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유지보다 환자안전 중시]

바이옥스 철회 후 진통제 전반적 수난
FDA, 효과만 강조·부작용 감춘 광고금지
대체제 '아스피린' 名藥으로 급부상

▲ 김일훈 박사
- 在美 내과 전문의
- 의사평론가
연구자와 이해저촉(Coflict of Interest)

 작년(2004년)9월 Vioxx철회를 계기로 11월18일 '약품안전문제'에 대한 상원청문회가 개최되었다.

 이때 신약으로 승인되어 판매되고 있는 약품의 임상조사(Post-marketing survey)에서 보다 철저한 안전성을 검정하기위해, FDA(식약청)내서 신약을 연구검정하고 승인하는 '신약 부'로부터 '약품안전부'를 완전분리 독립시키는 법의 필요성이 논의됐으며, 2005년도에 통과될 전망이다.

 그리하여 신약사용의 임상추적조사를 '약품안전부'에서 공개시킴으로서 제약사에 불리한 연구결과를 은폐하는 일이 없도록 미리 예방하자는 취지이다.

 청문회에서 FDA의 수석연구원 닥터G는 증언하기를 "다년간 CVD(심장병혈관질환)에 대한 Vioxx의 높은 위험도가 명백했음에도, FDA는 이에대한 대처를 등한시했으며, 그 결과 Vioxx로 인해 8만8천명내지 13만9천명의 심장병이 발생하고 그중 40%가 사망했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렸다.

 또한 닥터G는 청문회에서 현재 판매중인 약품 중 부작용이 많은 약품으로 적어도 5가지(*주)는 철회되어야한다고 주장했다.

 (*주: Crestor, Bextra, Meridia, Accutane, Sterevent).

 이에대해 청문회가 끝난 다음 FDA당국이 반박하기를 "닥터 G의 의회증언은 그의 개인의견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리고 M상원의원이 '제약사와 FDA의 밀착관계'를 비난한 일은 특기할만하다.

 이를 지지하듯, 닥터G는 "Vioxx에 대해 본인이 직접 실시한 3년간의 역학조사결과 다량의 Vioxx는 심장병위험도를 높임으로 그런 처방을 금지시켜야한다"는 권고를 상기시키고, FDA간부가 자기의견을 변경할 것을 종용한바 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스탠포드의 연구자 닥터S도 "Vioxx연구에 대해 제약사(Merck)의 압력이 있었다"는 증언과 함께, "Merck사 간부가 그들에 불리한 자기연구에 대해 위협함으로써 신변의 불안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본시리즈-1에 언급했듯이 솔선해서 Vioxx 자진회수라는 고도의 기업윤리를 발휘한데 대해 미디아의 찬사를 받은바 있는 Merck사도, 알고 보면 이러한 불미한 이면이 있었던 것이다.

 위의 여러 경우처럼 임상시험결과가 제약사와 연구자자신의 재정적 이해와 직결될 경우 객관적이고도 공정한 연구가 행해질 수 있는지? 그리고 '환자의 안전성'보장에 결손이 없는지? 하는 '이해저촉'(Conflict of Interest)의 영향이 문제되기 마련이다.

 여러모로 '이해저촉'되는 입장에서도 학계나 정부 FDA연구자는 공정무사 해야만 하고, 아무리 제약사의 연구비신세를 졌어도 그들의 Patent(특허)유지보다 Patient(환자)의 안전성위주로 '이해저촉'에 대처해 나갈 일이다.

 그리고 Conflict of Interest에 대한 가장 공정한 대처는 그러한 상황을 만들지 않는데 있다.

진통제 수난시대

 Merck사의 Vioxx철회로 시작해서 학계논문과 청문회여파로 여러 약품은 수난기를 겪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특히 관절염진통제가 그러하다.

 평소 화이자사서 "문제없다"고 변호하던 톱 약품 Celebrex은, FDA 연구결과 "다량사용은 높은 심장병위험도를 동반한다"고 발표한 날자(2004년 12월 17일)이후 매출이 급격히 떨어져, 표A에서 보듯 10월8일 진통제점유율 17.6%이었던 것이 연말엔 3.6%로 하락했다.

<표 A> 작년 10월이후 주요 진통제 점유율 하락 추세

 화이자사광고에서 Celebrex의 탁월한 진통효과만 강조하고 심장병에 대한 부작용설명을 않았음으로, FDA서 그들의 '부당한 광고'를 금지시킨 일도 판매저하의 이유가 되고 있다.

 같은 화이자의 Bextra처방점유율은 닥터G의 의회증언(11월 18일)에서 "Bextra에 대한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고, 더 연구해야한다"고 증언한 이래, 연말에 2.2%로 급락해버렸다(10/8/2004엔 15.8%).

<표 B> Crestor와 Meridia의 처방율 추이
 OTC에 속한 NSAID로서 인기진통약 Aleve(Naproxen)도 12월 20일 발표된 "Aleve사용자는 플라시보그룹보다 심장병과 뇌졸중위험도가 50% 더 높다"는 학계논문이 나온 이후, 매상점유율이 25%서 연말(10일후)에 14,4%로 하강했다.

 이렇듯 학계와 정부견해에 예민한 약품판매는 진통제만이 아니라 모든 약품에 마찬가지로 해당된다.

 G박사가 철회를 건의한 5가지약품(참조: 앞서 언급한 *주) 중에서, "Statin제 Crestor는 신장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그리고 "체중감소약제 Meridia는 그 이득도 있지만, 고혈압과 뇌졸중위험도 고려해야한다"는 증언이 있은 다음 얼마 안거서, 표 B에서보듯 각기그룹의 처방점유율 중에서 Crestor는 11.5% 그리고 Meridia는 10.6%로 떨어졌다.

아스피린시대재래

 40여년전 필자의 군의관시절 감기환자나 아픔을 호소하는 자에게 아스피린을 매일 투여했고, 당시 두통 치통 근육통 조직상해 가벼운 관절염 등 치료에 아스피린은 가장 애용되는 약이었다.

 현재 싸구려 약 아스피린은 120정(錠)의 소매가격이 7달러에 불과하지만, 많은 신약진통제출현이후에도 대다수 성인들이 심장병예방으로 매일 소량 복용하는 만고불변의 명약이다.

 더구나 최근 COX-2와 NSAID 등이 말썽 남에 따라 아스피린판매량이 15%나 늘어났다는 소식이며 현재 미국에서 매일 8천만정(80밀리언)이 소모되고. 그중 72%는 예방용(주로 심장병)으로 그리고 28%는 진통제로 사용되고 있다.

 아스피린의 역사는 기원전 400년에 소급하며, 당시 희랍의 히포크라테스는 여자의 출산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버들나무 잎으로 만든 차(茶)를 마시게 했다는 기록이 있다.

 1823년 이태리에서 버들나무의 추출물이 진통작용이 있음을 입증하고 이를 Salicin이라 명명했으니, 이것이 현재 아스피린의 천연물이다.

 그후 1897년 독일 바이엘회사의 연구가가 아스피린합성법을 개발해서 특허 받아 최초로 임상시험을 거쳐, 드디어 1899년에 아스피린판매가 개시됐다고 한다.

 1930년대에 바이엘사의 아스피린특허만료가 되고, 아스피린은 제네릭을 거쳐 싸구려 OTC가 되어있으나 여전히 세계적인 약품으로 지구상에서 매년 1조정(100 billion)을 소모하고 있다.

 많은 NSAID약이 OTC로 되어있으나, Aleve마저 심장병을 유발한다는 최신연구결과는 아스피린주가를 더욱 높여주고 있다.

 100년전 아스피린시대가 다시 올지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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