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검체검사·결과해석은 전문적 식견이 필수적

의료계는 한의사의 혈액검사기기 사용을 강력 반대하며 오히려 검체검사의 질관리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13일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혈액검사, 소변검사와 같은 환자의 검체검사 의료행위는 결과 해석을 위해 전문적인 식견이 필수적이고, 근거중심의학적인 객관적 입증이 선결돼야 한다며 이같은 입장을 정리했다.

두 단체는 혈액검사가 전문적 식견이 요구돼 의학과 기초부터 다른 한의학을 배운 한의사들은 수행할수 없다고 주장했다.

즉 진단검사의학은 환자 검체를 이용해 환자의 건강 및 질병상태에 관한 정보를 얻어 질병의 진단, 치료, 예방에 기여하는 의학의 진료과목으로써, 검체검사의 위험성은 검체 채취 과정보다는 거의 전적으로 검사결과 도출과정의 정확성과 검사결과 판독의 적절성에 기인한다는 특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런 검체검사 결과가 의학적 의사결정의 약 70%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검사결과 도출과 검사결과 판독에서의 오류가 환자에게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심대할 수밖에 없으며, 검체검사의 오남용은 국민건강에 위해를 끼치고 건강보험 재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변검사의 경우에는 여러 대사산물을 검사해 요로계의 이상뿐만 아니라 전신적인 내분비/대사 질환에 대한 정보를 얻어야 하므로 충분한 임상적 경험과 전문가적 식견이 요구되고 있다는게 두 단체의 설명이다.

한마디로 혈액검사나 소변검사 결과를 정확히 해석하고 검사결과를 진단과 치료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인체 및 생화학, 내분비, 면역 등 자연과학에 기초한 의학지식과 풍부한 임상 경험이 요구된다고 두 단체는 지적했다.

의협 등은 한의사가 혈액검사기기를 사용할수 없는 이유도 조목조목 제시했다.

우선 의학과 한의학은 그 기초와 원리가 다르고 인체와 질병을 보는 관점도 달라 진찰방법에 있어서 차이가 있으며, 혈액검사나 소변검사의 결과를 토대로 환자의 질환을 진단하거나 그 치료경과를 판단하는 것은 한방의 전통적 진단방법 및 진찰로 볼 수 없다는 점을 꼽았다.

또 의학은 해부학, 조직학, 생화학을 기초이론으로 하고 생화학, 내분비, 면역, 유전자, 방사선학적 소견 등의 평가가 특성인데 혈액검사나 소변검사는 전형적으로 의학에 기초를 둔 진단방법이라는 것.

또한 한의사 면허범위 내의 교육이 혈액검사와 소변검사 결과를 정확히 판독하고 해석하기 위한 능력과 경험을 충족한다는 근거가 없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론적 기초와 임상적 경험이 다른 한의사에게 혈액검사나 소변검사를 허용하는 것은 의학과 한의학을 구분하고 있는 현행 법체계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도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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