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사이트 로봇수술 300례 돌파 1등 공신…‘환자 이상의 가치는 없다’

이대목동병원이 로봇수술의 원조인 미국에 이어 아시아 최초로 싱글사이트(단일공) 로봇수술 300례 돌파라는 기념비적 발자취를 남겼다, 국내를 넘어 세계 로봇수술 분야의 강자로 우뚝 서기 위해 오늘도 쉼 없이 달리며 눈부신 성과를 이뤄내고 있는 중이다.

이번 300례 돌파의 1등 공신인 문혜성 이대목동병원 로봇수술센터장(산부인과)은 최근 일간보사·의학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방금도 3번의 싱글사이트 로봇수술을 마쳤다”며 “다른 병원에 비해 싱글사이트를 할 수 있는 다빈치Si의 도입은 뒤쳐졌었지만, 그런 상황에서 이룬 성과라 더 의미가 있다. 꾸준히 준비했던 노력들과 맞물리면서 날개를 달게 됐다”고 활짝 웃었다.

▲ 문혜성 이대목동병원 로봇수술센터장
문혜성 센터장이 이끄는 이대목동병원 로봇수술센터는 지난 19개월 동안 싱글사이트 로봇수술을 통해 간단한 종양 제거술부터 다발성 종양, 거대 종양 등 각종 종양 제거술과 골반장기탈출증 등 다양한 증상의 환자들을 성공적으로 수술해 왔다.

특히 문 센터장은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유럽 산부인과 로봇수술 연례 학회에 연자로 초청받아 강의를 하며 호평을 받기도 했다.

그는 “비뇨기과나 외과의 비해 산부인과 분야는 발전이 늦었지만, 싱글사이트의 경우 기존 방식의 비해 저렴한 재료대와 유착 방지 그리고 흉터가 없다는 점 및 빠른 회복시간 등 특장점이 있으며, 무엇보다 임신을 할 수 있는 건강한 자궁을 만들어 주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술기가 쉽지 않다는 점. 예를 들어 세팅 하나도 고도의 기술이 제대로 이뤄져야 수술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에 폭이 크다.

이를 반증하듯 이대(산부인과)·연세대(비뇨기과)·고대(외과)·중앙대(갑상선) 등 각 대학마다 일부 교수들이 활약하는 특정과만 강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사실 과 전체가 동반 발전을 해야 하는 것이 맞지만 일종의 기형적 상태로 성장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로봇의 발전과 함께 운용하는 사람의 노하우도 성장해야한다고 문 센터장은 밝혔다.

로봇과 혼연일체 단계에 이르기까지

▲ 싱글사이트 로봇수술 중인 문혜성 교수
300례 중 180례 이상의 수술을 담당하며 탁월한 성과를 내고 있는 문 센터장은 초음파를 신주단지 모시듯 하던 시대에서 복강경을 거쳐 선명한 고화질은 물론 3D 그리고 확대까지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지금의 로봇수술까지 오게 됐다고 지난날을 회상했다.

문 센터장은 봉합에서도 빠른 속도와 더불어 탁월한 응용력을 바탕으로 회사가 정해준 가이드라인을 초월한 술기들을 숱하게 개발해내며 그만에 노하우를 선보이고 있었다.

그는 “처음에는 떨리는 순간도 있었지만. 이제는 기계에 내린 명령으로 움직이는 기구의 움직임이 끝나기전에 다음 명령을 내릴 만큼 빠른 혼연일체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자부심을 나타내면서도 “출혈을 시키느냐 안시키느냐만 봐도 아는데, 이미 사방에 있는 모니터에서 간호사와 어시스턴트 마취과 교수도 다 안다. 노출이 다되서 감출수가 없다”고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았다.

또한 여전히 셀프러닝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었다.

문 센터장은 “결코 쉽지 않다 경험이 중요하고 기본 100여 케이스 이상은 해야 익숙해진다”며 “욕심내지 말고 천천히 그리고 노력하고 셀프러닝이 필요하다. 환자가 없더라도 감각이 떨어지지 않도록 2주에 최소 1회는 연습을 해야한다“고 전했다.

환자 치료 그 이상의 가치는 없다

싱글사이트의 경우 배꼽을 통해서 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지금도 그는 재왕절개 수술 자리와 맹장수술 상처자리를 활용하는 등 기구 들어가는 위치를 매번 바꾸는 것이 생활화가 되어 있다.

이유는 역시 환자 때문이었다. 문 센터장은 “편한 방법만 찾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상처를 덜 줄 수 있을가를 항상 염두에 둔다”며 “거기서 큰 보람을 느낌다. 앞으로도 여러 임상과가 어우러진 다학제 협진을 통해 환자에게 더 나은 의료를 제공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인터뷰를 마치며 앞으로 로봇수술이 발전해나갈 방향을 묻는 질문에 대해 “소형화와 접근성이 주를 이룰 것 같다”며 “인공지능의 성장 속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로봇수술도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지속적으로 수요가 늘어난다면 현재의 독점의 판도를 바꿀 경쟁 없체들도 다수 등장할 것 같고, 저렴한 가격에 편하고 효과적인 제품들이 연거푸 개발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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