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수학 1등급 인원 대비 의대 정원 많아 1등급 초과 사태 전망

[의학신문·일간보사=유은제 기자] 정부가 40개 의대 증원 배정 결과를 발표하면서 서울부터 지방권까지 의대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 대학은 현재 정원에서 360명이 증가했지만 상위 5개 대학 중 성균관대와 울산의대는 현재 정원 40명에서 120명으로 세 배가 늘어나면서 상위권 대학 재학생들의 반수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지방의 경우 수학 1등급 인원보다 의대 정원이 더 늘어나면서 지방 의대로 진학 경로를 변경하는 학생 수도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정부가 발표한 2025학년도 대학별 의대 2천 명 증원 배정 결과에 따르면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 5개 대학은 현 정원 209명에서 361명(172.7%) 증가한 570명이 확정됐다.

지방권은 27개 대학 2023명에서 1639명(81.0%) 증가한 3662명으로 전체 의대 정원 중 72.4%를 차지하며 이 중 의대 지역인재전형은 현재 1071명에서 2000명 대까지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종로학원은 “증원 규모상 의대 쏠림, 상위권 이공계 학생들의 의대 준비가 늘고 상위권 이공계 대학 재학생 중 반수를 고려하는 학생도 상당수 나타날 수 있는 규모”라고 평가했다.

한편 지방의 경우 수능 1등급 학생으로 의대 모집 정원을 채우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 내 수학 1등급 인원보다 의대 모집 정원이 더 많기 때문에 1등급이 아니어도 지방 의대에 진학할 수 있게 됐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강원지역의 수능 수학 1등급 추정 인원(고3 재학생)은 97명으로 2025년 의대 모집 정원이 432명으로 늘어나면서 의대 모집 정원 대비 1등급 학생 수는 0.2배에 불과하다.

호남지역의 경우 1등급 인원은 709명으로 현 정원 485명 시 정원 대비 1등급 학생 수는 1.5배였으나 700명으로 정원이 늘어나면서 정원 대비 1등급 학생 수는 1.0배로 줄었다. 충청지역은 1등급 인원 771명으로 현 정원 421명 시 정원 대비 1등급 학생 수는 1.8배였으나 970명으로 늘어나면 정원대비 1등급 학생 수는 0.8배로 줄었다.

수능 1등급 학생 수와 의대 모집 정원(지역별)/ 자료=종로학원
수능 1등급 학생 수와 의대 모집 정원(지역별)/ 자료=종로학원

종로학원 임성호 대표는 “지방권에서는 수능 1등급 학생으로 모집 정원을 채우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며 의대 모집 정원이 수학, 국어 1등급 학생을 초과하는 최초의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며 “점수의 변동 폭이 대학간, 지역간 격차가 크게 발생할 수 있고 이공계 일반학과 합격선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서울‧수도권의 경우 1등급 인원은 6227명으로 추정되며 현 정원 1035명 대비 1등급 학생 수는 6.1배였으나 2025년도 1396명으로 증원되면서 의대 정원 대비 1등급 학생 수는 4.5배로 수능 점수 기준으로 의대 합격 점수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서울‧수도권 학생은 수시에서 서울‧수도권에 집중하고 정시에 지방권 의대에 도전할 것으로 보이며 지방권 학생은 수시 지역인재전형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임성호 대표는 “서울‧수도권 학생은 수시에서 서울권에 집중해야 하고 정시에서 지방권으로 지원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며 “지방권 학생의 경우 정시는 서울‧수도권 학생들의 가세로 매우 어려운 구도가 예상되기 때문에 지방권 지역인재 수시전형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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