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파고속 회원 단합·지원 큰 소득'

정부 성과주의 안돼, 제약사도 윤리경영 노력해야

"지난해 '삼각파고'라고 표현되는 복합적 위기국면에서 회원 제약사들이 회사의 이해득실을 따지기에 앞서 산업의 생존이 우선이라는 생각아래 물심양면으로 협회를 지원, 협회는 그 어느 때보다도 선명하고 통일된 목소리를 갖고 위기에 대응할 수 있었습니다. 전폭적인 지지와 애정이 올해에도 계속되기를 기대합니다".

구랍 27일 본지 기자와 만난 제약협회 김정수 회장(사진)은 제약업계의 지난 한해를 '삼각파고'가 휘몰아쳤던 '치난했던 한해'로 회고하면서도 위기국면을 유연하게 관리하면서 얻게 된 자심감과 더불어 회원사들의 협회에 대한 전폭적 지지를 큰 소득으로 꼽았다.

그리고 이같은 회원들의 성원이 계속되는 한 어떠한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정수 회장은 "협회가 지금 정부의 포지티브 제도 등 약제비 절감정책, 그리고 미국의 무리한 FTA 협상조건 등을 상대로 힘겨운 대응을 하고 있지만 회원사들이 협회를 중심으로 의연하게 대처, 악조건 속에서도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정수 회장은 그러나 정부의 약제비 적정화방안에 대해선 할 말이 많고 법적대응 입장도 단호하다. 김 회장은 "국민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산업의 미래를 좌우할 중대한 문제를 국회의 동의절차도 거치지 않고 보험재정 안정이나 성과주의에 연연하여 추진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정부 스스로 반문해 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약제비 절감 방안이란 게 한마디로 말하면 약을 선택하는 것도, 선택한 약의 값을 정하는 것도 모두 정부가 하겠다는 것이고 이는 정부가 시장기능을 대행하겠다는 얘기라는 것.

그는 "법률 대응을 통해 정부의 약제비 절감정책이 위법적 요소를 갖고 있고 절차상에도 하자가 있음을 밝혀낼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또다른 제약업계의 첨예한 현안인 한미FTA 협상과 관련, 김정수 회장은 의약품분야가 미국과 우리 정부간 타협의 희생양이 될지 모른다며 경계의 끊을 놓지 않고 있다.

김 회장은 "의약품은 미국의 4대 주력 협상분야 중 하나이고, 우리 입장에서는 산업의 존폐를 가름하는 문제여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고 말하고 "우리가 바라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미국의 지식재산권 강화 요구를 최대한 방어하고 국내 제네릭 시장을 지켜내면서 반대로 미국이라는 거대시장으로의 진출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만약 약제비 절감정책과 관련한 미국의 세부 요구 조건을 들어주면서 특허 보호기간 연장 요구까지 수용한다면 이는 곧 국내 제약회사들에게 문 닫으라고 얘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특히 무역구제와 같은 이익을 얻기 위해 의약품이 희생되는 최악의 상황만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약기업 스스로 다시 태어난다는 각오로 윤리경영을 정착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의 룰을 확립해야만 합니다. 그래야만 국민의 신뢰와 존경을 받을 있습니다. 물론 정부의 지원과 의료계의 동참을 이끌어내야 할 것입니다."

제약계도 변화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주문한 김정수 회장은 올해 협회 중점사업을 2010년 매출 15조, R&D투자 9%, 고용 1만명 창출을 목표로 정책제도, 경영지원, R&D 및 인프라구축 등 3대 부문의 정책과제를 개발해 나갈 계획을 밝혔다.

이를 통해 더 많은 국내 제약기업이 역동적으로 세계시장에 진출하여 글로벌기업들과 경쟁해 나갈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는 설명이다. "세계는 지금 두개의 현안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데 그 하나는 사람을 죽이는 신무기 개발이고 나머지 하나는 사람을 살리는 신약개발입니다.

"개인적으론 정치에서 떠난후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제약산업에 몸담으며 제약 육성의 홍보대사로서 국내 제약산업의 경쟁력 향상에 일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낌니다."

약사 출신 5선 국회의원으로 여당 사무총장 등 요직에 복지부의 전신인 보사부 장관까지 역임하고 제약협회 회장으로 취임해 오늘에 이른 김정수 회장은 내년 임기만료에 따른 회장연임 의지를 묻는 질문에 "회원들의 뜻에 따르겠다"는 모범답안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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