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범 알고도 정부서 검사안해 문제 키워

한나라당 고경화 의원 의혹 제기

정부가 지난 6월 대규모 학교집단 식중독 사고의 감염원을 알면서도 '밝혀지지 않았다'고 발표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고경화 의원(한나라당)은 "보건 당국이 발표 전 이미 노로바이러스의 감염원을 A식품업체의 '중국산 깻잎'으로 결론지었던 것을 확인했다"며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고 의원이 공개한 질병관리본부의 자료에 따르면 식중독이 발생한 32개 급식소에 모두 공통적으로 문제의 '중국산 깻잎'이 공급됐다.

특히 식중독이 발생한 모든 급식소에서 중국산 깻잎을 섭취한 후 2일 이내 설사가 발생했고, 식단 조사에 응한 18개 학교 모두 공통적으로 납품된 식품은 문제의 중국산 깻잎밖에 없어 누구라도 이 깻잎을 식중독의 주범으로 지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정부는 이를 공개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식품에서 노로바이러스를 검출하는 방법이 공식적으로 확립돼 있지 않다는 이유로 검사조차 시도하지 않다가 전문가들의 지적이 잇따르자 사고 40일(7월 31일)만에 검사에 착수했다.

게다가 검사에는 사고가 발생한 지 22일이나 지난 해당업체의 깻잎이 사용돼 검사 결과에 대한 신뢰성도 문제가 되고 있다. 사고 발생으로부터 제품 수거까지 22일이 지체돼 엉뚱한 시료를 수거했다는 것.

또한 이 정도 기간이면 식중독균이 들어있는 깻잎이 시중에 유통될 수 있어 정부의 뒤늦은 대처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이밖에도 고경화 의원은 "중국산 깻잎이 감염원이라면 중국 현지의 지하수가 감염원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현지 조사가 원인 규명에 필수적이었다"며 "현지 실사를 실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보건당국에 문의해도 절차가 복잡하다는 등의 이유로 얼버무리고 있다"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고경화 의원의 의혹 제기에 대해 "고 의원이 입수한 자료는 공개되지 않은 자료가 아니라 역학조사 분석·정리과정에 있는 보고서였다. 추후 검사결과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아 '추정된다'고 발표했을 뿐이다"며 다소 불충분한 해명을 내놔 추후 파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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