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안전 위험 초래-'보건의료 질 저하' 부작용 예상

의협 입장 지지 해석-의협, 정부당국에 경청 주문

세계의사회(WMA, 회장 Dr. Xavier Deau)가 우리나라 정부가 추진중인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허용에 대해 "보건의료 비용을 증가시키고 환자 안전에 위험을 초래한다"고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세계의사회 Dr. Xavier Deau 회장
WMA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에 의해 자행된 인체실험에 대한 반성과 재발 방지를 위해 1949년 의사들을 중심으로 설립된 단체로서, 현재 111개국 의사 중앙단체가 정회원으로 가입돼 있어 보건의료와 관련해 국제 사회에 영향력이 큰 단체다.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추무진)는 최근 세계의사회 Deau 회장과 이사회 Haikerwal 의장 명의로 발송된 서신문과 보도자료을 통해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 사용에 대해 상당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WMA 보도자료는 현지 시각으로 25일 배포됐고, WMA 홈페이지에도 게재가 됐다.

WMA는 추무진 회장에게 보낸 서신문에서 “오늘날 한국 국민들이 누리고 있는 수준 높은 양질의 진료, 안전하고 효율적인 진료가 과학과 의학적인 이유보다 상업적인 이유가 더 많이 작용한 제안들(보건의료 기요틴)로 위험에 내몰리게 됐다”고 평가헸다.

특히 “상업적인 목적이나 경쟁 촉진이라는 미명하에 추진된 근시안적인 보건의료 기준 완화(reduction of standards)는 질병률(morbidity)과 사망률(mortality)을 높이고 사람들이 받는 의료 서비스의 질을 저하시킬 것"이라며 "결국 이런 정책들로 인해 보건 의료가 상업화 될 뿐만 아니라 보건 의료의 질 저하로 한국인과 한국 정부가 장기적으로 부작용을 겪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WMA는 또 “보건의료 기요틴 정책이 불필요하거나 적절치 못한 고가의 기술 이용을 높이고 또 그 중 상당수는 잘못 판독될 우려가 있다”며 “고가의 기술이 적절치 못하게 활용될(잘못 해석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에 따르는 부상이나 고통 및 손상 사례도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추무진 의협회장은 WMA 서신과 관련 “우리나라의 의료서비스는 전세계가 인정하고 부러워하는 질적으로 높은 수준”이라며 “이런 탁월한 성과는 국민건강과 생명을 최고의 가치로 알고 전문분야에서 부단히 절차탁마 해 온 의사들의 노력 때문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추 회장은 “의료전문가가 국민건강과 안전에 위해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음에도,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등 보건의료 기요틴 정책을 강행하려는 우리 정부가 이번 WMA의 경고는 주의깊게 들어주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밝혔다.

이번 WMA의 의견 표명은 의협 입장을 지지한 것으로 해석된다.

의협은 WMA의 이번 경고가 한국 정부가 경제 관련 단체의 건의를 토대로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미명 하에, 한의학적 진료만 하도록 허가돼 있는 한의사들에게 현대 의료진단기기 사용을 허가하고 이런 행위에 대한 보험 적용을 확대하며, 문신사와 카이로프랙틱사를 합법화하려는 계획을 발표한 데 따른 것이라고 의협은 배경을 설명했다.

그간 의협은 정부의 보건의료 기요틴 추진과 관련 “의학과 한의학은 엄격히 구분돼 있으며, 학문적 바탕과 교육과정 등이 상이하다”며 “한의사에게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허가할 경우 의료체계의 근간을 무너뜨리고 불필요한 혼란과 갈등을 초래할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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