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31% 인상된 89억 7,000만원 확정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28일 제53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의권수호와 국민건강권 증진을 골자로 하는 주요 사업 계획 등을 확정하고 “정부는 의사와 환자간의 신뢰를 파괴하는 선동을 중단하고 수진내역 통보 포상제, 획일적 진료지침의 강요 등 진료권 침해행위를 즉각 중단 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표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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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 의 문

대한의사협회 대의원들은 국가 미증유의 의료보험재정 파산상태를 맞아 추상적인 개혁의지에 휩쓸려 이 나라의 의료체계를 파탄으로 몰고 온 정부가 스스로의 책임은 도외시하고 이를 의료계의 탓으로만 매도하는 작금의 상황에 분노와 슬픔을 금치 못한다.

우리는 현 상황을 의사와 환자간의 신뢰를 근본적으로 파괴시키는 중대한 의권 침해의 국면으로 인식하고 있다. 비록 늦기는 하였으나 정부는 더 이상의 의사 죽이기를 중단하고, 이제부터라도 의료계와 합심하여 진정으로 국민의 건강과 행복을 위하는 의료 체계의 확립에 나서야 할 것이다.

우리 대한의사협회 대의원들은 국민의 건강권을 수호하고 국가 의료체계의 중대한 위기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하여 아래와 같이 결의하며 의협 집행부에 이의 강력한 추진을 위임하는 바이다.

- 아 래 -

1. 정부는 의사와 환자간의 신뢰를 파괴하는 모든 마녀사냥식 선동을 중단하고 수진내역통보 포상제, 획일적 진료지침의 강요 등 진료권 침해행위를 즉각 시정하라.

1. 정부는 저수가정책으로 일관하여온 기형적 의료보험 체계에 대하여 더 이상 미봉하려 하지 말고 근본적인 개선을 추진하라.

1. 정부는 준비되지 않은 의약분업의 실패와 이에 따라 초래된 국민의 피해에 대해 국민 앞에 솔직히 시인하고 미비점을 개선하라.

1. 정부는 향후 의료에 관한 정책 수립에 있어서 진솔하게 의료계와 모든 것을 직접 논의하고 그 시행에 신중을 기하라.

1. 언론은 구우일모에 불과한 일부 의료인의 비리를 선정적인 기사로 침소봉대하여 의사의 긍지와 국민의 신뢰감을 파괴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

1. 의협 집행부는 진정 국민 앞에 떳떳할 수 있도록 뼈를 깎는 강력한 자체 정화를 시행하고 의료계의 민주화와 개혁에 앞장서라.

1. 의협 집행부는 한계상황에 다다른 회원들의 자괴감과 분노를 충분히 인식하고 우리가 하나로 뭉쳐 나아갈 수 있도록 총력을 경주하라.
2001년 4월 28일
대한의사협회 대의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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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9시 힐튼호텔에서 열린 정기총회 1부 기념행사에는 박길수 대의원총회의장, 김재정 의협회장, 김원길 보건복지부장관, 전용원 국회보건복지위원장, 한격부^문태준^김재전^손춘호 의협명예회장, 권이혁^박양실 의협고문, 이태영 재일한인의사협회장 등 내외귀빈과 대의원 등 많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박길수 총회의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오늘 총회는 의협정관개정안을 포함해 의료계의 장래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자리인 만큼 대의원들이 끝까지 자리를 지켜서 심도있는 토론에 임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김재정 의협회장은 인사에서 “작금 의료계의 비상사태를 해결하고 강력한 의협 건설차원서 의협정관개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하고 특히 “강력한 의협 재건을 위해서는 새로운 지도자가 필요한 만큼 본인은 새로운 정관에 의한 선거에는 출마하지 않겠으며, 새회장이 선출될때까지 직무를 성실히 수행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혀 잔여임기 보장후 직선제 시행을 우회적으로 기대했다.

김원길 복지부장관은 치사에서 “지난해 의약분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의료계에 대해 고통을 안겨준데 대해 사과하며, 이제부터는 국민을 위한 올바른 의료정책 수립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의료계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특히 김장관은 “당면과제인 의보재정 안정을 위해 의료계가 적극 협조하고 내부적인 자율정화를 통해 자정의지를 보여 준다면 자율징계권을 위임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진행된 시상식에서는 국민건강 증진에 기여해온 김원배 서울고려의원장등 4명에게 복지부장관 표창이, 서울시의 및 의학회에는 모범지부 표창이 수여됐으며, 본사 안병정편집국장은 언론문화 창달에 기여한 공로로 녹십자언론문화상을 받았다. 또한 강문원 가톨릭의대교수는 동아의료저작상을, 송동근 한림의대교수는 의당학술상을, 그리고 김재정의협회장과 한광수서울시의 회장 등은 지난해 의권투쟁에 앞장서면서 구속되는등 값진 희생을 치른데 대한 공로로 의권수호 공로상이 수여됐다.

속개된 본회의에서는 제1토의 및 제2토의(의료정책 및 보험정책 등)위원회에서 상정된 의안은 원안대로 처리하고, 사업계획 및 예산안 심의에서는 의협과 의료개혁에 필요한 대책수립 및 건강보험 제도개선, 대국민 홍보강화, 회원 윤리의식 제고 등을 중점 추진하고, 효율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전년대비 30.9%가 인상 조정된 총 89억7,174만원의 새해예산안을 확정했다.
(분과토의 내용 9, 10, 11면 참조)

이와함께 `진료권 침해행위를 즉각 중단 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만장일치로 채택하고 `의보재정 파탄주범 정부는 각성 할 것'을 촉구하는 구호를 제창하면서 의권수호 차원서 범의료계의 결속력을 강화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 한편 이날 총회 장소에는 회의 벽두부터 `6월 직선 무산되면 의사협회 두쪽난다' `회장직선제 6월 실시는 의협민주적 강화의 첫 출발입니다'라는 의민추 및 전공의협의회의 현수막이 내걸려 눈길을 끌기도 했다.〈이상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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