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열린 대한약사회 이사회 자리에서 대한약사와 서울시약사회간의 갈등이 노골화됐다.

약사사회에서는 같은 회관을 쓰고 있는 양측에 대해 올 초 회장 선거이후 1층(서울시약)과 2층(대약)간에 갈등을 빚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었고, 특히 의약품관리료 체감제, 재고약 및 한약사 문제 등 현안이 산적해 있는 시점에서 이를 지켜본 이사들 사이에서 약사회의 앞날을 우려했다.

의협의 경우 신상진 집행부 구성이후 정치세력화를 공식 선언하고 300억원 규모의 자금확보에 나서고 있으나 약사회는 대약과 산하 거대지부간에 갈등을 노출시키고 있다는 점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발단은 이렇다. 전영구 서울시약회장은 이날 대약 이사회 전날인 30일 임총에서 협의된 '범약권쟁취투쟁위' 결성을 대약 차원에서 구성해 줄 것을 상정안건으로 건의했다. 그러나 한석원 대약회장은 “비상대책위원회가 대약에 존재하고 있는데 이는 '옥상의 옥'에 불과하다”며, 이를 묵살해 버렸다.

그는 특히 “일방적으로 추진해 놓고 따라와 달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것”이라며 “지부정책 다르고 대약정책이 달라서 어떻게 해나겠냐”고 말해 서울시약이 예정에도 없던 임총을 이틀만에 이사회 전날 소집하여 또 다른 위원회를 구성키로 했다는 것에 불쾌함을 감추지 않았다.

한 회장은 또한 김홍 고양시분회장이 전영구 회장의 안건에 존중해야 한다는 발언을 하자 “약국을 분업예외지역에서 하고 있는 사람이 일선회원을 선동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에 최병호 경기도약사회장이 “아량을 갖고 받아줘야 한다”고 지적했고, 부산의 한 이사는 “앞으로 1년이 중요한데 1·2층간의 알력을 보여서는 안된다”며 화합을 강조, 이사들로부터 박수를 받기도 했다.

전영구 서울회장은 이에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하고 “견해가 다를 수 있으나 갈등은 없으며, 서울시약 임총은 순수했던 만큼 인신공격은 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또한 한석원 회장도 언성을 높인 것에 대해 사과해 이날 이사회에서는 일단 큰 충돌 없이 넘어갔으나 1·2층간의 갈등은 여전히 씻기지 않아 앞으로 본격 거론될 선택분업에 약사회가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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