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지성집단의 국내 상징적 제약기업에 대한 분풀이식 조치(?)

제약회사들에게 있어서 의사의 존재는 자신들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저승사자'에 비유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약 아니면 안된다'는 약 하나 가지지 못한 채 수십가지의 고만고만한 약들로 경쟁해야 하는 토종 제약 입장에서 의사들의 선택은 곧 자비이며 이런 의사들을 숭상하지 않을 수 없다.

평소에도 혹여 밉보일까봐 전전긍긍 하는 것이 우리나라 제약사들 이다. 오죽했으면 회사가 경영 어려움에 처해 사람을 줄여야 하는 막다른 상황에서도 마케팅 비용은 손대지 않는다는 것이 불문율로 전해질까?

관계가 이럴지 인데 의사들과 법적 문제를 다퉈야 하는 등 안 좋은 일로 꼬인 제약사들의 심정은 어떨까? 살아있으되 살아 있다고 보기 어려운 지경일 것이다.

내부자 고발로 증거가 분명한 데 감춘다고 수사기관이 못 찾을 것이고, 다 뒤짚어 쓰겠다고 한들 법이 엄연한데 자신들의 마음대로 될까?

의사들과 이같이 악연으로 얽힐 경우 해당 제약사들의 태도는 모두 한결 같다. '그저 날 죽여줍쇼' 하고 모든 처분을 의사들에게 맡기는 것이다. 왜 그들이라고 억울한 부분이 없고, 항변할 말이 없겠는가? 그럼에도 그런다.

그런데 최근 제약사 입장에서 의사들에게 본의아니게 불경을 저지르는 상황들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리베이트 문제로 불거지는 여러 상황들이다.

의사들 입장에서 기가 막힐 노릇이다. 그악스럽게 요구한 바 없는데 오히려 제약이 알아서 여러 방법을 찾아내 이건 괜찮다며 받아달라고 해 응한 것 뿐인데 자칫 병원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까지 몰리니 화가 안 날 수 없다.

그래서 자체 커뮤니티를 통해 특정제약에 화도 내고, 혼을 내야 한다며 의견을 모으기도 한다.

그런데 최근 동아제약 리베이트 1심판결과 관련, 의협은 동아제약에 대한 제재를 공식 천명하고 나섰다. 이 회사 제품에 대한 대체품목 처방 권고 등을 비롯 모든 사회적 관계 단절을 언급했다.

자체 커뮤니티에서의 화풀이성이 아닌 공식 기구의 공식 발표이다. 오죽했으면 의협이 그랬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과연 옳은 지에 대해선 선뜻 동의가 되지 않는다.

최고 지성집단의 국내 상징적 제약기업에 대한 분풀이식 조치라는 지적에 의협이 아니 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까? 슈퍼갑의 횡포로 해석될 우려는 없을까? 제약사들의 딱한 처지를 한번쯤 돌아봐 달라면 지나친 것일까?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어려운 경영에 리베이트 문제, 정부 약가인하 문제 등이 이어지며 제약 경영자들이 사업을 아얘 접고 싶다는 이야기를 버릇처럼 이야기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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