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추진비와 DTC광고비]

소비자에 직접광고…약제비 인상 귀결
거대 제약사 만성병 브랜드 제품이 주도
연구개발비보다 마케팅 비용 2배 지출

▲ 김일훈 박사
- 在美 내과 전문의
- 의사평론가
 세계선진국 가운데 미국과 뉴질랜드만이 DTC(직접소비자대상)약품광고를 허용하고 있다.

 이러한 광고를 위한 미국제약계의 지출은 1996년 이후 급격히 증가하여 2003년도 비용은 33억2천5백만 달러($3,325M·표 1 참조)에 이르렀다.

 이 금액 중 25종 거물급약품(*주)이 절반을 차지하고, DTC광고가 소비자의 약값을 올리는 요인의 하나라고 NIH(미국보건원)부속기관인 K연구단은 지적하고 있다.

 <*주 : 판매고가 높은 인기브랜드를 미디어서 blockbuster(대형폭탄)라는 별명으로 부른다.

 편리상 '거물급' 또는 '인기'브랜드 또는 약품이라 번역한다.

 그리고 이러한 인기브랜드 제약사를 본문에서 '대형제약사'라 적는다).

 1999년의 경우 전년에 비해 약값이 34%나 상승했으되, 오른 약은 주로 거물급(25종)이고 기타의 약은 5.1% 상승에 그쳤다.

 K기관의 분석에 의하면 처방약비용증가의 각 부분별 요인에서 DTC광고는 10%내지 25%이고, 나머지는 처방약 보험커버 인상, 고령인구증가, 고가의 신약출현 등이다.

<표 1> 미국의 연도별 총 약품추진비(1996-2003)

△총 추진비를 직업적 추진비(진한 색)와 DTC광고비(연한 색)로 분리했음.
금액단위는 $B(10억 달러)임.
 2003년도에 이미 250억 달러($25B)를 초과한 판매추진비(Promotional Spending. 참조 : 도표 1)는 다음 A, B, C, D 각 항목에 소요되는 금액의 총계이다:

 A. 견본약품의 소매가격 = Retail Value of Sampling.

 B. Detailing(*주).

 C. 직접소비자상대광고=DTC Advertising.

 D. 전문지광고=Professional Journal Advertising.

 <*주 : B의 Detailing은 제약사직원이 병원과 의사오피스에 찾아다니면서 약 광고하는 행위를 말한다.>

 도표 1은 연도별(1996∼2003) 총판매추진비와 DTC광고비를 분리대조한 표식이고, 2003년도 DTC광고비 33억2천5백만 달러($3,325M)는 2000년도의 24억6천7백만 달러($2,467M)보다 50%나 증가했음을 볼 수 있다.

<표 2> 연도별 약품추진비 4항목의 증가표(1996-2000)

△금액단위는 $M(1백만 달러)임.
 도표 2는 추진비용에서 위의 4개 항목(ABCD)별 비용의 연도별(1996∼2000)증가추세를 보여주며 2000년도비용은 맨 오른편에 적힌 금액이고, 항목별로 나타낸 액수 즉 A의 79억5천4백만 달러($7,954M), B의 48억3백만 달러($4,803M), C의 24억6천7백만 달러($2,467M), D의 4억8천4백만 달러($484M)로 총계 157억 8백만 달러($15,708M)이다.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광고는 장기간 약사용을 요하는 만성질환에 대한 약품, 이를테면 관절염, 우울증, 알레르기, 고지혈증, 천식, 당뇨병의 약 광고위주로 하고 있다.

 2000년도 DTC광고에 최고액 투자한 약품은 Vioxx, Prilosec, Claritin, Viagra, Celebrex, 등 모두 거물급약품이며(참조 : 표 3), 이것으로 보아 판매고와 DTC광고가 비례한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연방정부GAO(일반회계국)서 내린 결론은 광고를 많이 한 약일수록 그렇지 않은 약보다 훨씬 많이 사용된다고 하며, 제약사판매원에 의한 Detailing 효과도 커서 많은 경우 의사들은 환자가 원하는 약을 처방하는 경향이다.

<표 3> 처방약의 DTC 광고
투자순위(2000년도)

순위

Drug

1

Vioxx

2

Prilosec

3

Claritin

4

Paxil

5

Zocor

6

Viagra

7

Celebrex

8

Flonase

9

Allegra

10

Meridia

 그런데 표 3은 약품세계의 영고성쇠를 말해주니, 투자 제1순위 Vioxx는 근래 철회되어 영영 사라졌고 2002년도엔 2위 Prilosec와 3위 Claritin의 특권(특허)이 사라져 OTC로 격하되어 무명초신세가 됐기 때문이다.

 앞장에서도 언급했듯이 DTC비용의 급상승은 1997년의 FDA광고규제완화 때문이라고 보는 측이 많으나, 그 이전부터 상승추세를 나타낸 사실을 지적하며 그것이 유일한 이유가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최근에 FDA는 DTC 약광고에 관해 환자와 의사를 대상으로 조사하고 "환자에게 처방약정보를 제공하고 교육시키는 좋은 점이 있는 반면, 결점도 있다"고 결론지어, DTC광고에 비난만 가할 일이 아니라고 시사한바있다.

 250명 '1차 의사'와 250명의 전문분야의사에게 개업과 의사환자관계에 미치는 DTC광고의 역할에 대한 FDA 설문에서 41%는 '약에 대한 지식이 늘어남으로서 도움 준다'하고, 41%는 '광고로 말미암아 환자들의 약에 대한 지식을 혼동 시킨다'고 답했다.

 1차의사가 전문분야의사보다 광고를 더 달갑지 않게 평하고 있으며, 대부분 의사들은 "광고약품을 처방하는데 압력을 느낀다"고 고백하고 있다.

 제네릭을 값싸게 구할 수 있음에도 제약사서 값비싼 브랜드의 과다하고 잘못된 광고가 소비자를 오도하고 있다는 비난은 여전하고, 사실인즉 제네릭 가격은 평균 동일한 브랜드의 20∼30%에 불과하다.

 너무나 많은 비용을 R&D에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대형제약사는 알고 보면 그들의 약품마케팅추진비용이 R&D의 2배 이상이다(참조 : 10장의 도표 3).

 제약사직원의 부처별 평균비율은 마케팅 39%와 R&D 22%이다.

 그런데 1995년부터 2000년 사이 대형제약사서 마케팅직원채용은 59% 증가한 반면, R&D의 직원은 오히려 2% 감소됐다는 통계다.

 참고로 산업별로 전체판매수입 중 마케팅추진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은 담배회사 4%와 음료수업 7.6%인데 비해 제약업계는 14%로 단연코 가장 높다.

 '국민건강보호를 위해 DTC광고를 금하고 있는 유럽과 캐나다의 제약업계는 이러한 광고가 소비자 특히 환자에게 교육이 되고 약에 대한 정보를 넓히는 이득을 준다는 명분을 내세워, 그들 정부에게 미국처럼 약품광고규제를 완화하도록 요구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환자와 의사에 대한 DTC광고의 영향'에 대해 영국과 캐나다대학에서 합동으로 조사한 연구에 의하면, 대대적으로 광고되고 있는 약품처방을 환자가 요구할 때 이를 처방해주는 의사는 약 50%로 나타났다.

 그래서 처방의 공정성에 문제가 생기겠지만 환자요구가 수용되는 율이 높은 점으로 미루어보아, 규제완화를 함으로써 판매고를 높여 제약사가 성행할 것이라 전망했다.(BMJ. 2002. 2. 2).

 그런데 미국학계연구는 제약사의 과다광고에 대해 비판적인 사회여론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DTC광고가 의사와 환자관계에 기치는 영향에 대해 콜로라도대학의 연구조사에서 대다수 일반인과 의서들은 과다한 DTC광고에 비판적이라는 결과가 나왔다(Arch. Int. Med. 2004. 2. 23).

 약은 항상 '위험과 도움'을 동반하기 마련이고 문제가 있는 약이 있는 반면, 1만 종류가 넘는 대부분의 약들은 말썽 없이 안전하게 환자치료에 공헌하고 있다.

 과거 20년간 안전성이유로 철회된 약품은 전체 약의 4% 미달이라는 사실이 이를 입증해준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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