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학계서 첫 규명…만성 염증성 질환치료 전략제시

美 면역학회지 소개…새 치료기술 개발 청신호

'칼시뉴린(calcineurin)'이라는 세포 내 신호전달 단백질이 류마티스 관절염을 일으키는 주요한 원인 중 하나라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학계 최초로 제시됐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대표적인 면역질환으로 관절조직(활막)이 종양과 같이 성장하면서 비정상적으로 흥분하는 특징을 가지는데, 이 과정에서 '칼시뉴린'이라는 단백질이 류마티스 관절염에서 면역계 이상을 일으키는 핵심적 역할을 하는 물질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

과학기술부가 지원하는 시스템바이오다이나믹스 국가핵심연구센터 김완욱 교수팀(가톨릭의대, 성빈센트 병원)은 성모병원 조철수 교수와 공동으로 '칼시뉴린'이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관절세포(활막세포)에서 증가돼 만성 염증을 유발하고 관절을 파괴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규명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러한 칼시뉴린의 증가는 세포내 칼슘의 증가와 밀접히 연관되며, 특히 류마티스 관절염과 같은 만성 염증성 질환이 칼슘(calcium)의 비정상적인 흥분과 관련된다는 사실이 규명된 것은 학계에선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규명과 함께 연구팀은 칼시뉴린을 억제하는 실험을 통해 관절세포의 비정상적인 흥분이 교정되고, 동물(생쥐)에서 관절염 발생이 현저히 감소된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특히 김 교수팀은 생체 내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칼시뉴린 억제단백질인 캐빈(Cabin) 유전자를 관절염 치료에 도입할 경우 부작용 없이 관절염만을 강력히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새로운 가설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올 8월 면역학 분야 권위 있는 학술지인 미국 면역학회지(Journal of Immunology)에 공개됐으며, 이 달의 주목할 만한 첫 번째 이슈로 선정되기도 했다.

과기부 기초연구지원과 관계자는 "이번 연구결과는 류마티스 관절염을 포함해 만성 염증성 장 질환, 1형 당뇨병, 면역성 폐렴, 포도막염, 장기이식거부반응 등과 같은 다양한 면역질환의 치료에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칼시뉴린(calcineurin)= 세포의 활성을 책임지는 세포 내 신호전달 물질(signal molecule) 중 하나. 칼슘의 자극에 의해 흥분되며 면역세포, 특히 림프구의 활성에 결정적이나 아직까지 류마티스 관절세포에서 그 역할은 알려져 있지 않음.

◇캐빈-1(cabin-1)= 칼시뉴린의 활성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는 세포 내 단백질임. 염증반응을 억제하며 강력한 항산화(anti-oxidant) 작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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