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키 유전자 연구 통한 치료제 개발 적극 추진

암 정복을 위한 각 국의 연구가 지속되는 가운데 유전자를 통한 치료제 개발과 더불어 암 환자진료를 위한 의료진의 협진체계가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美 암학회(AACR) 주최의 '국제학술대회 서울 2001'을 위해 지난 10일 방한한 미국암학회 홍완기 회장(美 M.D 앤더슨 종양내과 책임교수)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최신 암 연구 동향을 이같이 언급하고 “진정한 의미의 암 치료는 암 완치보다는 성장중인 인간의 암 발생을 방지하고 control(조절)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홍 회장은 “현재 미국은 암 발생의 키(key) 유전자 연구를 통한 치료제 개발과 고위험군 연구에 의한 타켓 신약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최근 시판중인 백혈병치료제인 글리벡도 이같은 분자생물학적 연구의 결실”이라고 말했다.

홍 회장은 또 “암 발생은 바이러스와 더불어 화학물질 변이 등 다양한 원인에 기인하기 때문에 치료백신을 만든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며 치료제 개발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그러나 암세포 성장과 관련된 세포내 신호전달체계를 차단하고 암세포 전이를 막는 유전자 연구를 지속한다면 정복가능한 암이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홍 회장은 “M.D 앤더슨병원의 경우 주치의가 암 환자치료 방향을 단독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스탭과의 논의를 통해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선택한다”고 협진체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420병상인 M.D 앤더슨에서 나와 같이 일하는 스탭이 250명이며 전체연구진은 12,000명에 달한다”고 설명해 국내 암 연구 산실인 국립암센터의 700여명(행정직 포함) 정원과 확연한 차이를 나타났다.

이와 함께 홍 회장은 “한국의 경우 의사들과 관련 학회의 노력으로 임상적인 면에서는 미국의 수준과 대등하나 암 관련 기초학문 연구가 많이 부족한 상태”라며 국가 정책적 지원의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미국에서 개발된 신약이나 새로운 진단법 등이 여러 가지 복잡한 법률적인 절차의 복잡성으로 인해 국내에 바로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에 대두되고 있는 대체의학과 관련, 홍 회장은 “미국 의료진은 암 치료를 위해서 모든 가능한 방법을 연구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전제하고 “다만 대체의학들이 과학적으로 입증될 때까지는 환자들에게 비용을 부과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미국암학회 홍완기 회장은 1942년생으로 연세의대(67년) 졸업 후 도미하며 텍사스의대 M.D 앤더슨 두경부암·폐암 분야 교수로 재직하면서 96년 외국인 최초 美암학회 회장에 선출됐고 올해 4월에는 M.D 앤더슨 암 종양내과 총책임자로 임명됐다.

한편 'AACR 국제학술대회 서울 2001'은 세계 암 권위자 30여명이 초청연자로 대거 참가한 가운데 지난 10일부터 오는 14일까지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국내·외 암 연구 의료진과 관련인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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