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출입기자단 주최 합동설명회 개최...“전 의사회원 아우를 수장 바로 나”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제42대 대한의사협회장 후보자들이 입을 모아 전공의들에 대한 신뢰 회복과 의료계 내부단합을 약속했다.
현재 정부의 의대증원에 대한 의료계 대응이 하나로 모아지지 않고 있으며, 특히 전공의들의 경우 사직서 제출 후 진료현장을 떠났으나 의협과 별개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의사협회 출입기자단은 지난 15일 의협회관에서 ‘차기 의협회장 선거 후보자 합동설명회’를 개최했다.
설명회에는 후보자 5인 가운데 박명하 후보(기호 1번), 주수호 후보(기호 2번), 박인숙 후보(기호 4번), 정운용 후보(기호 5번)가 참석했으며, 임현택 후보(기호 3번)의 경우 경찰 조사 일정으로 불참했다.
이날 각 후보들은 자신이 차기 의협회장으로 적임자라는 점을 강조하고, ‘전공의와의 신뢰 회복과 함께, 내부단합을 위한 방안’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우선 기호 1번 박명하 후보는 “현재 대한전공의협의회와 의협 비대위 간의 소통은 잘 이뤄지고 답합하는 모습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전공의, 학생들 모두 의협이나 서울시의사회 등 선배의사들의 도움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선배 의사들에 대한 의구심과 여러 현상이 겹쳐 분노하고 있지만, 전공의와 학생들을 제자와 후배로서 아끼고 지킨다는 선배 의사, 의대학장의 말을 듣고 많이 완화됐다”며 “만약 당선된다면 집행부의 젊은 의사 참여율을 늘리고, 젊은 의사 협의체를 활성화하겠다”고 했다.
기호 2번 주수호 후보는 “지난 2000년 의약분업 투쟁 당시 의쟁투와 중앙위에는 전공의와 전임의 등 모든 직역이 다 있었고, 조화롭게 이끌어나갔다”며 “지난 2020년 투쟁에선 전공의들의 의견과 배치되면서 집행부에 대한 신뢰가 깨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깨진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생각해 이번 비대위 회의 당시 강력히 주장해서 통과된 것이 우리가 중요한 행동을 시작하고 종료하는 시점을 투표로 결정하겠다는 것”이라며 “의협회장이나 투쟁체 대표는 전체 회원 의견을 수렴해 결정하고, 특히 젊은 의사들의 의견을 수렴해 실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기호 4번 박인숙 후보는 “4년 전에도, 올해도 의사 대표는 책임지지 않고 젊은 의사들을 방패막이로 사용했지만, 아직 신뢰가 끊어지지 않은 상태라고 생각한다”며 “외신 기자회견에도, 총궐기대회에도 젊은 의사들은 함께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젊은 의사들은 본인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채 선배 의사들이 사태를 마무리시키는 상황을 걱정하는데, 이번에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며 “만약 의협회장에 당선된다면 집행부 내에 젊은 의사들이 많이 있을 수 있도록 구조를 개혁하고, 젊은 의사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기호 5번 정운용 후보는 “현재 전공의들은 선배 세대와는 사고 방식도 행동 방식도 다르다는 것을 깊이 이해하고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전공의 특별법 이후 세대로, 노동시간을 더 길게 하는 식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의사가 더 늘어나야 한다는 조건을 앞으로 만들어나가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젊은 의사들이 가지고 있는 단점은 한국 사회의 차별과 불평등이 어떻게 국민의 건강에도 나타나고 수용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것으로, 이를 깊이 이해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노력을 기울여야한다”며 “젊은 의사들의 의협 회무 참여를 늘리고, 대의원회 내의 지분을 늘려 그들의 목소리를 적극 낼 수 있게 해야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각 후보들에게 제기되는 의혹과 해명을 1문 1답으로 정리해봤다.
Q1. 지난해 10월 임현택 후보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의협 집행부가 복지부와 의대정원 확대에 대해 이면합의를 했다고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이같은 의혹 제기가 의료계 내분을 조장하고, 협상에 차질을 빚어 악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있는데.
당시 임현택 후보가 이 자리에 정운용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에게 같이 기자회견 하자고했다. 나머지 두분 후보는 개별적으로 의견발표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의혹제기가 의료계 내분 조장하고 악영향 미쳤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인정할 수 없다.
저는 시도의사회장단 회의에서 처음 시작부터 반대했던 사람이다. 당시 집행부는 협의체가 필수의료와 전공의 처우 등 긴급하게 해야할 의료현안을 해결하기 위함이라고 했으나 9.4 의정합의로 인식해 의대증원, 원격의료 등 문제를 테이블에 올릴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결국 그렇게 됐다. 그렇기에 당시 임총을 요구했던 것이다. 새로운 9.4 의정합의에 따른 의정협의체를 요청했던 것이며, 새 구성원과 함께 난국을 타개해 나가려고 했던 것이다. 당시 올바른 판단을 했다고 본다.
Q1. ‘전장에서 이겨본 장수는 이기는 법을 안다’며 지난해 간호법·면허박탈법 저지 비상대책위원장 당시 간호법 저지를 주요 성과로 꼽고 있지만, 다른 후보에 비해 투쟁력이 약하고 제41대 회장과 스타일이 비슷하다는 평가도 있다. 전 집행부와 어떤 차별화를 둘 것인지, 회장에 당선될 경우 현재 정부와의 투쟁에서 이길 수 있는 차별화된 전략이 있다면.
간호법 비대위때 투쟁력 약해서 실패했다면 질책 감수하겠지만 성공했는데 왜 이런 질문이 있는지 모르겠다. 저는 성품 온화하고, 올바르다. 그리고 정직하다. 그렇지만 정의를 향한 또 불의에 저항하는 의식은 제일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지금 삭발했는데 그 어떤 코스프레나 퍼포먼스를 하지 않았다. 단지 새벽에 경찰조사를 받으러 가면서 결의를 가다듬기 위해 제 아내가 깍아줬다. 투쟁이 목적입니까. 성공이 목적입니까. 2000년 초반부터 의협회관에서 일주일 철야농성을 했다. 간호법 때는 4일간 단식과 65일동안 집가지 않고 철야농성했다. 외부에 투쟁성 보여주는 것보다 저를 가다듬고 성공위해 최선 다했다. 말로만 하는 투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성과내고 제가 회원들보다 먼저 희생하는 투쟁하겠다.
Q1. 그동안 의대정원 증원 반대 과정에서 ‘의사가 있어야 환자가 있다’거나, ‘정부는 감히 의사들을 이길 수 없다’ 등의 발언이 나와 논란이 일어났고, 비대위 언론 브리핑 때도 논란이 일으킬 발언이 있었다. 이로 인해 의대정원 증원과 의사 직역을 바라보는 국민적 시각은 괴리가 생기고 있는데, 회장에 당선될 경우 이를 어떻게 풀어나갈 예정인지.
우리 의사들이 아무리 홍보를 잘해도 현재 대한민국의 언론사들과 그 상황 속에서 의사들이 모든 국민들은 지지받을 수 있는 집단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홍보를 해야하고, 대국민 여론전을 해야한다. 의사가 홍보를 잘하면 의사표현이 될 것이다라는 그 허황된 꿈이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말을 했을 때는 조금 더 조심해서 말해야 된다는 부분에 동의한다. 이제 어느 정도 우리 의사들이 힘이 많이 모여줘서 의사들의 목소리를 언론이 듣기 시작하고 있다.
아직까지 양기로까지 가지는 않았는데 조금 지나면은 언론에서 의사들도 잘못했지만 의사들이 이렇게 하는 데 대한 정부의 잘못도 크다라는 이런 양비론적 시장이 나올 때까지는 우리 의사들이 힘을 더 뭉쳐서 우리 의사들의 목소리를 좀 더 강하게 할 필요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빌미를 줄 수 있는 단어 사용이라든지 잘못된 어휘 선택 같은 것들은 저도 좀 더 자제하도록 노력하겠다. 의사회원들도 인터넷상에서 글을 쓸 때 국민들로부터 반감될 수 있는 단어 선택을 자제해달라.
Q2. ▲요양기관 강제지정제 폐지 ▲심평원 심사제도 개선 ▲의사노조 설립을 통한 파업권과 단체교섭권 쟁치 ▲수가 정상화 및 수가 결정구조 개선 등 후보의 공약이 상당부분 보건의료제도 전반의 대대적 개선이 불가피하다. 이를 위해선 투쟁 뿐만 아니라, 노련한 협상력이 필요한데.
우리의 목표가 투쟁이 아니다. 제가 마치 투쟁만을 위해 의사회원 앞에 선 것으로 오해하고 있는데 실제 그렇지 않다. 이런 투쟁은 전반적인 협상을 위한 단계고, 투쟁력이 높아져야 협상력이 높아진다는 것을 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2000년 의약분업 당시에도 투쟁을 추진하는 한편 협상을 매일 해왔으며, 그 협상 과정에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여를 했다. 협상이 중요성을 알고 있기에 의사회원들한테 무수한 억울한 비판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인들이나 정부 여론 인사들을 비밀리에 만난 적이 있다. 물론 협상이라는 것이 비공식 협상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 방면의 협상방식도 충분한 경험이 있고, 노하우가 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Q1. 국회의원 출신으로, 대관라인에 확실한 강점이 있으나 아직 정치색이 남아있고, 의사출신 의원으로 의료개혁을 이뤄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있다. 특정 직역단체의 특성을 고려하면 의협회장으로서 의료개혁을 해낼 수 있을지 의문인데.
국회의원을 하면서 사실 애당심은 별로 없었다. 지금 얘기지만 저는 국민을 위해 대한민국을 위해서 국회의원을 한다. 당을 살리는 것은 두 번째라고 본다. 사실 저는 어느 당이든 친하게 지냈다. 민주당 라인도 말이 통하는 의원이 많았기 때문에 그런 점은 염려 안해도 된다. 그리고 의료개혁을 못했다는 평가도 잘못됐다. 저는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 의료계 라인으로 당선된 것이 아니다. 하지만 보건복지에서 굉장히 많은 기여를 했다고 자부심을 갖고 있다. 의문을 제기한다면 제가 얼마든지 증거도 보여드릴 수 있다. 제가 쓴 법안이 8년 동안 287개인데 그중에 40%가 보건의료 관련이었다. 가장 중요한 법안은 의평어법이다. 의료개혁이라는 것은 한 국회의원이 한 텀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Q2. 후보는 과거 의협 집행부의 집회나 시위에 대해 보여주기식 행동이라는 비판을 해왔다. 하지만 최근 의대정원 증원 관련 집회에는 여러 차례 참석하면서 너무 선거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는데.
굉장히 섭섭하다. 저는 이율배반적인 행동은 한 기억이 평생 없다. 앞서 한 말을 지키기 위해 모든 집회를 안가야하는 것인가. 국회의원 사용법에 대해서 너무 모르고 있어 집회만이 답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부분이다. 이번에는 이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막아야 되고 집회도 필요하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뒤집어진 운동장에서 정부 의견만 일방적으로 국민한테 전달하는 현 상황에서는 시위를 포함해 모든 일에 적극 나설 것이다. 특히 외신 기자 관련 국제기구 제소 등의 팀에 제소하는 방식을 저는 마다하지 않겠다.
Q1. 후보는 의협을 권익단체를 넘어 민주적 전문가 단체로 변화시키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 미션을 보면 '회원권익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는, 회원이 주인인 대한의사협회'라고 명시하고 있다. 회원권익과 공약이 상충할 경우 우선순위는 어디에 두겠는가.
근사한 말 중에 큰 장사꾼은 당장의 이익보다는 사람을 남긴다라는 말을 있다. 의협 홈페이지에서 연혁을 보면 대부분 정부의 압박과 대응해 의협이 투명한 것으로 채워져 있다. 압법 저지 투쟁이라고도 말할 수 있고 권익투쟁이라도 말할 수 있다. 의협은 권익을 위한 투쟁을 많이 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전 사회적인 국민의 불신이다. 물론 전적으로 의사들의 책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단 적은 이익에 매몰된 권익 투쟁은 한계가 다 있다라고 본다. 그래서 권익은 더 넓고 크게 시야를 넓혀서 크게 지켜야 된다. 그것이 제가 주장한 의료 개혁이다. 그렇게 해야 의사의 권익도 지킬 수 있다. 환자의 권익을 지키고,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고, 그 속에서 의사의 권익도 가장 잘 실현될 수 있다. 아주 원론적이고 이상주의 같은 말이지만 지금이야말로 그이 더 적극 제기돼야 되는 시기라고 판단된다.
Q2. 제시한 공약과 의료정책에 대한 접근을 보면 의협회장보다 국회의원의 역할에 가깝다는 목소리가 있다. 당선이 목적인 선거인지, 추구하는 이념과 방향성을 알리는 선거인지 궁금하다.
대부분 단독 출마해 당선된 단체장이나 비대위원장 등이 전부고, 선거에 나온 거는 처음이다. 물론 당선을 목적으로 출마했고, 공약도 의원이 아닌 의협회장 후보로서의 약속이다. 동료 의사 300여 명과 꾸준히 토론하고 현안에 머리를 맞대 의료개혁을 위한 공약을 만들었다. 현재 너무 많은 의사회원이 의협에 관심이 없다. 회비는 내지만 선도는 하지 않는다는 평가가 많다. 게다가 의사 전반의 정서가 국민들의 요구와 반감은 크다. 그래서 민주적인 전문가 단체가 되자라고 이렇게 공약을 낸 것이다. 마땅히 의협회장 후보는 그러한 공약을 내야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