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협 주최 회장후보 토론회에서 당선 이후 비대위 운영 방안 제시
수가협상 구조개편에 대한 5인 후보 각자 의견도 제안
개원허가제 등 정부 정책에 대해서는 절대 불가 입장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의대증원 이슈에 겹쳐 차기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 운동이 비교적 조용하게 진행되는 가운데, 5인의 회장 후보는 향후 회장 당선시 비상대책위원회 운영에 대해 회장이 비대위원장 겸직·당선자가 비대위 인수·특별위원회화 등을 제안했다.

대한개원의협의회 주최 제24대 대한의사협회 회장선거 후보자 합동 토론회가 지난 9일 오후 7시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개최됐다.

이날 5인의 후보는 공통질문에 대한 각자의 입장을 밝히며 자신들이 의협회장 적임자임을 밝혔다.

공통질의중 가장 눈에 띈 것은 비상대책위원회 운영에 대한 것이다. 현 상황을 보면, 의협회장 당선 이후에도 유지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앞서 비대위는 전 회원 투표를 통해 집단행동의 시작과 종료 시점을 결정하기로 결정했다.

의대증원 투쟁을 이어가려면 신임 회장과 집행부, 비대위간 연계가 중요해지는 것이다. 이에 대해 기호 1번 박명하 후보는 "회장이 당선되면 비대위원장을 이어 받아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간호법 대응 당시 쌓아올린 아이디어가 있고, 16개 시도의사회와 각 직역과 조화롭에 일할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대위에는 하루도 공백이 있어서는 안될 일이라고 덧붙였다.

기호 2번 주수호 후보는 비대위를 인수받는 방법을 제안했다. 주 후보는 "비대위라는 것은 의료계 리더쉽이 약할때 생겨나는 것"이라며 "새로운 회장 당선시 비대위 역할을 확실히 소명할 것이다. 회장에 당선된다면 당선날로부터 비대위원장 역할을 겸하고, 이후 대의원총회를 통해 이전 비대위가 해산하고 회원들의 의견을 모아 비대위를 새로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기호 3번 임현택 후보는 오히려 비대위체제일지라도 회장 선거를 앞당기는 것이 바람직한 것이며, 회장 당선시 앞장서서 투쟁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회장 중심으로 비대위까지 아우르는 투쟁 리더쉽을 강조한 것. 임 후보는 "오히려 선거를 앞당겨서 회장을 선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야 진정으로 회장이 책임을 지고 투쟁을 이끌 수 있다. 처벌을 두려워하지 않고 모든 책임을 지고 투쟁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기호 4번 박인숙 후보는 비대위의 특별위원회화를 제시했다. 박 후보는 "비대위는 국회 내 특위처럼 회장은 회장위치에 있고, 비대위는 특위형태로 가야한다고 생각한다"며 "회장이 모든 것을 컨트롤하고 비대위를 없애기보다는, 전문성과 연속성을 보존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기호 5번 정운용 후보는 "비대위 열리는 날 후보들과 회장이되면 비대위원장을 겸임하는 것으로 소통이 있었다"고 겸임을 제안했다. 이어 그는 "나름대로 사회원동을 통해서 투쟁을 겪었고, 벌금도 낸 경우가 있었다"며 "배포도 있고, 투쟁에서 다른 의사들보다 경험이 오히려 더 많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왼쪽부터 박명하, 주수호, 임현택, 박인숙, 정운용 후보(기호순)

각 후보들은 수가협상 구조 개편에 대한 생각도 전달했다. 기호 1번 박명하 후보는 "협상을 경험해봐서 알지만, 수가협상 자체가 쇼에 가깝다. 대의원회 건의사항으로도 매번 올라오는 문제"라며 "사실 주는대로 받아야하고, 자연스럽게 건정심으로 가는 시스템이고, 그런 시스템은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건정심 구조개편을 포함해 전체 시스템을 개편 필요성을 강조했다.

기호 2번 주수호 후보는 "현재 건정심 내에서 의사는 24명 중 8분의 1인 3명에 불과해서 힘이 없다"며 "근본적으로 의사들 주장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수가 포함 전체 정책결정 구조 자체를 부정하고 의사들의 주장이 제대로 반영되는 수가계약 구조를 이뤄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기호 3번 임현택 후보는 "건정심 문제는 의사입장을 무시하고 통보하는 것"이라며 "협상이 아니라 수가를 강제로 던지는 형태"라고 비판했다. 이어 "어떤 수단을 써도 협상개선은 어렵기에 틀을 깨야한다"며 "결국 국민에게 공감받는 것이 중요하다. 왜 수가협상에서 충분히 의사들에게 보상해야 하는지 공감을 얻지 않고서는 어렵고, 그런 부분에 앞으로 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호 4번 박인숙 후보는 "과거 공급자·가입자·공익 5대5대3 방안을 의협에서 제안했으나, 너무 저항이 심해서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정도는 아니더라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언급했다. 박 후보는 "경제학자들이 최저임금 정할 때 쓰는 방식인 예측가능한 합의율을 수가협상에도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기호 5번 정운용 후보는 "건정심 5대5대5 논의구조, 수가예산 모두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수가협상을 의협이 하지 않을 수는 없으니, 기본은 재원을 찾고 만들어야 한다. 그 측면에서 보면 수가 인상 없이 혼합진료 금지를 말하는 현재의 필수의료 패키지는 허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외 질문들에 대해 의협 의사결정 참여 유도 방안에 대해 기호 1번 박명하 후보는 전공의를 집행부 임원 및 각종 정책결정과정에 참여하도록 할 것을 제안했다. 기호 2번 주수호 후보는 선배의사들이 실력으로 보여주고 리더쉽을 가지면 자연스럽게 후배의사들의 참여가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기호 3번 임현택 후보는 결국 전공의들이 원하고 바라는 것을 반영해야 전공의 참여가 늘어날 것이라며, 목소리에 귀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기호 4번 박인숙 후보는 전공의들을 각종 정책 연구에 연구원으로 초빙하거나, 서로 윈윈하는 방향으로 함께해 나가면 의협이 활기찬 조직으로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호 5번 정운용 후보는 새로운 의협 리더쉽은 젊은사람들이 앞으로 나오는 것이라며, 전공의와 여성의사들 지도력을 세우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정책인 개원허가제 등에 대해서는 절대 반대입장을 후보들 모두 밝혔다. 그러면서 면허관리제도를 의협이 가져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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