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임상시험 업그레이드 역할…신약출시 자식 키운 것 같아

“국내 임상시험의 질 향상을 통해 신약개발에 일조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업무에 임해요.”

국내 병원에서 임상시험이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임상시험관리약사 역할에 대해서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이에 의학신문일간보사는 서울대병원 장홍원 임상시험약무파트장(53·서울대 약대)을 만나 임상시험관리약사에 대해 들어봤다.

장홍원 약무파트장은 “겉으로 볼 때 임상시험관리약사의 역할이 단순히 연구자 처방에 따라 조제하는 수준으로만 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임상시험관리약사는 처방전 검토부터 조제, 의약품 관리 및 지식 전달 등 임상시험을 디자인 하는 역할”이라고 말했다.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의약품에 대해서는 관리약사가 책임을 져야하고 연구과정에서 의약품 처방에서 조제, 투약, 부작용까지 확인해 임상 연구에 대한 완성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는 것.

임상시험은 약이 출시되기 전 연구 과정이다 보니 라벨의 규정상 문제나 약품의 포장, 인수증 양식, 배송 방식 등 약의 미흡한 점을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의약품을 수동적으로 인수받기 보다 약품 전반에 관한 의견을 개진하고 이같은 활동으로 인해 약 출시 전 반영되는 계기가 되고 있다.

특히 장 파트장은 수년전부터 국내 임상시험이 급속히 늘어나면서 다국적제약사를 비롯해 대형 제약사에서만 시작했던 임상시험이 이제는 중소제약사들까지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어 더욱더 임상시험관리약사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대병원은 현재 12명의 관리약사가 임상시험 약무파트에서 일하는 중이고 약사는 종양연구, 비종양 연구 각 6명씩 나눠 일하고 있다.

병원약사회가 임상시험 관리약사를 파악한 결과 신규 약사는 70여명, 경력 약사는 190여명 등 총 270여명의 약사가 활동중에 있다.

장 파트장이 임상시험관리약사 업무를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해외 연구자들이 임상시험 연구성과, 약국의 약 관리 프로토콜, 처방 검토 시스템 등을 직접 보고 듣고 놀라는 모습을 볼 때라고 밝혔다.

해외 연구자들은 자신들에 비해 국내 임상시험 수준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과정을 보고 놀라워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 병원, 나아가 국가의 이미지를 향상시키는 데 일조했다는 나름의 뿌듯함을 느낀다는 것.

이와 함께 최근 식약처로부터 한국병원약사회가 임상시험 교육 실시 기관으로 지정받으면서 국내 임상시험의 한단계 발전을 기대하고 있다.

한국병원약사회는 2005년 임상시험 연구약사 특수연구회 형식으로 임상시험 관리약사 교육을 시작한 이후 10년 이상 꾸준히 관련 약사들의 교육을 실시해 왔고 이번 교육 기관 지정으로 보다 질 높은 교욱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는 병원약학분과협의회 내 15개 분과 중 하나로 임상시험 분과위원회를 신설해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각 주제별 전문가 강의와 실습을 제공하고 전국 병원의 임상시험 관리약사 네트워크 구축을 도모해 왔다.

장 파트장은 “병원약사외 교육 기관 지정으로 국내 임상시험 질 향상, 나아가 신약개발에 일조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특히 임상시험 규정이 변경된 부분도 있고 지적, 점검 사항 등이 달라지고 까다로워지는 경향이 있어 이런 부분들을 계속 업데이트 해 교육하고 공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임상시험을 했던 의약품이 신약으로 출시돼 병원 약사심의위원회에 올라오고 처방되는 것을 보면 자식을 키운 것 같아 뿌듯하다”며 “관리약사를 비롯해 각 분야 관련자들의 역량강화, 윤리성 제고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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