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은 생명과 직결 엄격한 안전성 우선
무한한 연구 투자로 최고 요구…가격제한 무리

▲ 김일훈 박사
- 在美 내과 전문의
- 의사평론가
 20세기첨단과학으로서 의약품개발은 불치병에 걸렸던 미국인 몇십만명의 생명을 구원하야 여생을 즐기게 하고 있으며, 몇백만명의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덜어줄 뿐 아니라 불구자를 면하게 하여 인생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백신은 가공할 전염병을 박멸시켰고, 사형선고나 다름없던 HIV감염환자도 Protease inhibitor 출현으로 치료연명가능하게 되었다.

 현대생활에 지친 많은 정서불안환자나 정신병자는 신비스런 신경정신약제로 해서 정상적이고도 생산적인 사회생활을 하고 있다.

 미국의 제1살인자 심장혈관질환도 최신심장약품덕분에 예방치료가 가능해졌고, 미국노인들은 심장병발작재발이라는 공포에서 해방되어 새로운 삶을 즐기고 있다.

 이렇듯 우리 건강에 기적을 가져다준 현대약품을 우리는 전적으로 신임해서 안심하고 복용하고 있으니, 그 까닭은 신약출현과정에서 방대한 자금을 투입해서 장시일에 걸쳐 임상연구와 철저한 검정과정을 통해 약의 '유효성과 안전성'이 보장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난번의 Vioxx 예처럼 일단 판매허가가 됐어도 추후 추적연구에서 조금이라도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의심이 있을 경우엔 꾸준한 의학계의 연구감시와 양심적인 제약사의 협조로 철회되고, 정부에서도 주저 없이 약품취소조치를 취한 실제사례를 미국인은 목격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호에는 의학계와 제약사의 역할이 지대하고, 궁극적으로 그 책임은 정부에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의약품은 사람에게 가장 고귀한 생명과 건강에 직접 관련되기 때문에 그 가치는 다른 상품과 차원을 달리하고, '유효성과 안전성'에 있어 최고품질만이 요구됨으로서 가격에 제한을 둘 수없다.

 즉 비용효과(cost-effectiveness)라는 경제용어는 약품에 관한한 적용되지 않으니, 국민이 엄청난 의약비용을 감당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국의료비는 1960년 270억 달러($27B)였던 것이 기하급수로 올라 2002년도엔 1조6천억 달러(1.6Trillion)로 GDP의 14.9%를 차지하고, 1인당 의료비 5,440 달러가 되었다.

 여태까지 의료비상승세가 GDP상승률보다 평균 2.2% 앞선 상태로 계속된다면 2012년도의 의료비는 3조1천억 달러($3.1T)가 될 전망이다.

 의료비 중에서도 처방약증가율이 가장 빨라(참조 : 3장의 도표 2), 2003년도에 2천1백64억 달러($216.4B)를 기록하고 있다.

 고령사회로 접어든 이즈음 '노년기건강'과 '삶의 질'이라는 용어가 빛을 내게 되었으며, 여기에 21세기인류의 공동재산으로서 '안전한 신약'개발이 현대제약업계의 '보편적 사명'이 되고 있다.

 신약(新藥)은 6∼20년(평균 10∼12년)이라는 긴 세월에 걸쳐 인간의 지혜를 총동원한 결과 세상에 나타나게 되고 1개 실험약품이 신약이 되기까지는 허다한 시험과 검정과정을 겪어야만 한다.

 이렇게 해서 세상에 선보이게 되는 신약개발에는 연구자와 의사들의 노력과 더불어, 많은 환자들의 이해와 협조참여가 불가결하다는 사실도 알아야 할 것이다.

 그러면 이러한 의약품이 새로이 발견되어 생산되고 판매되는 자초지종을 본 시리즈에서 논의해보고자 한다.

신약 후보약품 선정과 소프트웨어

 옛적 약품선정은 전통의약처럼 음식물과 물질사용의 경험을 바탕으로 해왔고, 근래 실험약품이 되는 후보신약선정은 엄중한 분석과 검토를 거친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해왔던 것이다.

 실험약품이 신약으로 승인되어 특허받기 까지는 6∼20년이라는 장기간에 걸쳐 수억 달러를 들여 철저한 연구와 임상시험과정을 거쳐야한다.

 이러한 과정을 겪은 실험약품 중에서 허가받는 신약은 1/3에 불과하다는 통계다.

 즉 성공한 신약출현의 이면에는 큰 금액의 손실(실패한 2개 약)과 시간낭비가 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손실과 실패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후보신약선정'이라는 첫 단계가 '시작이 전부'라 할 만큼 제약사의 사활에 관한 문제가 되며, 현대과학을 총동원해서 선정해야만 하는데도 과학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후보신약선정에 있어 옛날 같으면 점쟁이를 찾거나 고사를 지내거나 해서 계시를 받는 방법도 있겠으나, 현대적인 선정법은 오직 과학적이어야만 하고 과학에도 한계가 있는 것이다.

 신약개발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절약을 위한 방법으로, 컴퓨터만능시대에 즈음하여 21세기 점쟁이(컴퓨터소프트웨어제품)로 하여금 실험용 후보약품을 선정하려는 아이디아가 싹트고 있다.

 만일 이러한 제품이 성공하는 날에는 제약업계에 활력소가 되어 신약개발 사업에 혁신을 일으킬 것이 분명하다.

 이를 위해 미국의 TC 연구소는 첨단적인 '모의실험용 소프트웨어용구'(Simulating Software Tool)를 제조하려고 2백만 달러의 프로젝터를 세워, 3년 예정(2006년 9월까지)으로 완성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 소프트웨어는 후보신약내의 유기체와 생물체계에 내포된 분자량과 전자구조를 조사해내는 '양자역학'을 이용해서, 약의 생물학적 독물학적 영향을 정확히 예고함으로서 보다 확실한 약물선정을 하려는 착상이다.

 새로운 소프트웨어가 성공하면 많은 시간과 금액을 낭비하는 현실에서 벗어나게 되고, 신약개발이 가장 효과적으로 이루어지리라본다.

 전문가에 의하면 이러한 소프트웨어가 실현되는 날에는 후보신약의 분자내용에 대해 보다 정확하게 조기예언 함으로서 후보약품선정에 크게 기여할 뿐만 아니라 임상시험과정에서 실패율을 저하시키며, 시장출현시기를 2∼3년 앞당기고 연간 제약사의 연구비 및 개발비용 약 20억 달러를 절약하게 될 것이라는 추정이니 크게 기대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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