로 치료받고 있는 환자는 3천명에 불과하다.

 2002년도 러시아정부의 ART(HIV감염치료)지출이 6백만 달러이었고 이 금액은 기껏 6백 명 환자치료에 소요되는 비용인데, 당시 침몰했던 러시아의 원자력잠수함인양에 든 경비 1억5천만 달러와 비교해서 비꼬는 비판자도 있다.

 ART약은 전적으로 미국 등 외국제에 의존하고 있는데 WTO에 가맹한 개발도상국만이 저렴한 가격으로 수입이 가능함으로, 비가맹국인 러시아는 그런 혜택을 못 받고 있다.

 또한 정부의 노력부족결과 2003년도 HIV 검사건수는 2002년보다 250만 명이나 줄어들었으며, 그 이유는 검사기구예산이 에이즈에 소극적인 지방정부에 이관되었기 때문이라 한다.

 성교육을 무조건 반대하는 보수파 기독교 러시아정교도 에이즈예방교육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미국전문가는 주로 젊은 층에 급속유행하고 있는 HIV에 대해 정부주도로 철저한 약물치료와 예방교육에 치중해야 할 때라 강조하고, 지금처럼 HIV대책이 정부의 구호만으로 끝난다면 10년 후는 일반가정과 노동생산력을 비롯한 사회 모든 분야에 일대혼란을 가져오게 되리라 경고했다.

 러시아는 GDP의 2.2%를 의료비에 사용하며(미국은 14%), WHO는 적어도 5%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 러시아연방과 주변국가의 HIV/AIDS 통계와 특징(2002∼2004)

HIV and AIDS statistics and features, end of 2002 and 2004

Adults and children
living with HIV

Number of women
living with HIV

Adults and children
newly infected with HIV

Adult
prevalence(%)

Adult and child
deaths due to AIDS

2004

1.4million
(920000~2.1million)

490000
(310000~710000)

210000
(110000~480000)

0.8
(0.5~1.2)

60000
(39000~87000)

2002

1.0million
(670000~1.5million)

330000
(220000~480000)

190000
(94000~440000)

0.6
(0.4~0.8)

40000
(27000~58000)

- 출처: UNAID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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