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핏하면 고소 으름장…자율능력있나 '의심'

16일 비공식 원로모임 조정결과 주목

의사협회의 이원보 감사가 장동익 회장을 명예훼손으로 사직당국에 고발하면서 우리 사회 최고의 지성인 집단인 의협이 과연 자율능력이 있는가라는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와함께 의협 집행부와 감사단이 감사연장을 둘러싸고 정관해석을 차이로 한 때 충돌하는 등 정관상 기구끼리 마찰을 정리할 권위있는 조정기구가 시급하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 감사는 소아과 개명 등 일련의 의협 현안에 대한 감사 진행도중인 지난 달 31일 장 회장이 기자간담회와 회원들에게 보낸 서신을 통해 집행부 동의없이 감사자료를 외부로 유출하고 폐기물대책위원장 시절 숙박여비를 이중청구했다고 주장,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검찰에 고소했다.

이에 앞서 전공의와의 회식사건, 즉 요정회동과 관련해 의협의 모 상임이사는 요정회동설을 주장한 일부 전공의를 허위사실 유포로 고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의협계가 걸핏하면 고발·고소하는 사태로 번지면서 과연 의료계가 자정능력이 있는냐 회의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전직 장관출신의 의료계 원로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고소고발은 예기치 않은 사태로 비화되가 마련"이라고 말하고 "의협 내부일이 언제부터 법정에서 가리게 됐느냐"고 반문했다.

전국시도의사회장단도 지난달 열린 회의에서 전공의들의 장 회장 고발 운운 등을 겨냥, '감사결과가 나올때까지 경거망동 하지 말 것" 등을 경고하기도 했다.

문제는 의협 내부 문제가 자체적으로 조율되지 못하고 사직당국에 의해 재단되는 등 의료계가 구심점을 잃고 이해관계에 따라 원심 분해되고 있다는 데 있다.

소아과는 내과를 겨냥하고 전공의는 중진 의사를 비난하는 등 의료계가 무질서의 혼돈상태로 빠져들고 있는 형국이다.

의료계 내홍은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하는 장동익 집행부의 미숙한 업무집행 능력에 기인한바가 크지만 의협 정관기구간 충돌을 조정할 권위있는 기구가 없는 점도 한가지 이유로 꼽힌다.

지난달 중순 1차감사 후 감사연장을 놓고 집행부는 정관을 들어 감사단이 협의체이기때문에 수석감사를 통해야만 감사연장을 유효하다고 해석한 반면 특정 감사는 '감사는 독립체'라는 논리로 적법성을 주장했다.

내부문제가 고발사태로 비화, 의협의 자율능력에 대한 실망이 커지면서 의협내 조정기구 설치나 원로·중진회의의 권위 회복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와중에 전직 회장·의장 등 말그대로 의협 원로들이 의협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오는 16일 비공식간담회를 갖기로 해 어떤 조정안을 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원로모임이 낸 조정내용이 이해당사자들을 설득할지 아니면 실패할지는 시간이 지나면 알겠지만 성공한다면 의협이 자율능력을 회복하는 청신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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