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가 주최하고 스미스클라인 비챰이 후원한 `불안장애와 우울증 치료-세로자트의 최신 임상지견'학술좌담회가 지난달 6일 인터콘티넨탈호텔 2층 로터스룸에서 개최됐다. 가톨릭의대 백인호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진행된 이날 좌담회에서는 불안장애와 우울증에 대한 전반적 개념과 치료방법, 그리고 세로자트의 임상적 최신지견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이날 참석자들은 “불안장애와 우울장애는 분리시켜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진단및 증상면에서 구분하기 어렵다”며 “치료시에는 이들 장애를 모두 치료할 수 있는 병행요법을 선택하고 특히, SSRI제제가 효과적면에서나 부작용에서 가장 유용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한편 이날 좌담회에는 ▲백인호교수(가톨릭의대·좌장) ▲이종범교수(영남의대) ▲정인과교수(고려의대) ▲조맹제교수(서울의대) ▲윤진상교수(전남의대) ▲오강섭교수(성균관의대) ▲김창윤교수(울산의대) ▲이웅사장(본사)이 참석했다. <편집자 註>

◆백인호교수(좌장):의학신문에서 주최하고 스미스클라인비챰에서 후원한 `불안장애 및 우울증에 대한 치료'학술좌담회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오늘의 좌담회는 불안장애와 우울증에 대한 증상과 진단, 그리고 약물요법 가운데 특히 항우울제의 하나인 세로자트에 관한 최신 임상지견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불안장애에 대한 전반적인 증상과 진단, 그리고 치료에 대해 이종범교수께서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종범교수:불안장애를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무척 어렵습니다. 걱정이나 불안때문에 오는 한 현상이기도 하고 또는 아무런 이유 없이 오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불안신경증, 우울신경증이라고 해서 `신경증'이라는 이름으로 진단내려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근래에 들어서는 장애라는 이름으로 진단 내려지고 있습니다.

불안장애에 대한 종류를 살펴보면 범불안장애와 사회적, 생물적 변수, 또 증상에 따라 공황장애, 공포 장애, 강박장애,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등으로 분류되어지고 있습니다.

불안장애의 원인에 대해, 과거에는 정신역동적인 해석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측면에서 뇌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특히 신경전달수용체에 대한 연구가 최근 많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과거의 정신역동적 접근부터 최근의 생물학적 접근까지 이르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보다 정확하고 과학적인 근거 하에 불안장애에 대한 분류가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신경해부학적, 신경화학적, 신경수용체 차원에서 정확한 상호간 차이점을 비교 분석해 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 가지 종류의 장애 가운데 특히 범불안장애에 대해서 말씀드리면 범불안장애는 불안장애의 기본이 될 수 있으며 두려움, 미래에 대한 막연한 공포 등이 그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그리고 생리학적인 현상이나 정서적인 현상, 행동학적인 증상 등을 나타낼 때 범불안장애라고 진단내릴 수 있습니다.

범불안장애와 다른 불안장애와의 차이점을 구분하기란 무척 어렵습니다.
생물학적 요소의 자율신경시스템의 증상으로 나타나는 심계항진이나, 손떨림, 행동상 안절부절한다든지 하는 증상이 보여질때 범불안장애로 진단을 내리게 되지만 실제적으로 다른 불안장애와 구분이 잘 안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범불안장애를 실제 임상에서 진단할 경우 다른 불안장애로 오진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러한 원인으로 제가 생각하기에는 생물학적 요소중에서 생화학적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신경전달물질과 수용체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초기에는 불안을 일으키는 전구물질로 norepinephrine(노르아드레날린)에 대한 연구가 이뤄졌었는데 요즘에는 serotonin(세로토닌)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한가지 신경전달물질이 관여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신경전달 물질이 관여함으로써 매우 복합적인 상황으로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저희는 임상의로서 불안장애에 대한 원인 규명차원보다는 환자에 대한 치료면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따라서 치료약제에 대해 간단히 거론해 본다면 70년대 부터 benzodiazepine을 항불안제로 쓰기 시작했는데, 항불안장애에 대한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것은 익히 다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약제를 장기적으로 복용했을 때 부작용이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이에 최근에는 장기 복용시 약물의존성이나 금단증상에 대한 각성이 현재 많이 이뤄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따라서 현재는 benzodiazepine약제보다는 선택적 세로토닌재흡수 억제제(SSRI: 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에 대한 연구가 더 많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논문에 따르면 SSRI가 benzodiazepine과 비교해 항불안효과가 떨어지지 않으면서도 benzodiazepine약물에서 볼 수 있는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는 장점이 있다고 합니다. 때문에 앞으로는 이러한 방향으로 치료제가 개발되고 연구되어 질 것으로 보입니다.

◆백인호교수(좌장):예, 감사합니다. 여기서 한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불안장애를 반응이냐, 질환이냐에 대한 논란도 일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거기에 대해서 이종범 교수께서 추가로 말씀해 주십시오.

◆이종범교수:결국 환자들이 호소하는 증상들이 대부분 불안에서 오는 반응들인데 이것에 대한 차이는 환자 자신에 있다고 봅니다. 객관적 증상보다 환자의 주관적인 증상에 대한 반응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의사들이 어떠한 기준에 따라 진단내리기 보다는 환자 자신이 이 증상으로 인해 사회생활에 문제가 있다고 인식할 경우 질환으로 진단을 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백인호교수(좌장):감사합니다. 제가 이러한 말씀을 드리는 것은 불안이라는 증상은 인간 누구나 가지고 있는 증상이기 때문에 드린 말씀입니다. 이에 더하여 불안장애로 환자 자신이 사회생활에 문제가 있다고 인식할 때 진단을 내린다고 하셨는데, 혹시 불안장애로 인한 환자의 삶의 질과 관련하여서 윤진상 교수께서 한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윤진상교수:인간의 삶의 질이란 매우 주관적인 개념입니다. 물질적인 풍요가 반드시 삶의 질의 향상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개인이 지각하는 삶의 질이란 주관적인 정서상태, 즉 불안이나 우울의 정도에 의해 좌우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병적인 정서상태에서는 그만큼 삶의 질이 저하되어짐을 의미합니다. 불안이란 인간이 살아가면서 경험하는 매우 정상적인 정서입니다. 적당한 불안이란 생존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러나 합당한 이유가 없으면서 불안의 정도가 과도하여 심리적 또는 신체적인 증상을 일으키고 심하면 일반적인 생활이나 직업적 행위까지도 지장을 초래할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병적인 상태로서 다양한 종류의 불안장애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불안장애를 단순히 심리적인 반응이라거나 또는 생물학적 근거를 가지고 있는 질환이라고 이분법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두 가지 측면을 통합하는 것이 더 합리적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80~90년대에 들어와서 불안장애에 대한 생물학적 연구가 급진전을 보였고 따라서 불안장애의 치료방법에서도 약물치료가 상당한 우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백인호교수(좌장):고맙습니다. 불안장애의 증상과 진단에 대한 이야기는 이 정도 하기로 하고 이제 치료적인 측면에서 정신치료와 약물치료로 나누어서 이에 대한 말씀을 하여 주십시오?

◆이종범교수:치료상의 약물치료는 제한점이 있다고 봅니다. 불안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보다는 불안으로 인해 발생한 증상들에 대해 치료하는 것이 현 약물치료의 현실인 것입니다. 치료에 있어서는 약물치료 외에 공황장애에서는 cognitive behavior therapy와 병행해서 치료하고, 공포증에는 행동치료법과 병행해서 치료하기도 하기 때문에 약물단독으로 치료효과를 보기보다는 병행요법을 선택해야 할 것입니다. 그 대신 환자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것은 결국 증상완화이기 때문에 이를 위해서는 약물요법이 가장 우
선되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릴 수 있습니다. 그 외에 개개인에 맞는 다른 치료법을 가미해가며 치료하는 것이 불안장애 치료시에 바람직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리=김미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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