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부인암 로봇수술 권위자 'Warner K Huh' 교수 한국서 수술시연

국내 로봇수술 시행 산부인과 전문의 소모임인 ‘DaTalk’의 제3회 심포지엄이 지난 13일 서울성모병원에서 개최됐다.

▲ 알라바마대학교 의과대학 산부인과 Warner K Huh 교수

로봇수술을 시행하는 국내 산부인과 전문의들의 술기 공유를 목적으로 하는 SNS그룹 메신저 카카오톡에서 시작된 다빈치토크를 뜻하는 이날 모임에 특별초청을 받은 알라바마대학교 의과대학 산부인과 Warner K Huh 교수(위너 허, 부인종양학)는 ‘부인과암에서의 로봇 수술’을 주제로 발표하고 ‘다빈치 Xi를 이용한 근치적 자궁절제술’을 직접 시연해 큰 관심을 모았다.

자궁내막암·난소암·자궁경부암 등 부인암 수술의 세계적인 대가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다빈치 로봇수술기를 이용한 암 수술을 지금까지 1,500차례 이상 시행한바 있는 워너 허 교수는 심포지엄에 앞서 일간보사·의학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산부인과 로봇수술 분야의 성장을 확신하며 현재와 미래에 대해 소개했다.

먼저 워너 허 교수는 비뇨기과에 못지않은 산부인과 영역에서의 로봇수술에 활약상을 알렸다. 이미 성장세에서는 앞지르고 있는 상황으로 특히 로봇수술이 환자들에게 어떤 이점을 가져다주는지 생각해 봤을 때, 술기 면에서 세계적으로 최고 수준에 도달한 한국 외과의들이 로봇수술을 활용하게 되면 당연히 환자들에게 더 많은 이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최소침습으로 변화, 산부인과가 로봇수술 찾는 이유’

과거 주로 개복으로 이루어지던 산부인과 수술은 이제 다빈치 로봇수술 등 최소침습수술 방법의 발전으로 1cm도 안 되는 절개부위 몇 개 또는 하나만으로도 수술이 가능해져, 흉터와 회복에 대한 부담은 줄이면서 기능은 최대한 보존해 환자 만족도를 제공하고 있다.

로봇수술은 기존의 최소침습수술인 복강경수술에 비해 수술 기구의 움직임이 더 자유롭고 기구의 조작이 직관적이며, 넓고 선명한 시야의 확보가 가능해 미세한 조직의 수술과 까다로운 봉합에 유리한데 이러한 강점을 토대로 정상 조직의 보존과 미용적 효과가 중요한 산부인과 영역에서 시행 건수가 크게 늘고 있다.

그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로봇 수술 초창기에는 비뇨기과 분야의 활용에 상당히 많은 관심이 치중되어 있었다”며 “본래 개복수술로 시행되던 근치적 전립선 절제술 등은 로봇수술이 활용되면서 최소침습의 방향으로 변화됐고, 수술법에 있어 많은 발전을 이루어 왔는데 그 이후로 산부인과에서도 비뇨기과 못지않게 로봇수술을 많이 채택해 오고 있다”고 밝혔다.

최소침습이라는 날개를 달고 거침없는 성과를 내고 있었던 것. 다만 한국과 미국의 차이를 지적하며 “미국은 애초에 산부인과 수술에서 복강경 등 최소침습수술을 시행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는데, 대다수가 개복수술로 이뤄지다가 로봇수술의 적용이 가능해지면서 전반적인 수술 방향이 최소침습수술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개복과 복강경 및 로봇수술을 모두 많이 진행해 본 외과의로서 장점을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워너 허 교수는 “로봇수술은 외과의들이 수술 자체를 훨씬 원활하고 쉽게 시행할 수 있도록 도울 뿐 아니라, 환자들의 수술 경과를 더욱 좋게 개선시킨다”며 “과거 복강경만으로는 어려웠던 수술들도 로봇수술을 활용해 가능한 부분이 있는데, 이런 맥락에서 봤을 때 최소침습수술 분야의 우수한 외과의들을 양성해 나가는 관점에서 로봇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미래 로봇수술의 키워드 ‘소형화·융합’


이어 싱글사이트 수술을 비롯한 기존 최소침습의 패러다임을 넘어설 새로운 로봇수술의 시대를 예고하기도 했다. 크게 △소형화 △융합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워너 허 교수는 “앞으로는 싱글사이트 로봇수술용 도구를 더 작게 제작해서 포트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벽돌만한 핸드폰을 사용하다가 현재는 훨씬 작아진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것과 같은 일이 아닐까 싶다. 이처럼 훨씬 더 작은 도구로 절개창으로 들어가 수술을 하되 효과는 동일하게 얻는 것이 첫 변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로봇수술에 다른 테크놀로지가 융합되는 것도 주목해야 한다”며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영상 기술이다. 이미징 기술을 이용하면 형광 이미지로 혈액의 흐름 등을 관찰할 수 있고 병변이 전이된 림프절 등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러한 기술들이 로봇수술과 접목되면 과거보다 훨씬 더 정밀한 수술이 가능해질 것이다. 즉, 암세포는 완벽하게 제거하고 정상 조직의 손상은 최소화할 수 있는 수술들이 가능해진다”고 내다봤다.

인터뷰룰 마치며 워너 허 교수는 “추가적으로 인터넷 접속과 광대역 서비스 등이 훨씬 발전하면서 미국에 있는 외과의가 한국에서 이루어지는 수술을 보고 바로 참관을 하는 것이 가능해지고 있다”며 “오늘처럼 강연을 통해서 교류하는 것을 넘어 수술실 상황도 즉시 전 세계로 전송이 가능해지면서, 술기의 공유를 통해 환자들에게 더 나은 수술을 제공하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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