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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치료의 역사 바꾼 표적치료제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안명주 교수

‘암’이 과거 ‘절망’의 영역에서 ‘극복’의 영역으로 넘어오고 있다. 과거 암에 걸리면 죽음을 맞을 수도 있다는 개념이 관리만 잘 하면 생존을 이어갈 수 있다는 개념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는 암 조기 검진과 함께 치료제들의 발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특히 예후가 좋지 않은 폐암 영역까지 이런 개념이 적용되고 있는데 이는 표적치료제의 등장과 함께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10년 이상 폐암의 치료 영역 발전을 지켜봐온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안명주 교수(사진)를 만나 폐암의 현재와 미래를 바라봤다.

“아직 암 사망률 중 폐암 사망률이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지난 10년 간 폐암 치료는 정말 많이 발전했다”며 “과거 화학항암요법으로 생존율이 10개월에 머물던 것이 표적치료제의 등장 이후 기본 24개월 이상 연장됐다” 안 교수는 폐암 치료 역사의 놀라운 발전상을 이렇게 평가했다.

안 교수는 이런 변화가 가능했던 것으로 표적치료제의 등장을 꼽았다.

“지난 2004년 EGFR이라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견되면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표적치료제가 등장했다”며 “이 돌연변이가 확인된 환자들에게는 표적치료제 사용으로 드라마틱한 치료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면역치료제까지 등장을 알리고 있다.

안 교수는 “최근 면역관문의 차단을 통해 항암 면역 요법을 활성화하여 항암효과를 보이는 면역치료제가 흑색종에서 좋은 결과를 보였다”며 “또한 ASCO(미국임상암학회)에서 발표된 비소세포폐암 임상연구 결과에서도 면역치료군이 기존의 항암치료군에 비해 생존율이 향상되었다는 보고가 나왔다”고 말했다.

임상의로서는 많은 약제의 출현이 반가우면서도 어떤 약제를 어떤 환자에 쓰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고민도 생긴다.

안 교수는 “많은 치료제가 출시되면서 임상의로서는 임상근거가 확실한 약을 선택하고 있다”며 “또한 한 번 쓰면 1년 이상 써야 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적고 환자가 약에 잘 순응할 수 있는지 등도 고려해 선택하고 있다”고 선택기준을 설명했다.

현재 EGFR 양성에 쓰이는 치료제로는 로슈의 타쎄바, 아스트라제네카의 이레사, 베링거인겔하임의 지오트립이 있다. 안 교수가 생각하는 이들 제품의 차이점은 뭘까.

안 교수는 “이레사는 우리나라에 가장 먼저 도입되어 임상의들에게 친숙한 약”이라며 “그 다음으로 들어 온 타쎄바는 이레사보다 효능은 조금 더 좋지만 대신 피부 발진과 같은 부작용이 조금 더 있다. 다만 이런 부작용은 바르는 약으로 조절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가장 늦게 출시된 지오트립에 대해서는 “타쎄바나 이레사에 비해서는 부작용이 있는 편”이라고 평가했다.

안 교수는 특히 타쎄바의 사용 경험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안 교수는 “타쎄바는 여러 임상 연구를 통해 반응율과 무진행 생존 기간의 향상을 증명했기에 믿고 쓸 수 있었다”며 “타쎄바는 용량이 다양하게 나와 환자 상태에 따라 용량조절이 가능하고 또한 EGFR 돌연변이가 없거나 흡연 환자에게도 기존 항암제보다 생존율의 향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즉 효능과 부작용면에서 EGFR 돌연변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가장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약제라는 것이다.

하지만 폐암 치료제는 계속 진화 중이다. 기존 표적치료제에도 내성이 발현되고 있기 때문이다. 제약사들은 이에 대한 대비도 하고 있다.

안 교수는 “EGFR 억제제를 사용해도 평균 10~12개월이 되면 대개 50~60% 환자에게서 또 다른 유전자 돌연변이가 생긴다”며 “이를 치료할 수 있는 신약을 현재 아스트라제네카, 한미 등에게 개발 중인데 이 신약으로 돌연변이가 생긴 환자 중 절반 정도가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치료제가 계속 개발된다는 것은 바꿔 말하면 아직 폐암은 정복되지 못한 영역이라는 것을 반증한다. 향후 치료제 개발은 계속될 것이라는 의미다.

안 교수는 “비록 일부에게만 반응하는 약제이지만 일단 반응을 하면 효과가 오래 가는 면역치료제의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른 암에 비해 아직 발전하고 있는 폐암은 변화도 많고 연구할 것도 많아 임상의로서는 흥미로운 영역”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모든 암 치료에 있어서는 다학제적인 치료법으로 접근해야 하며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교수는 “폐암 환자를 치료할 때는 혈액종양내과는 물론 호흡기내과, 영상진단, 병리학, 방사선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모여 최적의 치료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환자를 위해 부작용이 적으면서 생존율을 높이는 치료법으로 나아가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  ikson@bo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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