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간 신뢰구축…연평균 파업일수 32일→무파업 유지

87개 준정부기관 중 최대 규모

87개 준정부기관 중 최대 규모인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김종대, 임직원 1만2500여명) 노사는 지난 22일 저녁 7시 퇴직금, 복리후생비, 경영·인사 등 정부의 공공기관 방만경영 8개 분야 55개항 중에서 10개항을 포함한 단체협약(이하 단협)을 체결하고 조인식을 가졌다.

▲ 건보공단 답협 조인식
<김종대 건보공단 이사장(가운데), 유재길 전국사회보험노조 위원장(오른쪽), 성광 건보공단직장노조 위원장(왼쪽)>
23일 건보공단에 따르면 노사간에 체결한 단체협약서의 이행합의 사항은 '퇴직금 지급 특례의 퇴직금 가산지급 폐지', '고교학자금 지원의 공무원 자녀학자금수당 준수', '전보규칙 개정' 등 10개항이며, 절감액은 13억2000만원이다.

18일과 22일에 있었던 건보공단 양대 노조인 전국사회보험노조(위원장 유재길)와 건보공단직장노조(위원장 성광)의 단체협상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 결과, 찬성률이 각각 54%, 56%로 가결됐다.

이번 단협은 지난 3월 14일 노조의 단체협약 갱신 요구를 시작으로 7차례의 본교섭과 23차례의 실무교섭을 거치면서, 노조의 교섭결렬 선언(7월7일),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중지 결정(7월18일), 결렬에 따른 쟁의행위 투표 및 가결(7월31일), 9월 18일 총파업 결정(9월1일) 등 파국으로 치닫는 위기(첨부 2 참조)를 맞기도 했다.

특히, 국민연금공단에서 전환된 직원과의 차별임금해소, 부과체계 등 제도미비로 인한 폭력민원에 대한 예방대책, 치매 등 장기요양보험 사업 확대에 따른 인력충원 등 각종 현안과제 해결에 대해 노사 간 현격한 입장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노사는 교섭결렬 후에도 휴일은 물론, 새벽까지 협상을 이어가면서 이견을 좁히려 노력을 했으며, 양대 노조는 공단경영의 한 축으로서 건강보험제도의 지속가능성 제고 등 큰 틀에서 대승적 결정으로 단협을 체결하게 됐다.

이 같은 바탕에는 지난 3년간의 신뢰가 크게 작용했으며 경영자측은 '지속적인 현장방문 및 의견수렴과 개선', '현행 건보부과체계 개선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 '과거 관행에서 벗어난 시스템에 의한 공정한 승진인사 및 합리적인 전보배치' 등을 통해 신뢰를 구축해왔다.

신뢰구축의 결과는 파업일수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건보공단의 양대 노조는 공단이 출범한 2000년부터 2011년까지 노사 간 극한 대립으로 파업일수가 총 392일(연평균 32.7일)에 이르렀으나, 2012년에는 파업일수 1일, 2013년부터 현재까지는 무파업을 유지해 노사관계는 안정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욱이 올해 10월 1일자로 공단의 양대 노조가 통합해 조합원 수 1만여 명의 단일노조로 출범할 예정임에 따라, 현재의 노사 신뢰관계 구축은 향후 노사관계 안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김종대 공단 이사장은 단체협약 조인식에서 "공공기관 방만경영 개선과제를 포함한 단체협상 체결은 노사간 신뢰구축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노사문화를 창출한 것"이라며, "국민을 위한 공단으로 더욱 매진할 수 있게 됐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단체협상을 체결한 노조의 대승적 결정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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