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전증 발생 위험인자로 밝혀져… 솔리리스, LDH 87% 감소시켜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이종욱 교수 인터뷰

“발작성야간혈색소뇨증(PNH) 환자의 주요 사망원인인 혈전증 발생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는 혈청 LDH(lactate dehydrogenase;젖산탈수소효소) 수치를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한국 PNH환자의 혈전증에 대한 위험인자와 관련된 임상적 변화와 징후’를 주제로 올해 4월 일본혈액학회지에 논문을 게재한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이종욱 교수<사진>는 PNH환자의 LDH수치와 혈전증의 관계가 치료법의 핵심임을 강조했다.

극희귀질환인 PNH는 비정상적인 조혈모세포에서 생성된 적혈구가 보체(면역 관여 단백질)와의 반응으로 인해 파괴(용혈)되면서 발생하는 질환인데, 용혈이 과도해짐에 따라 신체 여러 부위의 혈관에 유발되는 혈전증이 대표적인 사망의 원인이 된다.

이에 대해 그간 학계에서는 PNH 환자의 적혈구가 정상에 비해 약간 크다는 특징에 따라 PNH 과립구 클론 크기 또는 환자연령이 혈전증 발생과 관련돼 있을 것이라는 가설이 상식적 수준에서 있어왔으나, 이종욱 교수는 이번 연구의 데이터를 통해 LDH 수치가 혈전증과 관련돼 있음을 입증했다.

2009년 서울성모병원을 비롯해 국내 주요 9개 병원에 등록된 PNH 환자 301명으로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환자의 혈청 LDH 수치가 정상 상한치의 1.5배 이상일 경우 혈전증 발생이 7배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종욱 교수는 “국내 PNH 환자의 특성을 파악하고 환자의 생존율을 향상시키고자 연구를 시작했다”면서 “LDH 수치는 용혈의 수준을 나타내는 것으로, 이번 연구에서는 기존의 가설과 달리 LDH 수치가 혈전증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독립적 위험인자라는 것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현재 국내에서 쓰이는 PNH 치료제인 ‘솔리리스(에쿨리주맙)’는 다국가 임상연구를 통해 PNH 환자의 LDH 수치를 약 87%, 혈전증 발생률을 81.8% 감소시키는 것이 입증됐으며, 이를 통해 PNH 환자의 3년 내 생존율을 97.6%까지 확보했다.

이종욱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에서처럼 용혈로 인한 혈전을 제거하기 위해선 항응고제를 투여해야 하나, 근본적으로 혈전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혈청 LDH 수치를 낮추기 위한 요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용혈과 함께 흉통, 복통, 숨가쁨, 혈색소뇨와 같은 임상적 증상이 하나라도 동반될 경우 혈전증 발생 위험이 최대 19배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교수는 “혈관 내 용혈 증상으로 수축이 일어나면서 통증이 발생되는데, 해당 임상적 증상에서 LDH 수치가 높게 나타났다”며 “LDH 수치와 함께 임상적인 증상 발현 여부를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여러 부위서 혈전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진단이 늦는 경우가 상당하지만, 과거보다는 인지도가 높아졌다”면서 “앞으로도 국내 PNH 환자의 사망원인과 사망률 등 다양한 연구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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